화북항은 제주항과 5km정도 떨어진 곳으로 옛부터 외부물품이 대부분 들어오던 곳이다. 지금은 한적한 마을포구 정도의 구실을 하고 있다.
오전 11시가 되면서 배의 치장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고 인근 주민들이 하나둘 구경을 나오기 시작했다. 이제 출항준비는 거의 끝난 셈이다.
탐라는 제주도의 옛 이름이고 탐진은 강진의 옛 지명이다. 떼배의 이름이 그렇듯 이번 항해는 강진과 제주가 손을 맞잡는 절차이기도 하다.
포구에서 주민들을 인터뷰하던 도중 강진읍 출신 향우 이남국씨(북제주군 조천읍)를 만났다. 제주에 이주해 온지 30년이 됐다는 이씨는 제주에서 떼배가 고향 강진으로 출항한다는 소식에 많이 상기돼 있었다.
이씨는 “제주에 처음 왔을 때 칠량에서 실려온 옹기를 보며 고향을 그리워 하곤 했다”며 “떼배항로 탐험이 제주에 사는 향우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좋아했다.
이날 출항식에는 재제주시 강진향우회 박봉환 회장을 비롯한 향우회 회원 여러명이 참가해 고향으로 가는 떼배에게 손을 흔들었다.
이날 출항행사에는 김태환 제주도지사 당선자를 비롯한 정관계 인사들과 고지도 연구의 대가인 경희대학교 수원캠퍼스 해정박물관 김해정 관장등이 참석해 강진으로 가는 떼배 항로의 안전을 기원했다,
12시가 넘도록 바다를 점령하고 있는 안개가 계속 걷히지 않자 채소장의 표정이 밝지가 못했다. 결국 항 외부까지는 해경 경비정이 예인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충돌사고가 일어날 경우 대형사고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채바다 소장은 안개 때문에 항해가 걱정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떼배는 원래 원시적인 항해다. 선사시대때 항해는 원래 죽음을 각오한 것이였다. 목숨은 바다가 좌지우지하는 것”이라고 꽤 걱정되는 설명을 했다. 그러나 그의 표정은 담담해 보였다. 항해는 5일 동안 여서도를 지나 청산도, 완도를 거쳐 마량항으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