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다산 교육관 수련원을 보고
[기고]다산 교육관 수련원을 보고
  • 강진신문
  • 승인 2005.11.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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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희<전 문화원장>

우리고장 강진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것 세 가지가 있다고 어느 외국인이 말한바가 있다.

그 중 하나는 9세기에서 14세기의 600년간 찬란한 고려청자문화를 꽃피웠던 고장이요.

다음으로는 이조말기에 강진 땅으로 유배되어 18년간 적거하면서 우국제민의 숭고한 뜻을 가지고 500여권의 방대한 저서를 남긴 실학의 거성 다산 정약용선생이며 세 번째로 맑고 푸른 전형적인 가을하늘이라고 하였다.

맑고 푸른 청명한 하늘은 삼천리반도 금수강산을 말해 주듯 서구 유럽에서는 좀처럼 보기 드문 것이지만 한국의 하늘이 유난히 인상적이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 중에서도 우리고장 강진에는 비교적 많은 문화유산과 시인묵객이 있어 문림옥향이라 일컫는다.

다산이 강진으로 귀양 올 때가 1801년(신유) 순조 원년 40세인 그해 2월 9일 정원의 논계로 옥에 갇혔다가 3월에 경상도 장기로 유배되었는데 이때 둘째형 약전은 흑산도에 셋째형 약종은 옥사하고 10월 황사영사건으로 다시 체포되어 11월 전라도 강진현인 지금의 강진으로 귀양을 오게 된다.

이때 다산은 40세로 그동안 갈고 닦은 해박한 지식을 토대로 만세에 귀감이 될 귀중한 저서를 남긴 것이다. 그 당시의 나라상황은 공리 공론 노론 소론 남인 북인하며 정쟁에 휘말려 민생은 도탄에 허덕이고 있는 것도 아랑곳 하지 않았다.

이러한 것을 보다 못해 몸은 비록 유배지에 와있었으나 글로써 관리들의 횡포와 부정부패를 규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마치 독일의 “피히테”를 생각하게 된다. 피히테도 1876년 다산과 같은 해 독일 작센 지방의 작은 마을 람메나우에서 태어났다.

이웃 나라인 프랑스 대혁명으로 실권을 장악하고 황제의 지휘에 오른 “나폴레옹”이 1806년 베를린에 침입하여 1812년 패망할 때까지 독일을 점령하고 있을 때 43세의 피히테는 보다 못해 베를린 한복판에서 “독일국민에게 고함”이라는 제목으로 14차례에 걸쳐 강연을 단행하여 교육재건을 부르짖고 독일국민의 애국심을 고취시켰다.

마찬가지로 다산은 피히테처럼 직접 나서서 강연을 할 수 없는 대신 저서를 통하여 하는 수밖에 없었다. 다산은 평생 동안 가장 귀중한 시기를 강진에서 보냈으므로 강진과 다산은 땔래야 땔 수 없는 인연을 가진 곳이다.

그래서 말인데 지난 70년 중반에 강진군수로 재직하던 정채균 군수가 같은 정씨이기도 하지만 그 누구보다도 다산의 목민사상을 그대로 실천하려는 의지가 강한 청백리임에 틀림이 없었다.

그로 인해 다사초당을 중심으로 목민교육관과 유물전시관을 건립함과 동시에 귤동마을까지도 한옥으로 개조하고 관광위락시설 까지 마련하겠다는 계획서를 작성하여 청와대에 상정하였다. 그러나 무산되고 말아 아쉽기 그지없는 일이였다.

이러한 계획이 무산되자 그 대신 다산동상을 건립함과 동시에 영랑동상도 함께 세우기로 하고 지난 79년 김유홍씨를 집행위원장으로 선정하고 총무는 필자가 맡았다.

설계 및 조각은 조대 고정수교수에게 부탁하였으며 총 건립비는 1,800만원이었는데 군비 900만원과 나머지 900만원은 위원회에서 모금으로 충당하기로 하였다.

다산이 18년간 유배생활하면서 500여권의 저서 중 목민심서는 그 당시 부정과 부패가 너무도 극심한 것을 보다 못해 남긴 저서로 관리들의 기강을 바로잡는 10계명과 같은 저서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 일반인은 물론이요 특히 공직자가 참고해야 할 내용들이 많다.

그래서 기왕이면 이곳 초당근처에 목민정신을 이어받을 수 있는 곳이 있었으면 하던 때인데 필자가 강진교육청 행정자문위원으로 있을 당시에 만덕분교를 폐교하기로 결의하게 되었다.

그러자 즉석에서 교육장에게 건의하기를 분교건물을 아무대나 매각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하면서 분교를 교육장(목민)으로 만들도록 군수와 국회의원에게 건의하겠다고 하였다.

이러한 건의가 오늘에야 이루어져 바라던 교육관과 수련원이 들어선 것을 직접 가보고 감회가 새로웠다. 문제는 어떻게 해서 잘 운영하느냐는 것이 과제라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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