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밤 윤흥오 군의원과 함께 만난 채소장은 성산포 바닷가에서 한라산소주를 권하며 이번 강진~제주간 고대뱃길 재현이 단순히 뱃길을 재현하는 일이 아니라고 못박았다.
채소장은 "중국과 서양간에 육로 실크로드가 있다면 강진~제주간 해로는 제 1호 해상 실크로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번 항해는 고대 해상 실크로드를 따라가는 행로이자 그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초석을 놓은 행사라는 것이다.
채소장은 1996년 5월과 1997년 9월 제주에서 일본 오도열도를 거쳐 나가사키항까지 탐험항해를 한 경력이 있다. 2001년 4월에는 영암 대불항에서 규슈 가라쓰까지 5세기초 천자문1권과 논어10권을 가지고 일본으로 건너가 일본 학문의 시조로 추앙되는 왕인박사가 건너간 고대 한.일문화이동 뱃길을 탐험항해, 이 분야에서 대부로 꼽히는 사람이다.
이번 항로는 신화를 찾아가는 신비의 항해이기도 하다. 제주에는 '탐라국 탄생신화'가 전해 온다. 벽랑국이라는 곳에서 3공주가 들어와 제주의 남자와 탐라국을 열었는데 그 벽랑도가 강진과 완도의 어느지역 섬이라는 것이다.
문제는 벽랑도가 과연 지금의 어디인가 하는 것인데, 채소장은 완도의 한 섬을 주목하고 있다. 그러나 5일 강진도예문화연구소에서 개최될 세미나에서 전경수 서울대 인류학과 교수가 발표할 논문에는 신화와 현실을 너무 일치시키려 할 필요는 없다고 지적한다. 그것 보다 중요한 것은 오래전부터 제주와 강진이 교류를 했다는 것이고 이번에 항로 탐사를 통해 오늘날 강진과 제주가 어떻게 교류를 펼칠 것인가를 모색하면 좋을 일 같다.
탐사단이 타고갈 떼배는 10m 정도의 구상나무 9개를 전통방식으로 묶어 만든 것이다. 떼배는 뗏목과는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다. 뗏목이 나무 자체를 옮길 목적으로 나무를 서로 묶어 놓은 것이라면, 떼배는 사람이 타고 항해할 목적으로 만든 배이다. 채소장은 떼배야 말로 가장 원시적인 운송수단이자 앞으로 강진에서도 연구를 해야할 배라고 말했다.
출항행사는 5일 오후 2시부터 하북항에서 열린다. 제주도축산진흥원이 기증하는 두필의 조랑말은 이번 탐사단과 함께 출발하지 않고 8일날 따로 출발하게 된다. 5일동안의 항해는 말들에게 너무도 고된 시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예전에는 마량에 도착한 공출마는 몇달씩 육지적응 기간을 보내기도 했다.
탐사단의 배는 모두 3척이 출발한다. 가장 앞쪽에 5명의 탐사단이 탑승한 떼배가 나가고, 두번째로 제주대학교실습선이 따라간다. 그 뒤를 해양경찰서 경비정이 호위를 하게 된다.
이번 강진~제주간 항로 탐사 행사를 위해 지난해말부터 수차례 제주를 방문한 윤흥오 의원은 앞으로 강진과 제주가 지속적으로 교류를 해야한다고 말했다. 마량에 제주공원도 세우고 말도 키워서 관광자원화 하고 제주사람들에 강진쌀도 많이 팔아보자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