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이가월기" 이야기
[기고] "이가월기" 이야기
  • 이재광 _ 시인
  • 승인 2023.04.04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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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광 _ 시인

이야기가 가득한 월남마을 기행 '이가월기'는 월출산 차밭길걷기와 차이야기 다담茶談으로 풀어진다.

그 이야기는 당연히 강진 성전면 월남(月南)마을 '백운옥판차 이야기' 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월출산 경포대 남쪽 아래 기氣가 모이고 햇살좋은 월남마을 이한영생가 '백운옥판이야기'에서 출발하여 월남사지 3층탑 한바퀴 돌고나서 경포대 소류지와 사도세자 스승 동강 이의경 선생이 사도세자 사후 낙향하여 은거했던 곳 우락당 터와  이의경 선생 묘소를 지나 월출산 茶차밭을 지나서, 백운동별서정원에 머무르고 다시 이한영생가 '백운옥판이야기'에 돌아와서 다담茶談과 차茶교육으로 마무리하는 것이다.

올해 들어 작년에 이어 벌써 2년차가 되다보니, 걷기와 차야기 행사 특히 '이가월기 화전놀이'는 강진을 중심으로 장흥 영암 뿐아니라 목포 광주는 물론 서울과 경상도에서도 손님이 오시는 등 행사가 커져가고 있다.

모두 다 '백운옥판이야기' 이현정 원장님의 덕德이고 복福이다. 또 다산 정약용 선생의 제다법을 전수하여 내려온, 일제강점기 때 일본 차와 맞선 조선차 상품을 낸 이한영 선생님 생가 전통과 호남의 삼대정원 중 하나인 '백운동별서'에 기인한 역사잇기 행사이기에 그 후광을 입고있는 것이다.

이번 4월 22일날 진행하는 화전놀이 행사는 시낭송에서부터 시작하여 광주에서 모시는 가수 뿐아니라 진도의 소리꾼 명창 선생님, 장흥의 최옥산류 가야금 맥을 잇는 가야금 선생님 공연과 그와 어울리는 시조창이 이어지면서 한국전통무용 선생님의 아름다운 봄맞이 우리춤으로 수준 높은 문화행사도 펼쳐질 것이다.

백운동 별서정원은 조선중기 처사 이담로가 들어와 계곡 옆 바위에 '백운동白雲洞'이라 새기고 조영한 원림으로, 자연과 인공이 적절히 조화롭게 배합된 배치와 짜임새 있는 구성으로 우리 전통 원림의 원형이 그대로 보존되어있다.

백운동이란 '월출산에서 흘러 내린 물이 다시 안개가 되어 구름으로 올라가는 마을'이라는 뜻이라 한다.

월출산 능선의 기암괴석의 바위들이 보이는 '백운동별서'는 다산선생이 1812년 이곳을 다녀간 뒤 아름다운 경치에 반해 제자 초의선사에게 <백운동도> 를 그리게 하고 백운동 원림의 12승경을 노래한 시문을 남겼다.

백운동 계곡은 강진향토문화유산 22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조선중기 선비들의 은거문화를 알려주는 중요한 문화유산이다.

그런데, 겨우내 움추리고 글읽던 집안에서 벗어나 완연한 봄기운 맞으러 진달래 산천으로 야외에 나와 상춘곡을 음풍하고, 아무리 다산선생과 이 지역 선비들이 세욕을 멀리한 담론이 있었더라도,

온 국민 백성 8할이상은 소작인들이어서 하루 하루 끼니를 두고 걱정했던 춘궁기와 보릿고개를 지내며 살았기에 극심한 춘궁기 때는 진달래 따먹고 물 배채웠던 때가 많았을 것이다. 어쩌면 그들 눈에는 니나노 매화타령으로 보였을지도 모른다. 어쨌거나 저쨌거나 봄따먹는 봄이 왔다.

봄따먹는 꽃따지(野川  이재광)

꽃따지 꽃따지
봄 따먹는 꽃따지

멧비둘기 구구 울고
천지간에 아지랭이 배엥뱅
어질어질 어지럽지

장다리꽃 찔레순 삐비
먹어도 먹어도 물 배 채울
허기진 꽃따지

밤새 붉게 토한 두견새 피는
온산에 진달래 다시 피우고
풀꾹 풀꾹 풀꾹새 피울음은
어머니의 넋이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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