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지방소멸대응기금 인구유입을 위해 오늘도 뛴다.
[기고] 지방소멸대응기금 인구유입을 위해 오늘도 뛴다.
  • 신이슬 _ 강진군청 인구정책과
  • 승인 2023.11.22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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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슬 _ 강진군청 인구정책과

나는 강진군청 공무원이다. 강진군 일자리창출과에서 시작해서 현재 인구정책과에 근무한 지 벌써 2년 반이 흘러갔다. 2021년도 7월부터 근무하기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인구정책 업무라는 것이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기에 생소하기만 하고, 인구를 늘리는 일? 

어렵고 부담스럽게만 느껴졌었다. 그렇게 근무한 지 얼마 안 되어 2021년 10월, 우리 군은 전국 89개 지자체와 함께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되었다. 그렇지 않아도 뜬구름 잡기 같았던 어려운 인구정책 업무가 이제는 눈덩이처럼 불어나 나에게 다가왔다.

갑자기 국가에서 이 89개 인구감소지역에 지방소멸대응기금을 지원해준다고, 그것도 사업계획 평가에 따라 매년 등급을 매겨 지원금을 지역별로 차등 지원해 준다 고 발표했다. "등급,,? 차등 지원..?" 너무 막막했다.

일반 공모사업이면 "선정","탈락" 둘 중 하나이다. 그런데 지자체 등급을 매긴다는 것이 담당자 입장에서는 정말 너무나도 큰 부담으로 다가왔다. 새로운 국가정책 지침이라 하는 것도 두루뭉술했고 어떤 방식으로 어떤 사업부터 시작해야 할지 감이 오지 않았다. 일단 우리는 'A등급'이라는 최상위 등급을 목표로 강진군 전 부서에 협조를 얻어 사업 발굴부터 시작했다.

군 전체 사업을 뒤져 우리가 그 동안 공모사업에서 탈락했던 사업이나, 예산이 부족해서 추진하지 못했던 큰 사업들을 모아 보았다. 도출된 사업대상은 키즈테마파크, 청년 복합문화공간 조성, 노인종합복지관 조성이었다.

2022년 심사위원 평가 결과 등급은 맨 꼴찌인 E등급을 받았다. 청정벼락과 같았다. 용역사, 강진군 담당직원 탓만 할 수 없었다. 전 부서가 수 차례 모여 회의을 개최했고, 전국 교수, 전문가들에게 컨설팅을 받으러 다니며, 사업계획 수립을 위해 열심히 뛰었지만, 처음부터 잘못 꿰어진 단추로 인해 결과는 결국 우리가 예상한 결과를 훨씬 빗나갔다.

잔뜩 기대하고 계신 군수님께 조심스럽게 "E등급 입니다.." 말씀드렸다. 군수님은 2등급 인줄 알고 좋아하셨다가 다시 E등급이라고 말씀드리니 처음엔 실망하시다가 이내 "이미 나온 결과 어떻게 할 수 없지 않나, 수고했다. 다음에 더 분발해서 내년에 더 잘해보자."라고 오히려 우리를 다독여 주셨다. 눈물이 났다. 군수님도 군수님이지만, 이 사실을 군민들에게 알리기가 참 낯부끄럽고 죄송한 마음만 들었다.

이대로 우리 강진군이 뒤질 수는 없다. 올해는 꼭 A등급을 받고 말아야지. 하는 생각으로 다시 재정비했다. 작년에는 사업대상이 20개가 되고, 지원대상이 유아, 청년, 노인 등 너무 무분별이다 보니 사업들이 중구난방이었고 인구 실태, 지역 여건 분석과도 맞지 않다고 평가받았다.

이 평가 의견을 반영하여 올해는 귀농귀촌 중장년층만을 타깃으로 결정, 그 대상을 위한 사업들을 우리 군 역점사업과 매치하여 총 3개 단위, 7개 사업을 도출하였다.

평가 결과는 "강진군 A등급". 평가위원들은 "강진군에서 성과 있는 푸소 사업의 확대로 생활인구와 정주인구 확보 전략이 적정하며, 강진브랜드 구축 강화에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중장년층을 인구이동의 원인으로 보고 타깃을 잘 설정했다"고 평가했다. A등급 선정으로 작년 E등급일 때 64억(적은 예산은 절대 아니다)을 받았지만 올해는 두배 가까이 112억을 받게 되었다. S등급(144억)이 아니라 다소 아쉽긴 하지만 맨 꼴찌에서 상위 20%까지 급격히 그래프가 올라갔으니 1년 만에 이룬 꽤 만족스러운 결과이다.

인구를 늘리는 게 나의 성과라면, 나는 아직도 이룬 성과가 하나도 없다. 아직도 계속 뜬구름 잡는 일을 하고 있다. 하지만 뜬구름도 언젠가는 잡히지 않겠는가 생각하며 오늘도 인구유입을 위해 하늘을 향해 뛰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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