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잘 모시는게 공무원노조의 큰 목표"
"주민들 잘 모시는게 공무원노조의 큰 목표"
  • 주희춘 기자
  • 승인 2006.03.27 17: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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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해임취소청구소송 승소한 김선태 강진군공무원노조지부장
공무원노조는 주민들 위해 존재, "많은 것 바꿔 나가겠다"

강진군의 공무원노조지부 사무실은 군청 민원실 옥상에 마련돼 있다. 한때 적잖은 군민들의 따가운 시선이

▲ 김선태 지부장.
집중됐던 곳이다. 지난 2004년 11월 파업 후 공무원 노조가 걸어 온 길은 가시밭길이었다.

50여명에 이르는 노조원들이 징계를 당했고, 대부분의 노조원들이 노조를 탈퇴하기도 했다. 그 중심에 김선태(54)지부장이 있었다. 지난 1년 4개월여 동안 공무원 신분을 박탈당한 개인적인 부담도 컸지만 동료들의 아픔도 김지부장이 짊어져야 할 짐이었다. 


최근 법원이 김지부장과 김영실 부지부장이 제기한 해임취소청구소송을 받아드려 공무원노조가 다시 관심을 받고 있다. 지부장과 부지부장이 1심 법원으로부터 직장복귀 판결을 받은 것은 앞으로 노조의 미래에 적잖은 의미를 부여할 것으로 보인다. 27일 오후 노조지부사무실에서 만난 김지부장의 표정은 밝아보였다.   


 
=승소 판정을 받은 후 축하전화를 많이 받았다고 들었다.


핸드폰의 배터리가 모두 소모될 정도로 많은 축하전화를 받았다(웃음). 마음 고생 많이 했다는 내용이었다. 그동안 우리 가족들이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 가족들이 제일 기뻐했다. 가장 마음 아팠던 부분은 아들이 대학에 들어가는데 아버지의 직업을 쓰기 난감해 했다는 것이었다. 승소 판정을 받은 후 아들이 축하한다고 전화를 해왔다. 기쁜 순간이었다.

=그동안 동료들에 대한 걱정도 많았을 텐데...


희생된 동지들에 대한 아픔이 많았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 일이 승리를 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었지만 처음 징계를 받은 동료들은 막막한 표정이었다.  함께 어려운 길을 걸어온 동료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법원에서 승소를 했다. 법원판결의 의미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그동안 행정자치부의 해임이 부당하다는 소송을 벌여왔다. 우리는 근무시간에 자연보호를 명분으로 2시간 정도 자리를 비운 것 뿐이었다. 자연보호는 일상적으로 하는 것이다.

노조에서 하는 자연보호활동에 대해 직장을 떠나라는 의미의 배제징계를 내린 것은 부당하다는 것이었다. 물론 우리도 죄가 있었으나 행정자치부의 처벌은 너무 과하다는 주장이었다. 그같은 우리의 주장을 법원이 인정해 준 것이다. 

=이번 판결이 앞으로 공무원 노조의 활성화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가.


바로 판단하기는 어렵다. 일부에서는 행자부에서 더 강력히 공무원노동조합을 탄압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공무원 노조 설립에 관한 노동조합특별법 자체에 문제가 많다.

=노동조합특별법에 어떠한 문제가 있는 것인지 말해달라.


노조는 노동 3권이 있어야 힘을 발휘한다. 첫째는 단결권인데 특별법에는 단결권에 제약을 두었다. 6급들의 가입을 원칙적으로 막고 있다. 단체교섭권도 교섭은 있으나 교섭할 내용이 없다. 특히 단체행동권이 일체 없다. 노동조합 명칭은 있는데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것이다.


지난 2004년 11월 파업은 그런 내용의 특별법을 거부하자는 것이었다. 우리는 정부에 대화를 하자고 수차례 요구를 했어도 받아드려지지 않았다. 우리는 국민들에게 그같은 사실을 알려야 했다. 단체행동권이 안되면 단결권이나 단체교섭권은 줘야 할 것 아니냐는 주장이었다.

=지금은 제도적으로 달라진게 있나. 파업후 와해됐던 조직의 재건상태는 어떠한가.


제도적으로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공무원들이 합법적으로 노조활동을 할 수 있는 상황이 더 악화되고 있다. 조직은 80% 이상을 복구했지만 많은 방해공작을 받고 있다.

우리는 파업 이후 가장 어려운 시기에서 살아남았다. 우리직원들이 노조를 신망하고, 노조가 직원들에게 얼마나 다가가는지 여부가 노조가 활성화되는 주요 관건이라고 생각한다.

 

=일부 주민들이 공무원노조를 바라보는 시각은 여전히 차갑다고 할 수 있는데...


알고 있다. 그 이유는 역사적 사건과 맥락을 함께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조선시대, 일제시대, 미군정등을 지나오며 공무원들은 역사에 죄를 많이 지었다. 주민들은 그런 시대적 상황을 걱정하시며 공무원노조에 대해 선입관을 많이 가지고 계신다.


그러나 공무원노조 설립의 가장 큰 목표는 군민들을 어떻게 잘 모실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문제점을 하나하나 고쳐서 주민들에게 더 많이 봉사하는 공직사회를 만들어 보자는 것이다. 정부나 언론이 공무원노조를 매도해 주민들이 갖게된 선입관도 있다. 반드시 해소해야 될 부분이다.

=공무원노조 설립 후 주민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어떤 노력들이 있었는지 소개해 달라. 노조덕분에 군청내부적으로 달라진 것도 있는가.


어렵게 살고 있는 주민들과 함께 하기 위해 헌집고치기 사업을 자주해왔다. 열두차례 이상 될 것이다. 명절때는 불우이웃시설도 꼭 찾고 있다. 지난해 말 폭설피해때는 노조에서 독자적인 지원팀을 만들어 현장을 찾기도 했다. 우리는 노동자와 서민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 명절때면 관행적으로 있어왔던 선물건네기가 근절됐다. 또 옛날에는 승진하려면 금전이 필요했는데 지금은 매관매직이 없어졌다. 공무원노조가 많은 노력을 해왔다.


특히 수의계약 전자입찰제 도입은 노조의 노력 덕분이 컸다. 옛날에는 공사를 군수가 주고 싶은 사람에게 줬으나 노조가 강력히 주장해서 1천만원 이상은 전자입찰로 하도록 했다. 공무원노조가 탄생한 이후 인사, 공사분야에 있어서  획기적인 변화를 만들었다.


앞으로 공무원노조가 세상의 어려운 부분을 많이 바꾸어 나가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  더 불어 함께가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농민들의 아픔도 함께 하고 서민들과도 같이하겠다.

 

▲ 김선태 지부장이 김영실 부지부장(좌측), 김재명 사무국장등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주민들과 공무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모든 역사적 상황은 상호 연관돼 있다. 공무원들도 역사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강진을 지키고 있는 사람으로서 우리는 강진을 사랑할 필요가 있다. 혼자만 살 수 있는 세계가 아니다. 공무원들도 상인들을 이해해야 하고 상인들도 공무원들을 이해하면서 서로 껴안아야 한다고 본다.

서로 상생하는 분위기가 됐으면 좋겠다. 그렇게 되기위해 공무원노조가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다. 주민들에게 사랑받는 노조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김선태 지부장 약력
-1952년 강진읍 출생
-1971년 강진농고 임과 졸업
-1990년 광주대학교 사회과학대학 행정학사
-1975년 지방행정서기보 근무
-1991년 지방행정주사 승진
-1999년 도서관 서무담당
-2003년 문화관광과 체육청소년담당
-2004년 건설과 건설행정담당
-가족사항:부인 임순덕여사와 사이에 3남
-현주소:강진읍 동성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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