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생제 처방 0%' 병영 후생병원 김옥경 원장
'항생제 처방 0%' 병영 후생병원 김옥경 원장
  • 조기영 기자
  • 승인 2006.02.16 17: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항생제 처방할 일이 없어서 사용하지 않는 것뿐. 필요한 경우에 적량의 항생제 필요

지난 9일 보건복지부가 전국 의료기관 1만2천여개소를 대상으로 지난해 3분기 감기환자에 대한 항생제 처방률을 공개하면서 병영면 삼인리 후생의원이 세간의 관심을 받고 있다.

김옥경(여·79)원장이 운영하는 후생의원은 항생제를 전혀 처방하지 않은 전국 13개 병·의원 중 한 곳에 포함된 것. 항생제 과다 처방이 사회문제로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항생제 처방률 0%’를 기록한 셈이다.

지난 95년 후생의원을 연 김원장은 항생제를 전혀 처방하지 않는다는 철칙을 가진 것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김원장은 대부분의 환자들이 인근에 사는 60~80대 노인들이기 때문에 항생제를 처방해야 할 경우가 많지 않아서 사용하지 않는 것 뿐이라는 것.

항생제를 처방해야 할 환자에 대해서는 당연히 적당한 분량의 항생제를 써야 한다는 것이 김원장의 지론이다.

김원장은 비슷한 연령대의 환자들에겐 편안한 친구처럼 진료에 나서고 젊은 환자들에겐 엄하면서도 자상한 어머니의 마음으로 진료에 임한다.

따라서 김원장은 감기증상을 호소하며 찾는 환자들에게 항생제를 먼저 사용하기 보다는 환자의 상태를 지켜보며 필요한 약을 처방하는 경우가 많다.     

하루 평균 30명의 환자들이 찾아들고 장날이면 50명 이상의 환자들로 북적거리는 의원에서 김원장은 간호사를 두지 않고 모든 업무를 스스로 도맡고 있다. 80세에 가까운 나이임에도 안경을 쓰지 않고 진료할 만큼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김원장은 환자의 혈압을 측정하고 진료하는 일에서부터 증상에 따라 주사를 놓거나 외상을 꿰매는 일도 직접 한다. 환자의 진료내역을 컴퓨터에 일일이 입력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김원장의 하루 일과다.

지난 50년 현 고려대 의과대 전신인 경성여자의과전문학교를 졸업한 김원장은 서울 등지에서 후생의원을 운영하다 선친의 고향인 병영으로 옮겨왔다. 현재 김원장은 큰딸 박현령(53)씨와 함께 후생의원을 운영하고 있다.

김원장은 “항생제를 처방할 일이 많지 않아 잘 사용하지 않는 것뿐”이라며 “의원을 찾는 환자들이 모두 가족과 친구 같아 치료하는 일에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