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정당 공천권 쥐고 있는 정치권
[사설]정당 공천권 쥐고 있는 정치권
  • 강진신문
  • 승인 2005.07.0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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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가 지난달말 의결한 지방선거법은 한마디로 악법이다.

군의원 수를 줄이고 선거구를 중선거구로 한 것은 그 진행상황을 지켜봐야 장단점 여부가 드러나겠지만, 정당에서 자치단체장후보를 공천하도록 그대로 놔둔 것은 국회가 그토록 주장하는 정치개혁이란 말을 송두리째 부정하는 행위다.

국회의원들이 시장. 군수를 자신들의 손아귀에 넣고 주물럭 거리겠다는 심보이고, 좀 더 크게는 서울에서 현지 주민들까지 이런저런 조정을 하겠다는 만용이다.

10년전 지방자치가 출범할 때는 정치문화가 뒷떨어져서 그런 법을 만들었다고 치자. 그러나 마치 정치개혁을 위해 태어난 사람들처럼 떠들었던 지금의 국회의원들은 다른 것은 몰라도 정당공천권만은 포기했어야 했다.    

자치단체장이 정당에 소속되어 있어서 파생되는 문제가 얼마나 많은가. 멀리 갈 것도 없이 강진군만 봐도 그렇다. 선거가 끝나고 한쪽이 승리하면 다른 한쪽은 4년 동안 완전이 기가죽어 살아야 한다.

승리한 쪽은 승리한 데로 한쪽의 지지를 포기하고 지역을 이끌어야 하는 숙명을 안게 된다.

인간적인 감정대립이야 어쩔 수 없지만, 좁은 지역에서 어줍잖은 소속 정당 때문에 형성되는 대립은 하루 빨리 털어내야할 먼지에 불과하다.

지난 10년의 지방자치를 되돌아 보건데, 군수의 소속정당이 지역을 이끄는데 기여한 것은 거의 없다. 굳이 기여도를 따진다면 지역감정에 혼이 빠진 정치를 부추겼을 뿐이고 여기에 덧붙인다면 구린네 나는 중앙정치 문화를 조금 빠르게 지방에 전하는 역할을 했을 뿐이다.

이제 지방자치 10주년이다. 지방자치단체장이 정당으로부터 독립해 활동하는 것이야 말로 지방자치가 이뤄 내야할 가장 큰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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