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물의일생-고추2]온실속 고추모 푸르름을 더해가고
[작물의일생-고추2]온실속 고추모 푸르름을 더해가고
  • 주희춘 기자
  • 승인 2005.03.0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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잎이 보름전과 비교할 수 없이 컸다

▲ 습기가 방울맺힌 비닐하우스에서 자라고 있는 고추모종들.
비닐하우스위로 부는 바람은 봄기운이 역력하다. 비닐하우스 안은 적막하다. 인큐베이터 안에서 영양분을 공급받는 미숙아처럼 온실에서 곱게 자라는 고추모종은 밖에 봄이 오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고요함 만을 유지하고 있다.


그저 이렇게 조용히 자라만 주면 좋을 일이다. 그러나 어린아이가 탈없이 자라는 일이 없듯, 고추모종 역시 이런저런 탈이 없지 않을 수 없다. 고추묘목이 올해 농민들에게 적잖은 속앓이를 시켰다.


설을 지나면서 기온이 많이 내려가 묘목의 성장이 더디고 있다. 여기에 낮기온은 비교적 높았다. 밖의 기온에 따라 비닐하우스를 그때그때 씌워주고 벗겨주고 하는 작업을 반복해야 하는 김종식씨 가족들에게 보통 힘든 시간이 아니다.


김씨는 “수십년 동안 고추농사를 지었지만 올해처럼 겨울에 추워 본 적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2월의 추운 날씨 때문에 모종을 키우는 농민들이 고전을 많이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어린 고사리잎들이 자라고 있는 비닐하우스 내부는 수분이 충분히 공급되고 있기 때문에 밖의 온도 변화에 30분 정도만 대처하지 않아도 생장환경이 돌변하기 일쑤다.  

      
겨울방학이 끝나면서 방학때 틈틈이 일손을 거들어 주던 아이들도 모두 기숙사로 떠나버려 비닐하우스 온도 관리를 김종식씨와 부인이 도맡아 하고 있다. 


지난 9일 아침 10여일 만에 만난 김영식씨는 얼굴에 피곤기가 역력했다. 강진장에 팔기위해 전날 시금치와 쪽파등을 캐서 포장하느라 인부들과 밤 12시가 넘도록 일을 했다. 또 9일에는 새벽장에 나가느라 새벽 5시 30분에 일어나 읍내 중간상인들에게 물건을 넘기고 와서 비닐하우스를 수리하고 있는 중이었다.


김씨는 이날 새벽 11만5천원을 벌어 학교 기숙사에서 고등학교를 다니고 있는 딸에게 13만원을 송금해 줘 1만5천원이 적자라고 기분 좋게 웃었다.


연간 10여가지의 채소류를 모종에서부터 수확까지 재배하고 있는 김씨는 1년중 쉬는 시간이 거의 없다. 네동의 비닐하우스에서 4월 중순에 고추모종을 출하하면 곧바로 벼 못자리를 기른다.


이 때문에 봄철에 누구나 가는 봄꽃놀이나 가을의 단풍놀이는 생각조차 할 수 없다. 여름 피서는 들녘에서 고추나 벼와 함께 한다.


한시간여 동안 하우스 수리를 끝내고 김씨와 함께 고추묘 비닐하우스를 살피러 들어갔다. 사실 일을 한참하고 있는 농민들에게 다른 일을 부탁하는 것은 큰 실례다. 아무리 취재지만 비닐하우스를 고치는 농민에게 고추묘목을 보여달라는 말은 쉽게 나오지 않았다. 


이날은 더욱이 중고 비닐하우스 철재 골격에 비닐을 씌우느라 분위기가 심상치가 않았다. 철재 허리에 비닐을 고정시키기 위해 꼼꼼히 철사를 묶었으나 한쪽에서 비닐이 느슨하게 울고 있었다. 팽팽히 잡아당기지 았고 철사를 고정시켰기 때문이었다. 이렇게 되면 하우스가 바람에 쉽게 찢어진다.

▲ 고추씨앗이 잎에 붙어 따라 올랐다.

얼굴이 붉어진 김씨가 부인에게 불만을 던지며 고정시켰던 철사를 모두 풀어 헤쳤다. 다시 처음부터 작업이 시작됐다.


“일이라는게 다 그렇고 그런것이여”


보조역할을 하던 마을 주민들이 중간에 이런저런 농담을 던지며 팍팍한 분위기를 달래나갔다.


비닐하우스 수리작업을 매듭하고 건너편에 있는 고추묘 비닐하우스로 갔다. 비닐을 한거풀 걷어내자 비닐하우스안은 온통 푸른색이었다. 온도 때문에 성장이 좀 더딘다는 말은 기우일 뿐이었다. 싱싱하고 탐스럽게 자란 고추모종들이 빽빽한 세를 형성했다. 보름전 손톱만 했던 묘목이 부쩍 키가 커서 이제 제법 고추나무 행세를 하고 있었다. 김씨는 1~2개의 고사잎을 보더니 온도 때문이라고 했다.


보름전 처음 이식을 할 때 2~3개이던 잎은 5~6개로 변했다. 잎의 크기도 보름전과 비교할 수 없었다. 투명한 잎사귀위에 손금같은 투명한 무늬가 빽빽이 퍼져 수분을 흡수하고 있었다.
김씨는 “이 정도 크는 속도면 4월 중순 출하는 문제 없다”고 말했다.


신선한 묘목과 조금은 다습한 비닐하우스안의 분위기는 묘한 느낌을 준다. 조금 더운 듯 한 습기와 땅위에서 한없이 발산되는 신선한 향기가 쭈그리고 앉아있는 사람의 코주변에서 한없이 교차한다.


여기서 조금 내려가면 향기가 더하고 조금 올라가면 습기가 많다. 소리는 없지만 끊임없이 무엇인가 교차하고 뒤섞이고 있는 분위기, 그안에서 고추는 조금씩 조금씩 키가 커가고 있었다.

 

고추이야기-1

청양고추의 원조는 어디일까.

매운맛이 인기인 청양고추. 이 청양고추는 어떻게 이름이 붙여졌을까. 청양고추의 높은 인기를 반영하듯 이에대한 논란도 많다고 한다.


유래에 대한 주장을 살펴보면, 우선 충청남도는 1968년 중앙종묘(주)에서 청양농업기술센터를 찾아와 종자선발을 위해 청양고추를 요구했고, 청양농업기술센터는 30여 종의 고추를 주면서 신품종으로 선발되면 청양고추로 명명할 것을 약속받았다고 한다. 이에 반해 경상북도영양군 지역에서는 1980년 중앙종묘(주)에서 경상북도를 방문하여 당시 맵기로 유명한 '땡초'라는 고추를 채취하고 이를 개량하여 오늘날 단맛이 가미된 청양고추가 탄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중앙종묘(주)측은 “경상북도 북부 지방의 청송, 영양지역에서 소과종이 주로 재배되었는데 비교적 근접한 품종을 육성하여 청송의 '청(靑)'과 영양의 '양(陽)'자를 따서 '청양고추'로 명명하여 품종등록하였다”고 밝히고 있다.


각 지역의 분분한 주장 속에서, 충청남도와 청양군은 청양고추를 향토지적재산으로 내세우고 적극적인 홍보에 나섰고, 2000년부터 청양고추축제를 개최하는 동시에 2001년에는 청양고추와 관련된 상표권 등록에 나서 '청양고춧가루 푸르미'라는 상표권 등록을 마쳤다. 또한 2003년에는 '청양고추' 관련 상표명에 대한 지적재산 등록을 추진하고 있는데, 충청남도의 지적재산 등록이 인정되면 다른 지역에서는 상표 사용이 제약받을 것으로 추정된다.
<'고추이야기'는 인터넷 포털사이트 ‘naver’에서 인용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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