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포커스]장애앓는 시누이와 60여년 생활하는 손금석씨
[인물포커스]장애앓는 시누이와 60여년 생활하는 손금석씨
  • 김철 기자
  • 승인 2005.04.1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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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한 여자들에게 물으면 가장 겁나는 단어는 ‘시’자가 들어가는 표현이다. 그만큼 시댁, 시누이, 시어머니등 중압감으로 다가오는 껄끄러운 대상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수십년째 장애를 앓고 있는 시누이의 손발이 돼준 80대 주민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병영면 남성리에서 시누이 김순란(85)씨와 살고있는 손금석(89)씨가 그 주인공이다.

손씨가 선천적으로 시각장애와 정신장애를 앓고있는 시누이 김씨와 생활을 한 것도 60여년을 넘기고 있다. 손씨가 시집올 당시에는 집안 사정이 다소 여유로웠지만 남편이 6·25전쟁으로 세상을 떠나면서 급격하게 가세가 기울기 시작했다.

50여년간 손씨는 남겨진 자식들과 시집식구들을 위해 인근지역 농사일을 도우면서 근근히 생활을 이어가야 했다. 손씨는 어려운 생활속에서도 시누이 김씨를 지켜냈고 한가족의 끈끈한 정을 놓지않았다.

이제 자식들이 서울로 떠난지도 15년을 넘어섰다. 하지만 아직도 손씨는 시누이 김씨의 식사를 매일 준비하고 빨래까지 직접 나서고 있다. 손씨가 집안일을 도맡아 하고 있지만 몸상태가 좋은 것은 아니다. 청각 장애로 보청기를 착용한 상태에서도 큰소리에 반응하고 지난해부터 신경통증상으로 정상적인 걸음도 힘든 상태이다.

손씨의 바램은 두사람 모두 건강하게 살아가는 것이다. 시누이 김씨는 아직도 힘들게 살던 예전을 생각해 점심을 먹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다. 손씨에게 짐이 되기 싫어 점심을 먹지 않는 시누이 김씨를 볼 때면 가슴 한구석에 애절한 마음이 자리잡는다.

정부의 보조금으로 힘들게 살아가는 두사람은 서로의 눈과 귀가 되어 서로를 의지하면서 남은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손씨는 “생활이 어려운 시절에도 서로에게 기대면서 지금까지 버텨냈다”며 “앞으로 시누이와 함께 서로를 위해주면서 몸건강하게 생활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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