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로에서]그늘진 청소년들에게 희망을
[다산로에서]그늘진 청소년들에게 희망을
  • 강진신문
  • 승인 2006.04.21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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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한 조간신문에서 우리나라 소득격차가 멕시코ㆍ미국보다 악화 추세라는 기사를 보았다.

이처럼 빈곤층과 비빈곤층 간에 나타나는 소득격차 현상을 ‘양극화’라 부르는데 요즘 우리 사회에서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이러한 양극화 현상은 무한경쟁, 시장원리 준수, 공기업의 민영화, 이윤추구 등을 특징으로 하는 신자유주의의 산물로 무한경쟁을 통해 경쟁력이 약한 기업이나 개인은 도태되고 살아남는 기업이나 개인은 많은 이윤을 얻게 된다.


신자유주의 경제체제에서 발생하는 양극화 문제는 경제에만 국한되지 않고 교육 분야에도 나타나고 있다. 소위 강남 8학군이나,

비평균화 기숙고, 특수 목적고, 자립형 사립고 등 경제적으로 부유한 계층의 자녀들은 다양한 형태의 교육을 통해 학습에서 우위를 확보하고 대학 진학도 비교적 잘 하고 있지만, 경제력이 떨어진 가정의 자녀들은 교육 받을 선택의 기회가 제한되기 때문에 학업 향상에도 어려움을 겪고 대학입시에서도 좋지 못한 결과를 얻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교육 기회의 불균등은 또다시 경제적 차별을 낳고, 경제적 빈곤은 다시 교육 기회를 제한함으로써 가난이 되물림 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교육의 양극화는 도시보다는 농촌이 더 심각하며, 농촌 내에서도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가정의 자녀들은 학교 수업 후에 부모님 보호를 받을 수 있고, 여건에 따라 학원 수강도 하고 있지만, 기초생활 수급 대상자 가정이나 저소득 맞벌이 가정 자녀들의 경우에는 일과 후에 마땅히 보호해 줄 사람이나 시설이 없어 친구집을 전전하거나 오락실 등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부모님 귀가 시간에 맞춰 밤늦게 집에 가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가정의 보호에서 벗어난 아이들의 경우에는 그만큼 위험한 환경에 많이 노출되기 때문에 일탈의 가능성도 높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에 강진교육발전협의회에서 운영하게 될 방과후 청소년 아카데미『맑은샘 배움터』는 청소년들의 삶의 질 향상과 지역사회의 공적 서비스 확대를 목적으로 국가청소년위원회에서 실시하는 양극화 해소 정책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즉, 청소년 지원의 책임을 학교와 가정에서 지역사회로 일정 부분 전환하고 청소년 시설을 중심으로 지역사회의 인적ㆍ물적 자원을 연계해서 활용함으로써 통합적인 청소년 지원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서 교육과 문화적 격차를 보완하고, 학습능력 향상을 도모함으로써 사교육비를 절감하고 여성의 경제 참여를 촉진하며 사회 통합을 실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우리 지역도 경제적으로나 교육적으로 양극화 현상이 심하다고 볼 수 있다.

도시에 비해 소득 수준이 떨어지기에 경제적인 어려움에 시달리고 있으며 농산물의 수입자유화로 인해 농업을 포기하고 도시로 이주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면단위 지역의 경우에는 방과 후에 갈만한 사설 학원도 없는 지역이 많으며 농사철이 되면서 적절히 아이들을 보호하지 못하는 가정도 많이 있다.

이러한 지역 실정에 비춰볼 때 청소년 방과후 아카데미 운영은 뜻 깊은 일이라 하겠다.

청소년에 대한 상담과 인성교육을 통해서 비행과 탈선을 사전에 예방하고, 올바른 가치관 형성과 사회 친밀성 발달을 도모하며 부족한 학습을 보충해서 학습능력을 증진해 나간다면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에 기여하리라 생각한다.

이를 위해서는 여러 군민들의 많은 관심과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사랑의 1% 나눔 운동 같은 경제적인 지원도 필요하고 배움터를 방문해서 두 손 잡아주고 어깨를 다독여 주는 격려의 손길도 큰 힘이 될 것이다.

앞으로 우리 지역에서는 모두가 십시일반(十匙一飯)하는 마음으로 불우 청소년들을 돌봄으로써 양극화 해소에 앞장서 가는 지역, 소외받은 외로움에 가슴 아파 하는 청소년들이 없는 사랑 가득한 고장이 되었으면 좋겠다.

오늘도 학교 수업을 마치고 친구들과 배움터에 와서 숙제를 하고 신나는 예체능 활동을 하며 즐거워하는 아이들이 더없이 행복해 보인다. 그들의 밝은 미소만큼 우리 고장의 희망도 커져갈 것이다.

주길성(군동중 교사. 강진교육발전협의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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