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은 군민들의 승리...1등 지키도록 더 많은 관심을"
"우승은 군민들의 승리...1등 지키도록 더 많은 관심을"
  • 주희춘 기자
  • 승인 2006.04.27 14: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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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창단 8년만에 전국우승 일궈낸 강희철 강진중 축구감독

강희철 강진중 축구감독은 전국대회 승리의 주역을 강진주민들이라고 했다. 그동안 물심양면의 뒷받침이 전국 1등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시골학교에서 전국우승을 만들기까지 오죽 많은 고생을 했을까. 강희철 감독은 전국우승은 잡기도 힘들지만 지켜나가기가 더 힘들다며 지역차원의 더 많은 지원과 성원을 바란다고 희망했다.   


=스타가 됐다. 전국대회 우승 후 무슨 변화가 있었나.


축구인들, 선후배, 중학교 동료 감독들로부터 하루에 100여통씩 전화를 받았다(웃음). 축하한다, 고생했다고 격려해 주었다. 서울의 한 친구는 전화를 걸어와 우승한게 진짜냐고 자꾸 되물었다. 우승이 진짜냐는 질문을 하도 많이 해서 함께 웃었다.

어떤 공무원은 귀국길에 우승소식을 듣고 나에게 전화를 먼저하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확인한 다음에 전화를 해 온 경우도 있었다. 그만큼 주변사람들에게도 강진중의 전국대회 우승은 놀랄만한 일이었다. 


=전국대회 우승이라는게 큰 성과라는 것은 알지만 일반인들은 막연한 감이 없지 않다. 전국대회 우승이라는게 축구계서 어떤 의미를 갖는가.

전국에 중학교팀이 180개인데 전국 대회가 10개가 있다. 그러면 10개 대회를 양보하면서 돌아가면서 우승을 하더라도 18년이 걸린다는 말이 된다. 인근에 목포제일중, 해남중학교가 팀을 창단한지 20년이 넘었지만 아직까지 결승에 오른적이 없다.

정말 우승자체는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는 것 보다 어렵다. 우리는 조 예선에서 우승한 것만 해도 큰 만족을 했었다.


=이번에 강진중축구팀이 우승한 가장 큰 원인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군민들의 응원이 컸다. 왕중왕전 준결승전때 동북중학교와 경기를 하는데 비가 많이 내렸다. 우리는 1:0으로 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때 군민들의 뜨거운 응원이 들려왔다. 우리는 빗속에서 역전승을 거두었다. 군민여러분께 정말 감사드린다.


또 그동안 나는 성적을 내기위해 선수들을 훈련시키지 않았다. 기본을 바로세운다는 마음으로 선수들과 함께 축구를했다. 그렇게 하다보니까 학생들이 3학년이 되면서 좋은 결과를 내기 시작했다. 아이들에게 전혀 부담을 주지 않아 좋은 효과가 나온 것 같다.


무엇보다 지역주민과 학교 당국, 선수, 감독이 혼연일체가 되지 않으면 전국대회 우승은 힘든일이다. 나보다 황주홍 군수님이 축구감독을 해야한다는 생각을 자주했다(웃음). 정말 축구에 열정이 많은 분이다. 강진군에서 지난해부터 1억씩 지원을 받았는데 이번대회에 정말 큰 도움이 됐다. 그 돈은 주민들이 함께 모은 인재육성기금으로 알고 있다. 선수들에게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갖자고 말했다.

 

=98년 축구부를 창단할 때나 팀을 운영해 오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많았을 텐데.

초등학교 축구팀 없이 중학교축구팀 운영은 불가능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갈수록 인구도 줄어드는데 어디서 선수를 확보할 것이냐는 우려도 있었다.

창단 첫해에 목포로 동계훈련을 갔는데 선수들이 부족해서 내가 직접 선수로 뛰기도 했다. 당시 이용국 축구협회회장(현 군청 위생담당)이 300만원 정도를 지원해 주며 동계훈련을 다녀오라고 격려해 주었다. 지금 생각하면 너무 큰 부담을 드렸다는 생각이지만 당시에는 정말 축구를 키워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밖에 없었다.


2001년도에는 대회를 나가야 되는데 대회비가 없어서 선배 심판에게 부탁해서 결혼폐물을 팔아 달라고 한적이 있다. 내가 직접 팔 용기가 나지 않았다. 다음해까지 결혼패물, 아이들 돌반지를 아내 몰래 모두 팔아야 했다. 당시 학교앞에 관사로 입주를 해서 1년만에 나와야 했는데 돈이 없어 나오지 못할때는 정말 아내에게 미안했다.

그렇게 축구팀을 운영해 오다 정말 힘이들어 2002년도에는 선수를 3학년 14명, 2학년 1명, 1학년을 4명으로 줄였다. 단계적으로 저학년을 줄여 팀을 해체하려는 계획이었다.

그런데 그 해에 강진중학교 축구팀이 무악기 전국대회에서 준우승을 했고, 대구광역시장기 전국대회에서 준우승을 했다. 그 후로 선수들이 갑자기 찾아오는 바람에 다시 팀을 운영할 수 있었다. 기적같은 일이었다. 


=강진축구가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어떤 준비들을 해야하는가


우승 해놓으면 지키기가 힘들다고 한다. 우리군에서 조금 더 적극적인 도움이 필요하고 군민들의 협조가 필요할 것 같다. 아무래도 운동부는 경제적인 도움이 필요하다.

현재 강진군에서 연간 1억원을 지원받고 있다. 군에서 1억만 더 지원받아 2억원을 투입해 주면 우리 강진중에 오는 선수들이 자기돈을 들이지 않고 운동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체육교사이기 때문에 감독비용을 따로 받지 않는다. 그만큼 돈이 절약된다. 2억원 정도면 좋은 아이들이 굉장이 많이 올 것 같다.

=다른지역들도 축구경기장 확충을 많이 하고 있다. 강진이 전지훈련지역으로 경쟁력을 가지려면 어떻게 해야하는가.


2년 있으면 천안, 창원, 목포등에 잔디구장이 각각 10개씩이 생긴다. 강진도 운동장을 추가로 건설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우리가 그쪽과의 전지훈련 유치싸움에서 이겨야 한다. 그렇게 되려면 첫째가 강진중 축구팀이 지속적으로 좋은 실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여기에 강진중앙초등 실력이 좋아야 한다.

지난해 해남은 전지훈련을 유치하지 못했다. 조건은 강진보다 해남이 여러 가지가 좋은 점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남에 전지훈련팀이 가지 않은 것은 해남중축구팀이 약하기 때문이다.


강진중이 최상위권 실력을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많은 팀들이 강진을 찾아온 것이다. 강진중이 전국최고수준의 팀을 유지되려면 좋은 선수들이 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경제적 뒷받침이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군에서 1억원 정도의 추가지원이 있으면 최고수준 유지가 가능하다. 


=전국대회 우승을 하면 감독 스카우트제의도 올 것 같은데

곤란한 문제인데...(웃음) 그동안 주변에서 몇 군데 있긴 있었다. 그러나 나는 고향을 떠날 생각이 전혀없다. 난 개인적으로 참 어렵게 성장했다. 금호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간다고 하니까 집안에서 가정형편 때문에 반대를 했다. 몰래 대학에 들어갔다.

입학하고도 3개월 동안 대학들어갔다는 말을 하지 못했다. 어머니가 첫 봉급타면 속옷을 산다고 하는데 왜 그런게 없느냐고 말씀을 하시길래 그때야 말을 했다. 어렵게 살아서인지 고향에 대한 정이 너무 깊다. 고향에서 조금이라도 봉사할 수 있다면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


어려운 점도 참 많다. 다른 외지축구인들로부터 견제가 많이 들어오기도 한다. 지역에서도 금전적인 문제를 놓고 마음아픈 일도 있었다. 우리 부부가 함께 교사가 아니였다면 견디기 어려울 정도의 힘든 세상을 살았다.  


다행히 축구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셔서 힘을 얻고 있다. 동문들이 선수들 먹이라고 고기를 주고가고, 타조를 준 사람도 있다. 보이지 않은 작은 정성들이 모여졌다. 그런데서 감동을 많이 받았다. 우리 군민들이 실제로 많이 도와 주었다. 99.99%의 주민들이 강진중 축구부가 잘되길 바란다고 믿고 있다. 강진축구의 가장 큰 자산으로 생각한다.

 

=겨울이면 강진에 전지훈련이 많이 온다. 외지선수들이 지역 숙박업소와 식당들에 불만도 있다고 하는데 주로 무슨 내용이 많은가.

음식은 정말 맛있다고 한다. 가끔 숙박이 좀 비싸다는 말은 한다. 제주도에서 먹고 자면 하루에 1인당 1만5천원정도가 들어간다고 한다. 강진은 1만8천~9천원이 소요된다.

수십명의 선수들이 한달여동안 생활하다 보면 적은 부담이 아니다. 제주도의 경우를 보니까 숙박업소들이 식당을 함께하면서 원가를 줄이고 있었다. 강진은 숙박시설과 식당이 따로따로 운영되고 있어 원가절감이 어려운 처지인 것 같다. 어느정도 이해되는 부분이다.

하지만 내 개인적인 생각은 선수들의 하루 생활비용이 1만 6천~7천원선을 넘지 않으면 좋을 것 같다. 그정도면 제주도 보다 경쟁력을 갖게 된다. 

 


=주민들에게 인사말을 해주십시오.


황주홍군수님을 비롯해서 군의원님들, 체육회 관계자님들, 후원회회원님들 지금까지 도와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우리 중학교 동문님들께도 정말 감사드립니다.

황주홍군수님을 비롯해서 군의원님들, 체육회 관계자님들, 후원회회원님들 지금까지 도와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우리 중학교 동문님들께도 정말 감사드립니다.

그런힘이 바탕이 되어 오늘 강진중학교가 전국대회 우승이라는 결과를 만들었습니다. 우리 군민들이 정말로 잘 도와주셨습니다. 앞으로도 더 큰 힘과 용기를 주십시오. 감사합니다.


강희철 감독 약력

-1959년 신전면 송천마을 출생
-도암남초등학교 졸업
-도암중학교 졸업
-금호고등학교 졸업
-전남대학교 졸업
-97년 독일 코치스클연수
-강진군민의 상 수상(2003년도)
-가족:부인 정주원(강진고등학교 교사)씨와 사이에 2남 1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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