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선_시인(신전면)
그 아이가 살던 집 앞 백사장
어디가 시작이고 끝인지
긴 실타래를 풀어 놓은 듯
구불구불 흐르던 강물
아득히 먼 시간의 저편
푸르던 시절의 선명한 기억
떠내려갈까 묻어둔 꽃신을 찾지 못해
헤매던 아홉 살의 너
어머니 젖가슴처럼 몽실몽실한
아카시아 꽃주머니 속
아가별들의 긴 입맞춤에
해가 기우는 것도 모르고
강물은 여전히 윤슬로 빛나네
건널 수 없는 기억의 조각들
가슴 속에 간직한 꽃신을 꺼내
추억으로 물이 든 꽃 노을 강물에
띄워 보내네 내 유년의
너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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