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가을청자문화제' 잘 꾸려야 한다
[사설]'가을청자문화제' 잘 꾸려야 한다
  • 강진신문
  • 승인 2005.12.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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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자문화제의 개최시기가 여름에서 가을로 옮겨졌다. 10년 전통의 청자문화제 개최시기가 바뀌었다는 것은 의미가 많다.

그동안 여름휴가철에 열리는 것으로만 알았던 청자문화제가 가을에 열리기로 함에 따라 주민들이나 관광객들이나 낯설음도 없지 않을 것이다. 이같은 생소함이 일시적으로 나마 관광객유치에 악영향을 미치지나 않을지 우려된다.

이번 청자문화제 개최일정 변경이 갖는 가장 큰 특징중의 하나는 지역의 입장이 많이 반영됐다는 점이다. 설문조사 결과 공무원들은 72%가 행사시기를 조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하고 주민들도 같은 의견이 68%였다고 한다.

가장 큰 결정권을 가지고 있는 향토축제추진위원회도 표결에서 13대 6이라는 압도적 표차로 행사개최 시기를 바꾸자는 결론을 내렸다. 행사개최 시기 변경의 이유는 여름에 날씨가 너무 덥고 기상이변의 위험성이 너무 높다는 것이 주류였다.

그러나 관광객들이 바라보는 여름철 청자문화제의 성격은 조금 다르다.

이번에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행사개최 시기변경 여부를 묻는 설문조사는 따로 하지 않았다지만, 강진군이 매년 행사기간 동안 관례적으로 하는 설문조사 자료에 따르면 관광객의 67%가 청자문화제에 긍정적인 답변을 하고 있다.

더욱 더 관심을 끄는 대목은 청자문화제에 관광객들이 동행하는 사람은 90%가 가족이나 친지이고 청자문화제를 찾는 목적이 자녀교육(53%)과 볼거리와 체험(43.1) 역시 90%를 육박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름휴가철이 아닌 가을에 열리는 청자문화제가 관광객들의 이같은 조건, 다시말해 가족 친지들과 동행이 가능하고 자녀교육과 청자빚기 체험에 적당한 기회를 과연 제공할 수 있을 것인지 우려하지 않을 수 있다.

지역내 여론조사의 결과대로 공무원들은 시원할 때 행사를 준비하고, 여름기상이변도 피하면서, 관광객들도 푸른하늘 아래서 비색청자를 감상하면 금상첨화겠지만 발길닿지 않으면 청자문화제와 아무 상관없는 관광객들의 성향을 조금 더 심사숙고 했어야 한다는게 우리의 입장이다.

이런저런 우려에도 불구하고 청자문화제를 여름에 개최 하지 않을 수 밖에 없는 강진의 지리적인 한계가 있었다.

지난 10년 세월은 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의 세월이였다. 강진이 수도권의 경기도 이천시 처럼 좌판만 벌려 놓으면 사람들이 밀려오는 곳이라면 뭐가 걱정이었겠는가. 

어떻게 해서든 관광객들을 유치해 보려고 여름행사를 유지해 왔고, 그 결과 여름축제라는 틈새시장을 파고드는데 성공한 축제로 평가돼 문화관광부는 청자문화제를 5년 연속 전국최우수 축제로 선정하기도 했다. 이 모든게 청자문화제가 가을이나 봄에 개최됐다면 어려웠을 일이다.

이렇게 어렵게 자리잡은 여름 청자문화제 개최시기를 향토축제추진위원들의 거수로 일정을 변경했다는 것도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내년 여름행사때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도 해보고,  축제의 계절적 특징과 강진의 지리적 특수성을 상호관계속에 분석하는 절차도 밟았으면 좋을 일이었다.

무슨일만 있으면 전문가란 사람들에게 용역 맡기기 좋아하는 강진군이 왜 이번일은 그같은 절차를 선택했는지 아쉽다.

청자문화제의 개최시기 변경은 이같은 아쉬움을 뒤로하고 결정됐다. 그만큼 가을청자문화제가 가야할 길은 험난하다. 관광객 유치에 성공하려면 어쩌면 여름행사 보다 몇 곱절의 땀이 필요할 것이다.

가을행사를 그져 편안한 축제 정도로만 생각하고 축제프로그램 개발에 소홀한다면 가을 청자문화제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 공무원들도 주민들도 가을청자문화제에 대해 비상한 결의를 다지지 않으면 안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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