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해역 미역으로 진한 강진맛을 담아내다"
"청정해역 미역으로 진한 강진맛을 담아내다"
  • 김영미 기자
  • 승인 2023.12.04 0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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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조류 특화농공단지, 강진마량농공단지 기업 탐방(2) - 정한영어조합법인

 

마량농공단지는 지난 1989년 바다에서 생산되는 각종 해조류를 가공하고자 지역 최초로 마량면 1000번지 일원 56,205㎡에 조성된 곳이다. 지난 2002년 해조류 특화농공단지로 지정된 마량농공단지에서는 입주한 14개 업체에서 건미역, 다시마, 김 등 해조류를 염장, 가공 11개 품목을 생산·판매하고 있다. 일일 120t 공급이 가능한 집수정을 갖추었고 정수된 바닷물로 제품을 세척해 바다의 고유한 맛을 그대로 담은 해조류로 전국을 넘어서 수출까지 성장시켜 나가는 마량농공단지 업체들을 연재한다.

10년간 배우고 연구, 본연의 맛이 살아있는 제품 출시
남해안 3월 중순 미역 고집..세척·건조·습도 조절·해풍 건조


정한영어조합법인은 가업 2세가 아버지의 뜻을 이어 운영하는 해조류 가공, 유통 전문업체로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창립 33년을 맞이한 이곳 업체의 시작은 지난 1990년이다.

지난 80년 제1대 대표 우성호(80세)씨는 고향을 떠나 전가족과 서울로 이주했다. 이전 직업으로 운영했던 마트 경험과 자신의 아버지가 김 양식을 했던 산경험에, 10년간 김중매인으로 종사하며 보고 배운 노하우를 살려 서울 중부시장에 6평 규모의 건어물 유통판매장을 열고 맨바닥에서부터 영업을 시작했다.

부부는 새벽 3~4시에 열리는 시장가게에 나와 고객유치에 힘썼지만 녹녹치 않았다. 믿고 거래한 중간상인, 소·도매업자들에게 물건을 주고 돈을 떼여 가세가 점점 기울어져갔다.

그렇게 버텼지만 중부시장 건어물유통판매장을 접어야했고, 제2직업을 다시 선택했다. 지난 87년 강남은 허허벌판이었다. 이곳에 운영되던 서초동 화훼단지에 어머니가 음식솜씨를 발휘해 기사식당을 열었다. 2년간 부부는 온갖 고생속에 식당을 운영했고 다시 재기했다. 하지만 아버지 우성호 씨는 늘 고향을 그리워했다.

45살에 고향행을 과감히 결심했고 지난 90년도에 내려와 가공, 유통업 정한수산을 마량면에 열었다. 당시는 미역공장이 6개가 위치하고 있었다. 후발주자였지만 우 대표는 미역 제품을 싣고 서울 중부시장에서 유통판매점을 경영하며 개척한 거래처를 찾아가 홍보했다. 좋은 미역 제품은 판매 업체들에게 믿음으로 통했고 정한수산은 탄탄하게 자리잡아 갔다.

정한수산에서는 어민들이 생산한 미역을 구입해 염장후 냉동 저장해 연중 판매하고 있다. 판로를 개척하면서 처음 시작때보다 거래어가도 10여곳으로 늘어나 경제 창출에 큰 도움이 되었다. 당시 1년이면 어가에서 생미역 700~800여톤을 사들여 가공 납품했고, 연매출은 4~5억원대였다.

 

매출을 올리기까지 부부는 하루에 4시간여 쪽잠을 자며 일에 매진했다. 새벽 4시에 일어나 밤 10시까지 미역을 세척통에 씻고, 가공, 건조작업 등을 거쳐 제품을 만들어냈다. 5년간 유통과 거래처가 있다면 쉼 없이 찾아가 문을 두드렸고 납품 100곳란 기적을 만들어냈다. 현재 정한영어조합법인은 아버지와 가업 2세의 시너지가 더해져 납품처가 개인업체, 중소업체 300여곳 정도로 성장하였다. 2023년 연매출 목표는 25억으로 연구 개발로 일궈가고 있다. 

지난 2011년 가업 2세 우명수(54)대표가 귀어해 아버지가 땀과 노력으로 일군 가업을 이어 받았다. 사업체도 정한영어조합법인으로 변경했다. 당시 70대에 접어든 아버지가 업체 운영이 힘들었고 고민하던 우 대표는 서울에서 다니던 대기업 CJ를 사직하고 내려와 가공, 유통 전문분야 등에 대해서 배우기 시작했다. 1년간 일을 배우면서 미역 맛을 좌우하는 것은 세척시간, 건조시간, 습도가 합쳐져야 최고의 맛이 난다는 것을 터득했다.

배우고 일하면서 강진군에서 최고의 미역 맛을 내고자 지난 2012년 강진군에서 운영하는 해양대학에 입학해 해조류 종묘, 생산 방식, 신품종 개발 등 필요한 어패류와 해조류에 대한 전문지식을 배웠다. 그리고 일본연수도 떠나 현장에서 해조류 생산, 개발 등을 체험하고 돌와왔다.

또 지난 2014년 수산과학원 해양수산대학을 1년간 다니면서 새롭게 변하는 시장구도와 선호도, 생산, 제품 등에 대한 어패류와 해조류에 대해서 배우고 채웠다. 그리고 또다시 바다 생산현장에서 미역을 염장하고 세척하는 과정을 2년간 배웠다. 현장에서는 손이 깨질 듯이 추운 겨울에도 맨손으로 바다에서 미역을 건져 올려 만져보고 세척 상태를 결정했다.

이와함께 소비자가 선호하는 맛을 찾아내고자 생산 제품은 직접 미역국을 끓여 줄기양을 20%, 10%, 5% 등으로 조절하면서 수없이 먹어봤다. 맛 찾기까지는 1년의 시간이 투자됐다. 여기에 생산제품 마지막 단계를 마량면 해풍에 한번 더 건조시켜 풍미 풍성한 맛으로 승부한다. 

 

최고의 미역 맛을 소비자들에게 주고자 우 대표는 10년이란 시간을 배움에 오롯이 투자하면서 사업체를 성장시켜 나갔다. 이과정이 정한영어조합법인 미역 맛을 좌우하는 비결이다.

이와함께 우 대표는 신규 거래처 개척에도 나섰다. 직접 1t화물차에 가공 제품을 싣고 서울, 강원도, 경기권을 다니면서 미역을 물에 불려 품질을 눈으로 보여주고 신뢰도 높였다.

2년을 업체들을 찾아다녔다. 2년간 시간의 절반은 소비시장 개척에 투자하였고, 절반은 좋은 제품 연구에 몰두하면서 생산하였다. 5년만에 정말 힘든 과정을 이겨내고 가업을 이어 받으면서 세웠던 연매출 20억원 달성을 이뤄냈다. 이러한 노력으로 지난 2016년에는 해양수산발전 업무 공로로 해양수산부장관표창도 수상했다.

정한영어조합법인 제품은 벌크박스 10kg로 포장하여 수출, 도소매업체에 납품된다. 또한 일반소비자가 벌크제품으로 구입해 먹기 어려워 소포장을 도입하여 명절 선물용 1kg로 판매된다. 가공, 판매되는 미역은 생산어가를 완도, 고흥산 남해안에서 들여온다. 매입시기는 미역이 제일 맛있는 계절인 3월중순 물량을 선호한다. 이러한 고집으로 정한영어조합법인의 생산 제품에는 청정 남해안 자연산 미역의 맛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인터뷰 - 정한영어조합법인 우명수 대표
"그집 미역 맛있다는 말 듣도록 맛으로 승부"  


어가에서 생산하는 미역은 현장에서 내 손으로 만져보고 선택하고, 믿고 먹는 해조류업체 그집 미역 맛있더라는 말을 듣도록 가공품을 만드는 것이 나의 신조라는 우명수(54)대표.

우 대표는 "미역에 대한 오해 중 하나가 색이 짙고 검을수록 좋다고 보고 그 미역을 질을 판단한다. 그것은 잘못된 생각으로 건조와 생산 물량에 따라 달라진다"며 "아버지부터 2대로 이어오는 자사제품은 색상이 초록빛을 띠며 33년의 노하우와 꼼꼼한 품질관리, 변함없는 미역 본연의 맛으로 승부하고 있다. 믿고 구입해도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고 자부했다.

우 대표는 "어가에 미역 단가를 더 주더라도 소비자가 믿고 신뢰하는 제품을 고집한다"며 "염장시켜 들여오는 미역은 약간의 차이가 나도 반품시킨다. 또 식감이 좋고 국물이 구수하고 본연의 미역국 맛이 살아 있도록 연구를 거쳐 제품을 출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올해도 포자를 넣고 미역생산량을 늘리지만 매년 바다 자원이 고갈돼가고 수온도 상승해 늘지 않고 있어 걱정이 크다"며 "이가운데 후쿠시마 원전오염수 방류로 제품 출하량이 20%정도 줄었다. 생산되는 정한영농조합법인 미역제품은 믿고 안심해도 된다"고 덧붙였다.

이와함께 "좋은 제품을 만들고자 3년전 물량을 보관하는 냉동창고도 신축하였다"며 "공장시설도 미역 세척기, 운반 컨베어벨트 등 자동화시설도 갖추었다"고 덧붙였다.

우 대표는 "새벽부터 밤늦은 시간까지 갖는 작업은 너무나도 힘들지만 소비자에게 안심 먹거리를 제공하고자 지켜가고 있다"며 "소비시장에 새로운 변화도 시도하여 기존 미역 단일제품에 다시마, 톳 등 해조류를 이용한 신제품 출시를 위해 노력중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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