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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철 기자
  • 승인 2023.04.10 17: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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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2023년 강진 청년 창업 지원사업 참여자 모집...최대 2천만원 지원

강진군이 창업에 도전하는 청년들의 꿈을 실현시키고, 지역 소멸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청년 창업 지원사업을 추진한다. 지난해 실시한 창업 지원사업에 선정돼, 열심히 자신의 꿈을 일구고 있는 청년들의 성공 스토리를 살펴보고 강진군의 올해 지원사업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아본다. /편집자 주


 

 

■ 낡고 오래된 골목에서 가장 밝게 빛나는 카페 - 낭만지구

서울에서 축제와 공연, 이벤트 기획으로 치열한 20대를 보냈고, 30대의 대부분은 세계 각국을 돌아다니며 견문을 넓힌 백선영 대표.

백 대표는 현재 강진읍에서 가장 낡고 오래된 골목으로 꼽히는 보은로 모퉁이에서 작은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카페 이름은 낭만지구.

"오래된 이발소부터 전파사, 방앗간, '34-' 로 시작하는 옛 전화번호가 적혀있는 간판까지, 이곳의 첫인상이 바로 '낭만'이었어요. 낭만도 지키고, 골목도 지키는 공간으로 남고 싶어 카페 이름을 '낭만지구'로 정했습니다."

낭만지구는 꾸밈없는 자연 그대로의 커피, 차, 주류, 식사를 취급한다. 특히 뱅쇼와 마자그란은 이 집만의 시그니처 메뉴로 다른 곳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어, 한 번 맛을 본 손님들은 반드시 단골이 된다. 또 귤피생강차와 유자 에이드는 충분히 오랜 시간을 저온 숙성 시킨 수제청을 사용하다 보니, 그 차이를 느낀 고객들이 꾸준히 찾아오는 편이다.

백 대표의 경력은 '낭만지구의 매력'만큼 화려하다. 대학로 뮤지컬센터와 국립극장, 시드니 아쿠아리움, 카페 로얄 코펜하겐 등에서 고객 응대 업무를 맡았고, 서울변방연극제, 실험연극제, 민족극한마당, 축제유랑단, 메세나폴리스 밤샘 영화제, 시청 앞 멍때리기 축제, 에르메스 코펜하겐 오픈 파티 등에 기획·마케팅이나 스탭으로 참여한 이력이 있다.

나름 기획·마케팅과 고객 응대에 노하우가 있다고 자신했지만, 막상 창업을 하고 보니 예상하지 못했던 변수와 어려움이 많았다. 그때마다 강진군의 지원은 큰 도움이 됐다고 회상한다.

"메뉴에 대한 자신감도 있었고, 누구에게 어떻게 팔지도 선명했지만, 매출이 얼마나 나올지는 예견하기 힘들었습니다. 실제로 일정 기간동안 매출이 들쑥날쑥해서, 강진군의 임대료 지원이 정말 큰 힘이 됐습니다. 인테리어와 재료 구입 비용 지원, 창업 컨설팅도 물론 마음에 쏙 들었구요"

백 대표는 현재, 처음 지원사업 신청 시 계획했던 대로 카페를 찾는 이들과 함께 '영화 한 잔', '그림책을 요리하다' 같은 이벤트를 정기적으로 추진하며 문화 융복합 공간으로 조성하고 있다.

'영화 한 잔'은 3월부터 11월까지 매월 4회, 독립영화를 감상하는 프로그램이다. 강진군민이면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책 속의 요리를 직접 체험해보는 '그림책을 요리하다'는  6~13세 어린이를 대상으로 방학 기간에 4회 진행하고 있다. 이 밖에 삼짇날 화전놀이, 단오 축제, 판소리, 크리스마스 포트럭 파티 같은 이벤트도 비정기적으로 열고 있다.

 

■ 핸드메이드 감성의 고품격 목공 브랜드 - 하이홉스

"100년을 이어갈 고품격 목공예품을 만드는 게 하이홉스의 목표입니다."

'한옥 보수 과정에서 나온 폐목재를 업사이클링 해 목공예품을 만들겠다'는 기발한 아이디어와 작업 현장에서 갈고닦은 진한 내공으로, 지난해 강진군 청년 지원사업에 선정된 하이홉스 김시온 대표.

김 대표는 목수다. 그냥 목수가 아니라 20대에 목수가 되겠다는 뜻을 세우고, 30대에 자신의 꿈을 실현한 '집념과 도전'의 젊은 장인이다. 김 대표는 군대를 전역하고 나서 곧바로 목수 활동을 시작했다. 다른 이유는 없었다. 나무가 너무 좋아서였다.

목공소 일과 목조주택 빌더로 사회생활을 시작했지만, 보다 체계적인 목공 지식을 배우고 싶어 평창한옥학교에 들어가 전 과정을 이수했다.

배움에 있어 누구보다 성실한 모습에, 유독 교수님들의 사랑을 많이 받았다. 전공 교수님의 소개로 강원도 오대산 월정사로 들어가 본격적인 한옥 목수의 길을 걸었다.

"월정사에서의 치열했던 현장 경험이 지금의 저를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힘든 점도 많았지만 하나라도 더 배우고 싶은 마음에 가장 먼저 일어나고, 가장 늦게 자는 버릇을 들였는데, 지금도 꼭 지키고 있습니다."

1년 365일을, 늦어도 5시 20분에는 아침을 맞이하는 김 대표의 피나는 노력은 '대목수' 자격증 취득이라는 빛나는 성과로 돌아왔다.

대목수는 한옥 목수들이 '과거시험 급제'와 견줄 만큼, 문화재수리기능자로서 상당히 의미 있는 자격증이다. 대한민국의 각종 문화재 현장에 들어가기 위해 반드시 취득해야 할 필수 자격증이기도 하다.

그렇게 평창에서 열정의 4년을 보내고, 은퇴한 아버지가 귀향한 강진으로 돌아와 지난해 3월 창업했다. 김 대표가 운영하고 있는 하이홉스(highhopes)는 병영면 돌담길에 위치하고 있으며 높은 포부, 큰 기대, 드높은 기상 등의 뜻을 품고 있다.

창업 당시 김 대표는 강진군으로부터 2천만원의 지원금을 비롯해 멘토 매칭, 마케팅 등 다양한 컨설팅을 제공 받았다. 청년 창업 지원사업이 트리거로 작용해 지난해 5천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망치가 닳을수록, 톱이 무뎌질수록, 고민의 주름이 깊어질수록 목공예품의 품격과 가치가 올라가는 것을 알기에, 김 대표는 최근에도 목공예 작업, 브랜딩, 작업장 이전, 직원 채용 등으로 뜨겁고 치열한 하루를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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