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1]나눔의 추석이 되자
[사설1]나눔의 추석이 되자
  • 강진신문
  • 승인 2005.09.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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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이면 민족 최대의 명절 추석이다. 연례로 돌아오는 명절이지만 추석은 언제나 처음인 듯 기다림과 설렘같은 우리만이 갖는 고유의 정서를 자아낸다.

그래서 추석은 설날과 더불어 우리 민족이 첫 손에 꼽는 명절이기도 하다. 특히 한 해 농사를 끝내고 풍성한 결실과 더불어 맞게 되는 추석은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

오곡백과가 무르익고 크든 작든 결실을 앞에 두고 보면 마음마저 저절로 넉넉해지는 것이 이 즈음의 상정이다. 여기에 이런 저런 사정 때문에 뿔뿔이 흩어져 있던 이웃과 가족·친지가 만나 소원했던 정을 나누고 회포를 푸는 기회가 되는 것이 또한 추석 명절이다.


최근 도시화, 핵가족화가 가속화되면서 전통적인 가족관계와 이웃 간의 공동체 의식이 희박해지는 추세다. 노인들만 추석을 보내는 곳이 수두룩 하다.


이것이 시대의 흐름이라고 하더라도 가족이나 사회, 국가공동체의 건강성에 악영향을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 추석과 같은 명절은 이제 이같은 공동체의 와해와 단절을 이어주고 건강성을 지켜내는 생명줄과도 같은 역할을 한다.

그러나 극심한 경기불황은 이같은 전통적 추석명절의 분위기마저 바꿔 놓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경제형편이 넉넉지 않은 올해 추석맞이가 썰렁하다는 것이다. 서민들의 주머니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명절분위기가 예전같지 않은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북적대야 할 재래시장은 불경기로 아우성이고 상인들의 한숨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고향을 떠나 생업의 현장에 있는 사람들도 팍팍한 여건 때문에 여유로운 마음으로 고향을 찾기 어려운 건 마찬가지다. 이 뿐만이 아니다.

추석 명절은 풍성한 결실을 소외된 계층, 그늘진 이웃과 나누는 것이 우리가 자랑할 만한 미풍양속이었으나 명절분위기가 얼어 붙으면서 주변의 사회복지시설이나 다양한 불우 소외계층을 찾는 발길이 크게 줄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다. 예부터 우리 민족이 지녔던 나눔의 정신은 이보다 더한 가난과 배고픔이 있었던 시절에도 결코 중단되는 일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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