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쓸고 줍고..'양로당 지킴이'
날마다 쓸고 줍고..'양로당 지킴이'
  • 김영미 기자
  • 승인 2006.04.14 13: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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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부모님들 깨끗한 공간에 찾아와 쉬게 할 수 있어 행복"

70대 왜소한 체구의 주민이 수년째 마을 양로당을 위한 봉사활동을 하고 있어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병영면 성동리에 사는 강쌍님(73)씨는 초등학교 5학년 시절 가정이 어려워 살길을 찾기 위해 서울로 이주한 후 30년전 고향으로 귀향해 양로당 지킴이가 되고 있다.

아침 6시에 일어난 강씨가 제일 먼저 하는 일은 병영 남자 양로당 주변 청소. 강씨는 아침이면 2시간 동안 건물 주변 바닥에 자란 풀을 뽑아내고 바람에 날아온 나뭇잎 등 쓰레기를 쓸어 모아 깨끗한 환경을 가꾼다.

또 120여명의 노인들이 매일 찾아오는 양로당 150평 공간의 방과 마루를 빗자루로 쓸고 물걸레로 닦아 놓고 조용히 집으로 돌아온다.

강씨가 병영 남자 양로당 일을 시작한 것은 1979년 봄. 타지 생활을 접고 고향으로 돌아온 후 고령의 나이로 양로당을 찾는 노인들을 보면서 8살 때 돌아가신 부모님에게 하지 못했던 자식노릇을 하고 싶었다.

강씨는 제일먼저 노후한 건물에 수북히 쌓인 먼지를 몇 일 동안 쓸고 닦았다. 27년 동안 누가 알아주지 않은 일이지만 부모님을 섬기듯 변치 않는 마음을 다해 즐거운 마음으로 정성을 다해 매일 청소를 도맡아 해오고 있다.

농사와 소를 키우는 하루 일과를 마친 강씨는 해가 지는 시간이면 다시 양로당을 찾는다. 하룻 동안 노인들이 머물고간 양노당을 깨끗이 청소하기 위해서다.

이곳에서 강씨는 담배꽁초가 수북히 쌓여 있는 재떨이와 휴지통을 비우고 방석등의 물건들을 제자리에 정돈하는 일을 하고 있다.

또 이불은 집으로 가져와 깨끗이 세탁해 노인들의 건강까지 챙겨주는 일등을 도맡아 하면서 여러가지 힘도 들지만 부모님을 모신다는 생각에 마음은 항상 즐겁다.

강씨의 마음속에는 물질적인 도움은 되지 못하지만 몸으로 못다한 효도를 하고 싶은 생각 뿐이다.

강씨는 “하룻 동안 쉴세 없이 바쁘지만 내 부모님들이 깨끗한 공간에 찾아와 쉬게 할 수 있는 일이 행복한 시간이다”며 “몸이 허락한 날까지 노인들이 내집처럼 편안하게 지낼 수 있도록 돕겠다”고 밝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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