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시 남면 감악산 근처에 조소앙(본명 조용은) 선생의 기념관이 있다. 기념관 좌측의 '황뱅이수변산책로'에는 소나무, 잣나무가 우겨져 있고 산책하면서 나무 사이를 잽싸게 이동하는 청솔모를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기념관 우측에는 수령 850년의 천연기념물 황방리 느티나무가 있어 울창한 나무 그늘 밑에서 한여름 더위를 식히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조소앙 선생은 독립운동가이자 정치사상가로 일본 유학을 하였고,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수립에 관여하였고, 임시정부의 외무총장을 지냈다.
조소앙 선생은 1950. 5. 30. 치러진 제2대 총선거에서는 서울 성북구에 출마하여 조병옥 박사를 물리치고 전국 최고의 득표수로 국회의원에 당선되었으나, 6. 25. 전쟁 발발 3일 후인 1950. 6. 28. 피신 연락도 받지 못한 상태에 인민군에 끌려가 1958. 9. 10. 북한에서 사망하였다. 이러한 까닭으로 조소앙 선생은 잘 알려지지 아니한 독립운동가이고, 1988년 뒤늦게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을 추서 받았다.
조소앙 선생은 1919년 2월 만주 길림성에 발표되어 국내에서의 1919. 3. 1. 독립운동의 선구적인 역할을 하였고,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수립에 큰 영향을 주었다고 평가받는 '대한독립선언서(별명 무오독립선언서)를 기초하였다.
그 내용은 "우리 대한은 완전한 자주독립과 신성한 평등 복리로 우리 자손 여민(백성)에 대대로 전하기 위하여, 여기 이민족 전제의 학대와 억압을 해탈하고 대한 민주의 자립을 선언하노라. (중략) 정의는 무적의 칼이니 이로써 하늘에 거스리는 악마와 나라를 도적질하는 적을 한 손으로 무찌르라. (중략) 궐기하라 독립군! " 등으로 되어 있다.
또한 조소앙 선생은 1919. 4. 11.에 공포된 대한민국 임시 정부의 첫 헌법으로 "대한민국은 민주공화제로 한다. 대한민국은 임시정부가 임시의정원의 결의에 의하여 통치한다. 대한민국의 인민은 남녀, 귀천 및 빈부의 계급이 없고, 일체 평등하다." 등 10개 조문로 된 '대한민국 임시헌장'을 기초하였다.
조소앙 선생은 '보통선거제로 정권을 가지런하게 하고(정치의 균등화), 국유제로 경제를 가지런하게 하고(경제의 균등화), 국비 의무교육으로 교육을 가지런하게 하자(교육의 균등화)'는 내용의 삼균주의를 제창하였고, 정치이념상으로 공화주의자로 분류된다.
공화주의는 국민이 선거에 의하여 대표자를 선출하고, 국민은 대표자들이 만든 법률에 의하여 지배를 받는다는 개념으로 지향하는 내용 등에 따라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북한, 중국 및 구 소련방식의 인민공화국에 이르기까지 그 범위가 꽤 넓다.
조소앙 선생은 정부 수립 전에 남북 통일정부 수립을 위하여 김구 선생과 같이 남북협상차 평양을 방문하여 군사력을 바탕으로 단독정권을 세울 준비를 하고 있는 김일성의 실체를 파악하고 남북협상의 실패를 인정하고 대한민국 단독정부의 수립에 찬성하였다. 그리고 납북되어서도 북한이 내세우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중심의 통일방안을 지지하지 않고 독자적인 '중립화통일방안'을 고수하였다. 이는 조소앙 선생이 공산주의자라는 낙인을 벗고 복권되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하였을 것이다.
"우리는 모든 인간이 평등하게 창조되었고, 창조주로부터 양도할 수 없는 권리를 부여받았으며, 그 중에는 생명, 자유, 행복 추구가 포함된다는 자명한 진리를 믿는다. 이러한 권리를 확보하기 위하여 정부는 국민에 의하여 설립되고, 정부의 정당한 권위는 지배를 받는 국민의 동의에서 나온다. 정부가 이러한 목적을 파괴할 때마다 이를 변경하거나 폐지하고 새로운 정부를 설립하는 것은 국민의 권리이다."
이는 북아메리카의 영국 식민지들이 영국과 독립전쟁(1775년∼1783년) 중이던 1776. 7. 4. 채택된 미국 독립선언서의 서문 부분이다. 토마스 제퍼슨은 당시 북아메리카 13개 주의 임시정부 역할을 하였던 대륙회의의 요청으로 미국 독립선언서를 기초하였는데, 미국 독립선언서는 세계 여러 곳의 식민지들이 제국주의 본국으로부터 독립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이론적 틀이 되었다. 토마스 제퍼슨은 미국의 건국의 아버지로 존경받고 있고, 미국의 3대 대통령(1801년∼1809년)을 역임하였으며, 연방정부의 과도한 권한 강화에 반대하였던 반연방파이었으며, 정치이념상으로 조소앙 선생과 같이 공화주의자로 분류된다.
조소앙 선생이 기초한 '대한독립선언서'에 서명한 민족대표 39인 중 살아서 광복을 맞이한 사람은 11명에 불과하고, 토마스 제퍼슨이 기초한 미국 독립선언서에는 영국 정부로부터 반역죄로 교수형을 당할 것이 두려워 서명을 하지 아니한 각 주 대표자들이 적지 않다고 한다.
목숨을 바쳐 독립운동을 한 선조들의 숭고한 뜻을 기리며, 대한민국이 생명, 자유와 평등 그리고 행복 추구를 보장하는 자유민주주의 공화국으로 계속 발전하기를 바라면서 이 글을 맺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