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척이다, 가래치기 손맛 제대로네"
"월척이다, 가래치기 손맛 제대로네"
  • 김영미 기자
  • 승인 2023.11.27 02: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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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영면 백년 전통 어업 가래치기 행사 개최
가물치부문 박근기 씨, 붕어부문 장경식 씨 각각 1등

 

백년 여의 역사를 가진 병영면 전통 어업유산인 가래치기 행사가 지난 15일 제16호 국가중요농업유산 지정과 더불어 세계관계시설물 유산에 등재 된 중고저수지 일원에서 개최됐다.

이날 병영지역발전협의회가 주최한 가래치기는 병영면의 전통 어업유산 가치를 계승하고, 명맥을 유지하고자 중고저수지에서 진행됐다. 가래치기가 열린 중고저수지는 국가중요농업유산 제16호 연방죽 생태순환 수로로 지난 2021년 세계관개시설물 유산에 등재 되었다.

이날 행사에는 생태순환 수로가 연계된 3개면 윤미숙 병영면장, 박정식 작천면장, 송승언 옴천면장, 기관단체장, 주민 등 200여명이 함께해 성인 팔뚝만한 가물치와 성인 손바닥보다 더 큰 붕어가 잡힐때마다 환호하면서 가래치기를 즐겼다.

이번 전통 가래치기 행사에는 한해 농사를 마치고 물이 빠진 병영면 하고, 중고 등 3개 저수지에서 주민들과 삼삼오오 모여 물고기를 잡아 보았던 실력을 갖춘 군민 89명이 도구 가래를 들고 참가하였다.

전신 가슴장화 옷을 갖춰 입은 주민들은 물이 빠진 저수지로 내려가 연줄기 아래와 뻘속에 숨은 물고기를  다리로 몰아 가래에 가두며 월척을 낚고자 분주히 움직였다.

중고저수지에서는  주민들이 2시간에 걸쳐 대나무로 만든 전통 어구도구인 가래에 물고기를 잡아 가둬 잡는 어업활동이 재현되었고 곳곳에서는 월척이다를 외쳤다.

전통 어구로 사용된 가래는 삶은 대나무를 줄로 엮어 만든 원통형 바구니 모형으로 병아리를 가두어 놓은 농기구로 주로 쓰였지만 일년에 한 번 가래치기 날에는 물고기를 잡는 도구로 활용되었다. 좁은 윗부분과 아래로 내려올수록 넓게 뚫려있는 가래로 물이 빠진 저수지 바닥을 눌러 바구니 안에 가물치, 붕어 등 물고기를 가두어 잡는 방식으로 가래치기가 열린다.

음식이 귀한 시절 저수지에서 잡은 물고기는 주민들의 단백질 보충용으로 이용되기도 하였다.
이날 가래치기 시상식에서는 가물치 부문에서 2.8kg를 잡은 지로마을 박근기 씨와 붕어 부문에서 40.2cm를 잡은 중가마을 장경식 씨가 각각 1등을 안았다. 가래치기 참가자 최고령자에게 부여하는 특별상은 중가마을 이만실(82)씨가 받았고 붕어 28cm도 잡는 행운도 누렸다.

중고저수지 가래치기 행사장에는 100여년 역사를 가진 병영, 작천, 옴천 들녘을 잇는 관개시설물 농업 발전 등에 기여한 연방죽 생태순환로 안내판도 전시 되었다.  

강진군향토유산인 병영면의 전통 가래치기는 전통어업 유산으로 전수 및 체험을 갖고자 매년 연방죽 생태순환로 용정제, 하고저수지, 중고저수지 3개 저수지를 순회하면서 가져오고 있다.

백여 년의 역사를 가진 병영면 가래치기는 추수를 마친 후 저수지 물을 흘려보내면서 수확을 자축하고 내년 농사의 풍년을 기원하는 마을 축제에서 유래되었다. 주민 화합과 결속을 기하는 가래치기는 주민들 사이에서 가장 큰 물고기를 잡으면 한 해에 행운이 대통하는 전설이 내려오고 있다.
김재찬 병영지역발전협의회장은 "백여 년의 역사를 가진 병영면 가래치기는 추수를 마친 후 주민들이 함께 모여 물고기를 잡고 음식을 나누는 등 본연의 기능보다는 주민 화합과 결속에 기여한 우리의 아름다운 미풍양속이다"며 "제16호 국가중요농업유산 지정과 더불어 세계관개시설물 유산에 등재된 이곳에서 행사를 갖게 돼 뜻깊게 생각한다. 참가자 모두 대어를 잡는 기쁨이 함께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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