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범사훈(了凡四訓), 운명을 바꾸는 법
요범사훈(了凡四訓), 운명을 바꾸는 법
  • 강진신문
  • 승인 2023.12.20 17: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점권의 다시 보는 중국의 고전(30)

김점권 전 센터장은 도암출신으로 전남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포스코 및 포스코건설에서 25년간 근무하면서 포스코건설 북경사무소장을 거쳐 중국건설법인 초대 동사장을 지냈다. 이어 광주테크노피아 북경 센터장을 거쳐 교민 인터넷 뉴스 컬럼리스트로 활동했다. 중국에서 25년간 생활한 역사와 고전, 문학류를 좋아하는 김 전 센터장을 통해 중국고전에 대해 새롭게 접근해본다. 편집자주/
 

<운명을 바꾸는 법>을 다시 정독했다. 이 책은 마음이 답답하거나 세상일이 마음대로 되지 않고 마음속에 자신의 잘못보다는 주변이 잘못이라고 원망이 생길 때 보면, "선하지도 않았고, 덕을 베풀지도 않았고, 인내하지도 않았으며, 타인에게 관대하지도 않았던 사람이, 지금까지 누린 행운만으로도 벅찬 것이었다" 라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운명을 바꾸는 법> 은 중국의 고전인 <요범 사훈(了凡四訓)>을 대만의 정공법사가 불교와 유교 및 도교의 깊은 지식을 바탕으로 해설한 책이다.

그럼 <요범사훈>은 어떤 책이고, 누가 지었는가? <요범사훈>은 명나라의 원요범(袁了凡, 1533~ 1606) 선생이 자신의 인생경험에 기초하여 아들 천계(天啓)에게 인생을 올바르게 사는 지침으로 가르친 네 개의 교훈을 말한다. 원요범 선생은 중국 강소성 출신으로, 어릴 때 그의 운명을 예언한 노인을 우연히 만났는데, 그 노인의 예언들이 들어맞자 그는 인생은 태어날 때부터 운명이 결정된 것으로 확신하고, 인생에 어떠한 의미나 가치를 두지 않고 그저 되는 대로 살아갔다.

그러다가 당대의 유명한 운곡대사를 만나, <운명은 결정된 것이 아니고 자신의 힘으로 창조할 수 있다는 가르침>을 받았다. 이후 적극적으로 이 가르침을 실천하여, 당초 예언되었던 자신의 수명 53세에서 73세, 무자식 팔자에서 아들을 얻었고, 관직도 높아지는 등 운명을 개척하였다.

요범 선생은 과거에 합격하여 주로 지방관리로 근무하였으며, 임진왜란 때는 이여송(李如松)의 군사자문으로 우리나라에도 참전하였으며, <요범사훈>은 그가 69살에 아들 천계를 위하여 쓴, 일종의 가정 교육서임에도 불구하고 이후 출판을 거듭하여 오늘날 고전의 반열에 오르게 되었다고 한다.

<운명을 바꾸는 법>은 <요범사훈>의 내용을 바탕으로 정공법사가 현세대의 시류에 걸맞게 해설한 책이다. 이 책은 4개의 장, 교훈으로 이루어져 있다. 제1교훈 <운명을 세우는 공부>에서는 인과(因果)의 법칙이 다루어져 있고, 제2 교훈은 <과오를 고치는 방법>, 제3 교훈은 <선행을 쌓는 방법>, 제4 교훈은 <겸손한 덕의 효험>으로 결론을 맺었다.

이 책은 원료범 선생이 운곡선사를 만나서, 운명을 개척하는 법을 배웠고, 성실하게 실천하여 뜻을 이뤘기 때문에 불교적인 색채와 가르침이 가득하다. 하지만 이 책은 단순한 불교 포교 목적의 책이 절대 아니다. 당시 중국 명나라 시절의 사회적 특성과 관리로서 지녀야 할 덕목인 유교적 소양과 도교적 정서가 교훈서에 광범위하게 녹아있을 뿐만 아니라, 현대의 보통 사람에게 정신적 안정과 평화를 동반하는 행복의 근원을 찾는데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책이다.

필자 역시 자식들에게 꼭 이 책을 권하고 싶다. 두 아들은 기독교적인 가족 영향을 받고 자랐으며, 신앙생활을 하고 있지만, <운명을 바꾸는 법>은 "모든 행운과 불행은 결국 자신이 만든 것이다" 라는 정신을 바탕으로 자신의 부족했던 점을 반성하고, 개선하는 법을 배워서 궁극적으로 정신이 평화롭고 긴 행복을 찾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자, 이제 운명을 바꾸기 위해서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알아보자.

1. 현재의 삶은 어떤가? 현실 진단이 필요하다. 요범은 어린 시절 일찍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의 뜻에 따라 관리가 되는 것보다는 의사가 되어서 남을 돕고 유덕한 생활을 하길 바랐다. 그런던 어느 날 도사를 만나서, 그의 사주팔자는 의사가 아닌, 관리가 되는 운명임을 듣게 되었다. 그리고 도사의 예언이 들어맞자, 그는 이후 어떤 특별한 노력 없이 그저 되는대로 살아갔다.

즉, 정해진 숙명에 따라 생활한 것이다. 이후 어느 날, 당대의 유명한 운곡선사를 만나서, <운명은 결정된 것이 아니고, 자신의 힘으로 운명을 바꿀 수 있다> 는 가르침을 받았다. 그리고 운명을 개척하기 위해서 운곡선사의 가르침에 따르기로 했다.

2. 선사는 원요범에게 <운명을 바꾸는 방법> 3가지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1) 첫째, 자신의 과오를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먼저 선사는 요범에게 '관리로서 성공 못하고, 자식이 없는 것이 자신의 무슨 문제가 있느냐?'라고 물었다.

요범은 솔직하게 자신의 단점을 고백했다. "관리가 되어서 성공하려면, 덕을 쌓고 복을 이루어야 하는데, 나는 성질이 급하고, 도량도 좁고, 다른 사람들을 억누르며 내 지능과 능력을 자랑하곤 했다. 또한 나는 마음 내키는 대로 행동하고 자제하지 않고 말했었다. 이 모든 것들이 행운과 덕이 부족한 증거인데, 제가 어찌 성공한 관리가 될 수 있겠습니까?" 아울러 자식을 가질 수 없는 이유도 고백했다.

2) 둘째, 자신의 부족한 점을 알았다면, 허물을 철저히 고쳐야 된다. 선사는 요범에게 그의 나쁜 습관과 결점들을 교정하는 법을 가르쳐 주었다. 먼저, 모든 나쁜 일들을 피하고 모든 착한 일들을 하여 공덕(功德)을 쌓아야 하며, 마음과 가슴을 넓혀 타인에게 관대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만약 이렇게 하지 못하면, 더 많은 고통을 만나게 되고 결국 그릇된 생각을 갖게 된다. 관대한 마음의 기초는 다정하고 태평한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공자님께서는 '인자무적(仁者無敵)'이라 하셨다. 자신의 생각에 거슬리는 것을 수용할 수 없다면, 친절하지도 자비롭지도 않으며, 자신을 진정으로 이롭게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서경(書經) 태갑(太甲) 편에, "사람이 하늘의 보복은 피할 수 있으나 자신의 악행에 대한 보복은 피할 수 없다"라고 했다.

즉 전생의 악업에 의해 주어진 하늘의 보복은 현세에서 자신의 선행으로 피할 수 있으나, 현세에서 자신이 지은 악행은 하늘도 도와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한 "음덕을 쌓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음덕은 남들이 모르는 착한 행동이다. 어떤 착한 일을 하고 남들에게 널리 알린다면, 칭찬을 받았기 때문에 공덕을 잃어버리게 된다고 강조했다.

3) 셋째, 이제 <운명을 바꾸는 방법> 중 마지막 단계인 행운을 얻기 위해 공덕을 쌓으라는 것이다. 즉, 운명을 바꾸려면, 먼저 자신의 과오를 솔직하게 인정해야 하고, 두 번째는 자신의 허물을 과감하게 고치는 행동을 해야 하고, 마지막으로 행운을 얻기 위해서 주변에 선한 행동을 해서 공덕(功德)을 쌓으라는 것이다.

그럼 행운과 공덕은 어떻게 쌓는 것일까? 선사는 현실적으로 본인이 가능한 일부터 시작하라고 조언했다. 어린이는 어린이답게, 어른은 어른답게, 부자는 부자답게, 가난한 사람은 처지에 맞게 하라는 것이다. 요범은 우선 자신의 희망 사항(서원)을 정하고, 매일 내가 한 선한 일과 악한 일을 기록하는 공과격(功過格)을 준비하였다. 악한 일과 선한 일은 상쇄된다는 것이다.

요범은 처음에는 부자연스러웠고, 강요된 느낌이었다. 하지만 요범선생은 본인이 맹세한 3천 선행을 10년 만에 마쳤으며, 두 번째 3천 선행은 4년 만에 완수했고, 다음으로는 1만 선행을 서원했다. 하지만 관리 생활을 하면서, 1만 선행을 한 가지씩 한다는 것은 너무 어려웠다. 그런 고민 중에 꿈속에서 한 신인이 나타나서, 관리로써 해당 백성들을 위하여 농지에 대한 세금을 감면해 준 것이 <1만 선행>의 가치가 있다고 알려주었다. 그 현에서 혜택받은 백성이 1만이 훨씬 넘었기 때문이다.

책임직에 있으면 공덕을 쌓는 것도 용이하지만, 악행을 범하는 것도 용이하다. 탐관오리들이 각성해야 할 사항이다.

결국 요범선생은 첫 3천 선행을 완료했을 때, 정해진 관직의 한도를 초과했고, 두 번째 3천 수행 도중 운명에 없던 아들을 얻었고, 세 번째 1만 선행 후, 수명 연장과 행운을 얻었다. 요범 선생은 진심으로 과오를 반성하고 선행을 쌓음으로 운명을 바꾼 것이다.

요범 선생은 임종 전에 말하길, "행운과 불운은 결국 모두 자신의 행동의 결과임을 믿게 되었으며, 만약 어떤 사람이 행운과 불행이 하늘에 의해 결정된다고 말한다면, 나는 그 사람을 그냥 보통 사람으로 생각할 것이다."라고 정의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