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학교 폭력을 예방하는 것,우리 모두의 일이다
[기고]학교 폭력을 예방하는 것,우리 모두의 일이다
  • 강진신문
  • 승인 2005.03.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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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길성<강진교육발전협의회 사무국장>

우리 지역에서 성인 조직과 연계된 고교 폭력 조직이 경찰에 적발되었다는 언론보도가 있었는데, 이 말을 듣는 순간 ‘봄이 와도 봄 같지 않다.’는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란 고사가 떠  올랐다. 신학기 들어 강진의 교육 환경은 물오른 버들강아지 마냥 희망이 넘쳤다.

강진군에서 지역 명문고를 육성하기 위해서 수 억 원의 인재육성 자금을 지원하고, 군민장학 재단 설립이 추진되고 있으며, 초·중·고등학교에 원어민 교사가 파견되어 순회강의를 실시하면서 지방에서 가장 취약한 부분으로 간주되는 영어교육에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하였다.

또한 지역민들도 이제는 아이들 공부를 위해서 타 시군으로 전학가지 않아도 되겠구나 하며 안도하게 되었는데 학생폭력 조직이라니? 이제 막 피어나는 꽃봉오리가 찬 서리를 맞은 것 마냥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그 동안 지역 이미지 향상을 위해서 노력해 왔던 자치단체장과 여러 군민들의 노력이 이번 사건으로 희석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고, 어려운 현실에서 열심히 공부하며 꿈을 키워온 학생들에게 충격이 될 것 같아 걱정이 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 보면 우리의 교육 환경에서 정도 차이가 있을 뿐 어느 지역에서건 발생할 수 있는 문제이지 않는가 싶다.

사실 우리 생활은 크고 작은 폭력에 너무나 쉽게 노출되어 있다. 가정에서 아이들을 훈육하면서도 조용히 타이르기 보다는 큰 소리로 윽박지르는데 익숙해 있고, 심한 경우에는 사랑의 매라는 이름으로 체벌을 가하기도 한다.

또한 학교에서도 규칙을 위반한 학생들에게 많은 시간을 투자해서 선도하고 깨우쳐 가기 보다는 지도하기 쉬운 방법으로 체벌이 이루어지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사회적으로도 폭력을 주제로 하는 영화나 드라마가 별 문제없이 제작되어 방영되고 많은 시청자들은 그러한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서 재미있어 하는 것이 우리 현실이다.


이처럼 쉽게 폭력 문화에 젖다보면 판단력이 흐린 청소년들은 폭력이 큰 범죄라는 생각보다는 대수롭지 않은 일 정도로 생각하고 쉽게 폭력을 행사하고 자신이 저지른 폭력에 대해서도 둔감하게 된다.

 문제는 이러한 청소년들에게 어떻게 인간의 존엄성을 가르치고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워 줄 것인가 하는 것인데 이것  역시 학교만의 책임은 아닐 것이다.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 이 말은 브라질의 교육 사상가 파울로프레이리가 역설한 말이다.

확실히 우리생활 주변에서 폭력은 사라져야 한다. 가정에서건, 학교에서건 사랑의 매라고 미화되며 이루어지는 일상적인 체벌에 대해서도 진지한 반성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사회적으로도 폭력을 미화하는 영상물에 대해서는 날카로운 비판을 가해야 하며 학생들에게 생명의 소중함과 인간의 고귀함에 대해서 체계적인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지역사회도 학교폭력예방 활동에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관여하고 도와주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지역 인사들이 각급 학교를 방문해서 인성함양에 도움이 되는 강연을 하는 것도 좋은 프로그램이 될 수 있고, 폭력의 부당함을 알릴 수 있는 자료 전시회나 거리캠페인 같은 선도 활동도 학생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또한 문제에 직면한 청소년들이 편하게 찾아와서 상담할 수 있는 상담실도 운영되어야 한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개인이든 집단이든 여러 문제들을 만나게 된다. 우리 강진은 이번에 학생폭력 조직이 알려지면서 커다란 상처를 입었다.

생각할수록 안타깝고 아쉬운 일이지만 우리가 할 일은 다시는 이러한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충분히 예방 활동을 하는 것이고 자라나는 어린 학생들에게 세상의 아름다움과 가치 있는 삶에 대한 바른 깨우침을 주는 것이다.

우리 군민들이 지역 교육을 살리겠다고 다짐 했던 그 마음을 잃지 않고 지혜를 모은다면 오늘의 어려움도 슬기롭게 극복해 가리라 믿는다. 위기는 곧 기회가 된다.

그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끈기 있게 달려 갈 때 지역도 살고  아이들도 곧게 성장할 것이다. 어떻든 우리 아이들은 미래의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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