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峙의 소리'-강진군계 140km를 따라서- 발간
'峙의 소리'-강진군계 140km를 따라서- 발간
  • 주희춘 기자
  • 승인 2005.1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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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峙의 소리> 표지.

<책머리말>
이 책은 강진신문이 창간한 1998년 11월부터 1년여 동안 27회에 걸쳐 연재됐던 글을 모은 것입니다. 예전부터 책으로 내고 싶었지만 이렇게 막상 책으로 만들고 보니 부족함이 너무 많습니다. 


7년전의 글을 2005년 가을에 책으로 내면서 세상이 잘도 변한다는 생각을 합니다.


군계를 다시 한번 죽 돌아보았습니다. 당시 인터뷰를 했던 분 중에 고인이 되신분도 계십니다. 그런가하면 결혼하는게 꿈이던 한 총각은 이제 아빠소리를 듣고 있었습니다. 불편하던 도로가 말끔히 포장된 모습도 있었고, 멀쩡한 산이 파혜쳐져 건물이 들어선 모습도 보았습니다.


그러나 변함없는 것은 아름다운 산하였습니다. 그 속에서 나이들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일상도 한결같았습니다.


책의 내용은 예전의 글을 고스란히 살렸습니다. 책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당시 그대로입니다. 당시 생존했던 분은 지금 고인이 되셨더라도 그 모습 그대로 게재했습니다. 지금은 결혼한 당시 총각의 모습도 그대로이고, 콩을 털던 할머니의 모습도 똑같습니다.


글을 다시 꼼꼼히 읽다보니 횟수가 갈수록 촘촘함이 부족하지 않느냐는 반성을 해 봅니다. 마량에서 글을 시작한 초창기에는 시간과 여유가 보이지만 서쪽으로 갈수록 속도가 빨라집니다. 아마도 저의 나쁜 버릇중의 하나인 ‘초반 의욕, 후반 싫증’증상이 아니였나 합니다.


그러한 분위기와 내용도 그대로 살렸습니다. 이 또한 독자여러분이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작은 소재가 되길 바랍니다. 


다만 책에 등장하는 사진들은 대부분 최근에 다시 촬영한 것입니다. 요즘에는 시각이 발달한 디지털 시대인지라 예전 필름사진으로 독자를 찾아갈 생각은 말라는 출판사 쪽의 권장이 있었습니다. 최근에 찍지 않은 사진은 사진옆에 조그만 글씨로 촬영 시기를 게재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책을 발간하면서 군계의 의미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 봅니다. 사람의 역사는 담장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담을 쌓고 선을 그어 자신의 영역을 표시했습니다. 그것을 지키고 넓히는 과정에서 수 많은 마찰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역사는 이 담장이 있으므로 해서 아름다웠습니다. 나름대로 고유의 문화라는게 이 담장안에서 자라났습니다. 우리끼리 잘 살아 보자는 욕심이 사람을 잘살게 했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경계너머에 또 다른 세상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담장을 넘어 또 다른 담속의 문화를 접했습니다. 다른 사람들과 대화하고 필요한 물건들을 교류했습니다. 그렇게 하면 삶이 더 풍요로워 질 수 있다는 사실도 알아차렸습니다. 


담장은 소중한 것이지만 그 담을 넘을 때 비로소 담의 의미는 더 커진다는 사실도 깨달았습니다.


경계는 폐쇄를 의미하는게 아니라 출발을 의미하기 시작했던 것입니다. 다른 곳으로의 진출, 다른 사람과의 화합, 다른 문화의 수용등이 경계를 넘어서며 시작됐습니다. 요즘에는 국경 조차도 그렇게 큰 의미가 없는 시대가 됐습니다.


강진군계 140여㎞는 장흥, 영암, 해남등 3개 군을 지납니다. 남쪽으로는 태평양으로 뻗어 있는 바다가 있습니다.


군계를 따라가는 일은 강진과 강진사람들이 담장너머 큰 세상으로 마음을 여는 여정입니다. 산의 맥이 바다와 어우러져 비경입니다. 비경속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아기자기 합니다.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산을 넘나들 던 수 많은 오솔길도 있습니다.  그 오솔길로 한번 떠나 보시겠습니까. 


이 책은 다양한 사람들의 노력덕분에 나오게 됐습니다. 영랑사진관 임영관 사장은 초창기에 저와 동행하며 사진 촬영을 많이 지원했습니다.

당시 강진수협 전무셨던 이진규 선생님은 강진의 역사와 관련된 자문을 많이 해주셨습니다. 또한 책발간을 위해 성원해 주신 강진신문 방철수 사장님과 이사님들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황주홍 군수님과 김규태 군의장님께도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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