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보 병풍으로 기록한 군동 화방마을 최운석씨
가계보 병풍으로 기록한 군동 화방마을 최운석씨
  • 주희춘 기자
  • 승인 2006.03.28 22: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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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손들이 조상들 내력 잘 알수 있게...."

군동 화방마을 최운석(69)씨는 최근 후손들을 위해 조그만 선물을 준비했다. 조상님들의 제사를 지낼 때면 후손들에게 조상들의 내력을 알려주지 못하는게 항상 아쉬웠는데 이제는 큰 병풍속에 가계보를 기록해 두어 제사나 시제때 마다 펼쳐놓고 설명을 할 수 있게 됐다.


최씨의 집에는 6폭짜리 병풍 2개가 군청색 포장에 둘러싸여 잘 보관돼 있다. 원래 3개를 제작했는데 하나는 친척에게 선물로 보냈다.


최씨가 병풍을 펼쳐 보이자 깨알같이 적어 내린 해주최씨 현감공파 계보가 보인다. 시조인 문헌공 할어버지에서부터 29세손인 최운석씨와 30세손인 직계 후손들까지 병풍속에 기록된 사람 이름은 500여명에 이른다. 이름옆에는 조상들의 벼슬을 적어 조상들의 행적을 보여주고 있다.


작은 글씨를 줄지어 적는 것도 어려웠지만 계보를 구별하려면 열과 행이 잘 맞아야 하기 때문에 이를 맞춰 병풍을 만드는게 보통 까다로운게 아니었다.


병풍뒷쪽에는 1005년께 태어난 것으로 알려진 해주최씨 현감공파의 시조인 문헌공 할아버지가 후손들에게 교훈으로 적어준 한시를 최씨가 서예로 적었다. 이중에 ‘선비가 세력으로 세상에 나아가면 끝맺음을 잘 맺지 못하지만 훌륭한 행실과 학문으로 높은 지위에 오르면 그때는 경사가 있느니라’고 하는 문구가 눈에 띈다.


최씨는 서예를 배운지 5년 정도가 됐다. 원래는 농사를 지었으나 큰 수술을 받은 후 노동을 하지 못하자 강진문화원에서 서예를 배우기 시작했다. 5년 동안 서예공부를 한 덕분에 조상들의 가계보를 기록해 후손들에게 설명할 수 있는 결실을 보게 된 것이다.


최씨는 “후손들이 제사때마다 이 병풍을 보면서 조상님들의 위치를 알고 자신들의 삶을 더욱 소중히 여겼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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