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막걸리, 이렇게 내버려 둘 것인가
[사설]막걸리, 이렇게 내버려 둘 것인가
  • 강진신문
  • 승인 2005.05.1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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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 주조장들이 아사 직전이라고 한다. 강진의 경우 6곳중 2곳이 이미 문을 닫았고, 그나마 나머지 4곳도 오늘 내일 문닫을 날만을 손꼽고 있다고 한다. 주조장들이 어렵다는 말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요즘의 상황은 자못 심각한 듯 하다.


영농철이면 술통을 주렁주렁 메달고 급하게 논길을 달리던 술배달 자전거의 모습이 생생한데 요즘에는 논두렁에서 빈 막걸리병 하나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   


제품이 경쟁력을 갖지 못하면 시장에서 퇴출당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막걸리는 냉정한 시장논리로만 규정할 수 없는 그 무엇이 있다. 수백년 동안 농촌에서 농민들과 고락을 함께했던 막걸리는 단순히 상품의 가치를 떠나 보존하고 창달해야할 어떤 문화재적 가치를 느끼게 된다.


요즘처럼 웰빙이나 뭐다해서 건강이 중시되고 있는 마당에 쌀로빚은 막걸리야 말로 웰빙시대에 딱 맞는 상품이 아니냐는 것이다.


이것을 어떻게 과학적으로 증명도 하고, 신문.방송에도 오르내리게 해서 일단 대중의 관심을 모아야 할 것 같은데 양조장들 능력만으로는 역부족이다.


지난 2002년부터는 시장제한이 철폐돼 경기도 포천의 막걸리가 강진까지 오고 있으나 강진의 막걸리가 서울에 간다는 것은 달팽이가 태평양을 건너는 일 만큼이나 어렵다.

강진의 주조장들은 지금 자신의 몸을 지탱하기도 힘들다. 요즘은 포천 막걸리는 물론 해남과 장흥에서 들어오는 막걸리 등살에도 시달린다고 한다.


강진의 막걸리가 이렇게 숨을 거두어야 한다면 너무나 아까운 일이다. 좋은 제품을 개발하면 꼭 포천 막걸리만 전국무대에서 설쳐대란 법은 없을 것이다.

우리콩도 살리고, 감자도 양산한다고 하는데 우리 전통 막걸리를 강진에서 부활시키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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