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양생(養生)의 지침서, 황제내경(黃帝內經)의 향기
고대 양생(養生)의 지침서, 황제내경(黃帝內經)의 향기
  • 강진신문
  • 승인 2023.07.18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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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김점권의 다시 보는 중국의 고전(24)

김점권 전 센터장은 도암출신으로 전남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포스코 및 포스코건설에서 25년간 근무하면서 포스코건설 북경사무소장을 거쳐 중국건설법인 초대 동사장을 지냈다. 이어 광주테크노피아 북경 센터장을 거쳐 교민 인터넷 뉴스 컬럼리스트로 활동했다.
중국에서 25년간 생활한 역사와 고전, 문학류를 좋아하는 김 전 센터장을 통해 중국고전에 대해 새롭게 접근해본다. 편집자주/

 

전염병이 기승을 부리는 이 시기, 자가(自家) 건강관리법이 필요하다. 그럼 어떻게 자기 건강 관리를 잘할 것인가? 사실 이 분야에 대한 많은 전문가와 관련 서적이 있다.

오늘 소개하려는 책은 5천 년 전에 쓰여졌다는 그야말로 고전 중의 고전이다. 아니, 그렇게 케케묵은 옛날 지식이 오늘날에도 필요한 것일까? 사실 필자는 의료 분야에 문외한이지만, 황제내경은 오늘날에도 예방 의학과 건강 유지에 활용되고 있다고 한다. 한번 알아보자.

황제내경(黃帝內經)은 언제, 누가 집필한 책인가? 황제내경은 5천 년 전 중국 신화 적 인물인 황제(黃帝)와 그의 참모이자 천하의 명의인 기백(岐伯)과의 의술에 관한 토론을 기록한 것이라고 하나, 사실은 약 2천2백 년 전인 진한(秦漢) 시대에 황제의 이름을 빌어 저작 하였다고 한다.

이 책은 원래 18권으로 전반 9권은 천인합일설(天人合一說), 음양 오행설 (陰陽五行說) 등 자연 학에 근거한 '소문(素問)'과 후반 19권은 침구와 도인(導引) 등 물리 요법을 상술 한 '영추(靈樞)' 가 있다. 현존하는 내경으로는 당나라의 왕빙(王氷)이 주석을 가한 24권이 있다고 한다.

황제내경은 사람들에게 무엇을 알려 주려 하는가? 첫 번째는 건강 관리에 대해서 철학적으로 접근하고 있는 점이다. <황제내경>은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되고 가장 완벽한 고전 의학서로뿐만 아니라 모든 지식 분야를 통달한 철학 사상서 이기도 하다.

즉 <황제내경>은 건강 개념에 대해 우주와 자연, 인체의 운행을 도교와 유교의 철학적 사고로 설명하며, 주변 자연환경과 인간의 생활 방식, 그리고 정신 상태가 삶의 질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아울러 실천 방법에 대해서도 체계적으로 적시하고 있는 점이다.

두 번째는 예방 의학에 의한 건강 유지의 개념과 실제를 포괄적으로 소개 한 점이다. 즉, 경락 학설과 침, 뜸 요법과 같은 진단과 치료법에 대한 세부 사항을 전하여 질병 예방과 조기 치료를 강조한 점이다. 세 번째는 양생의 원칙과 자연의 사계절에 순응하는 방법을 제시하여 건강을 유지하는 방법을 제시하는 것이다.

즉, 음양 화합의 원칙, 음기와 양기의 균형, 피해야 할 금기, 사계절에 순응하는 양생법, 음식 섭취를 통한 보양 등으로 타고난 면역력 강화, 체질 개선, 체내 균형 조절 및 건강 유지 방법 등을 두루 망라한 양생법을 도출해 냈으며, 아울러 음식, 주거, 일상생활 속 건강법을 가르치고 있다.

 

황제내경 중, 요즘 현대 생활 과정 중에서도 관심이 가는 몇 가지 사항을 발췌해서 정리해 보면 아래와 같다.

1. 인간의 성장과 노쇠 과정은 어떠한가? 여자는 7세에 본 치아가 나오고 성장기에 접어들며, 14세에는 월경이 시작되고, 21세에 성장 발육의 절정에 이르며, 35세가 되면 신체가 하강기에 접어들기 시작하고, 49세에는 월경이 멈추고 갱년기에 접어들며 노쇠해진다. 남자는 8세에 본 치아가 나오고, 16세에 발육이 성숙되고, 자녀를 생성할 수 있으며, 24세에 성장 발육의 정점에 달하며, 40세에 이가 빠지거나 머리가 빠지기 시작하는 노쇠 현상이 시작되며, 48세에 치아가 빠지거나, 머리가 백발이 되는 노쇠 현상이 구체화되며, 64세부터는 자녀 생산이 불가능하게 되는 본격적인 노인이 된다.

2. 인간의 합리적 수명은 얼마인가? 현대 생물학자들은 포유동물의 수명은 생장기의 5~7배에 달한다고 생각했다. 즉 인간의 생장기는 25년이라고 했을 때, 인간의 합리적인 수명은 125세에서 175세가 된다. 즉 <황제내경>의 관점에서 살펴본다면 여자 21세, 남자 24세가 성장 발육기라고 했을 때, 5~7배 하면 여자는 105세~ 147세가 되며, 남자의 경우는 120세 ~168세가 된다. 그러나 요즘의 추세로 본다면 여자가 남자의 평균 수명보다 5년 이상인 경우와는 사뭇 다르다.

3. 그럼 무엇이 인간을 빨리 늙게 하거나 죽게 하는가? 먼저 인간의 생물학적인 요인으로는 1)칠정의 과다 분비: 정신적 자극 변화가 심하거나, 몸속의 음양 조화가 깨지거나, 오장육부 기능이 문제가 있거나, 2) 병상으로 몸 손상 시: 몸이 심하게 아프거나, 음양 조화가 심하게 깨지거나, 3) 조상의 유전적 요소 : 조상의 유전적 요인으로 선천적인 병이 있거나, 신체적 어려움이 있거나, 4) 과로 손상: 신체적 과로로 인한 몸의 정기를 잃어버린 경우에 빨리 늙을 수 있다고 한다.

다음으로 음식물 섭취 문제로는 1) 소금과 오래된 가공식품의 침전물 2) 아연이 다량 포함된 식품 3) 물을 끓인 후 우러나온 금속의 잔재가 남은 주전자, 차기를 사용한 경우 4)고온으로 구워서 나오는 연기와 함께 먹는 고기류 5) 적게 마시는 술은 보약이나, 과음한 경우에는 빨리 늙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4. 인간의 몸에는 '장수 혈 (長壽穴)'이 2군데 있는데, 매일 안마하면 좋다고 권장 한다. 첫 번째는 발바닥에 있는 용천혈 (湧泉穴)이다. 매일 이곳을 안마해주면 정력이 증가하고 콩팥이 건강해지며 골격이 튼튼해지는데, 안마 방법은 매일 50~ 100회 정도다. 두 번째는 무릎 아래 있는 족삼리혈 (足三里穴)이다. 이곳은 위(胃)와 연결된 경락으로서 소화가 촉진되어서 면역 기능을 증가시키며 피로회복, 정신 활력에 좋다. 안마 방법은 수시 혹은 매일 저녁 십 수 회 정도다.

5. 꿈(夢)에 대한 신체 생리학적인 다양한 해석이 있다. 먼저 꿈을 꾸게 되는 3가지 요소는 꿈을 꾸는 사람의 심리적 요소에 따라 크게 좌우되는데, 그 중에서 첫째는 '정감(情感)'으로서 평소의 간절하게 바라는 것이나, 희망에 따라서 걸맞은 꿈의 현상이 나타나며, 둘째는 평상시의 '사려(思慮)' 에 따라 꿈의 내용이 달라진다는 것으로 공자가 주야로 주공(周公)의 덕을 생각하자, 꿈에서 주공을 보게 된다는 것이며, 셋째로는 '성격(性格)'에 의해 좌우된다는 것이다. 즉, 인자한 자는 꿈속에서 소나무, 대나무 등을 자주 보게되고, 용감한 자는 병기를 자주 휘두르는 장면을 자주 연출하고, 지혜가 많은 자는 강호의 호수를 거니는 꿈을 자주 꾸고, 신앙심이 돈독한 자는 자연의 풍경을 자주 보게 된다는 것이다.

다음으로는 흉몽과 신체적 연관성에 대해서 언급했는데, 꿈속에서 산등성이에 불이 번지는 꿈을 자주 꾼다면 이는 심장에 문제가 있고, 꿈속에서 거대한 호수나 구릉이 자주 보인다면 비장에 문제가 있고, 꿈속에서 자꾸 날아 다니거나, 금속을 자주 접하게 된다면 폐에 문제가 있고, 꿈속에서 물속에 가라앉은 꿈을 자주 꾼다면 콩팥에 문제가 있고, 꿈속에서 몸에 불이 붙는 꿈을 자주 꾼다면 위가 안 좋은 징조로 판단했다.

아울러 꿈속에서 뱀을 보게 되었다면, 수면 중 잠자리가 너무 비좁거나, 등 부위가 불편하거나 하여 피가 제대로 순환되지 않을 수가 있고, 꿈속에서 말을 하려고 해도 말이 나오지 않을 때는, 입속에 이물질이 들어있거나 입 주위에 혈액 순환이 문제가 있을 때이며, 꿈속에서 높은 곳에서 추락하는 꿈을 꾸었다면, 베개가 너무 높거나, 머리에 압력이 가해져서 혈액 순환이 어렵다는 뜻이며, 꿈속에서 호랑이나 사자 등 맹수를 만나는 꿈을 꿨다면, 몸에 너무 꽉 조이는 잠옷을 입었거나, 잠자리가 불편하여 등허리에 혈액 순환이 문제가 있다는 신호이며, 꿈속에서 어지러움을 느낀다면, 여러 요소가 있으나 머리카락 속에 나뭇가지 등 이물질이 들어있거나 하여서 혈액 순환이 자연스럽지 못함을 나타낼 수 있다고 언급했다.

상기 외에도 <황제내경>에는 오장육부 (五臟六腑)의 기능과 섭생 방법, 기경팔맥에 대한 분석 및 침구 방법, 음식물 섭취를 통한 보양, 사계절에 순응하는 양생법, 육체와 정신이 통일되는 양생법 등이 그림과 표에 의해서 쉽게 잘 정리되어 있다.

<황제내경>은 의학적 시각으로 접근하면 일반인이 한두 번 봐서 쉽게 깨우칠 수 없는 다소 어려운 책일 수도 있지만, 심심할 때 내용 중 보고 싶은 부분 적당하게 보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이해하여, 피할 수 있는 것 피하고, 피할 수 없는 것이면 대자연의 법칙에 따라 순응할 줄 안다면 이 책의 목적은 달성 한 것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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