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출근하자마자 이장님들의 전화를 먼저 받는다. 특히, 바람이 불거나 눈이나 비가 온 다음 날은 마을 방송이 안 나온다는 이장님들의 전화를 많이 받는다.
날씨가 그리 나쁘지 않더라도 1년 365일 밖으로 노출되어 비바람을 맞고 있는 마을 방송 스피커는 언제 고장이 나도 이상할 것 없다. 마을회관 안에 있는 방송 앰프와 마을 여기저기에 설치된 스피커를 연결하는 케이블이 끊어지는 것도 흔한 일이다.
더구나 요즘 주택은 단열과 방음이 잘 되어 있어서, 밖에서는 쩌렁쩌렁 들리는 마을 방송이 방안에서 아무리 귀를 쫑긋 세워도 들리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여름보다는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가을이나 겨울이 되면 마을 방송이 안 들린다는 민원이 유독 많다.
주택들이 밀집되어 있고 3층 이상의 건물이 많는 강진읍에는 스피커를 아무 곳에나 설치할 수가 없다. 스피커에 가까운 집에서는 시끄럽다는 민원이 들어오고, 메아리(소리반사:파동이 진행하다가 장애물을 만나면 되돌아오는 현상)처럼 울림이 심해 무슨 소리인지 알아들을 수가 없다고들 한다. 마을이 촘촘히 인접해 있는 경우에는 우리 마을 방송보다 옆 마을 방송이 더 잘 들리기도 하고, 이 마을 저 마을 방송 소리가 겹쳐 들리기도 한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강진군에서는 각 가정에 마을 방송 가정용 수신기 보급을 추진하였으나, 매년 4억 원씩 투자한다 해도 전 세대 보급까지 10년 이상이 걸릴 전망이다.
2023년 오늘, 지금. 강진군에서 생활하는 주민들에게 양질의 마을 방송을 전달할 방법은 없을까?
비바람에 케이블이 떨어질 걱정 없이 방송을 들을 수 있고, 큰 소리, 울리는 소리, 들릴 듯 말듯한 소리에 스트레스 받는 주민 없이, 시간과 장소에 관계없이, 선명하고 깔끔한 음질의 마을 방송을 청취하게 할 수 있는 가성비 좋은 방법은 과연 없는 것일까?
강진군에서는 정보통신기술(ICT) 융합으로 이루어지는 4차산업혁명 기술에서 답을 찾아보고자 한다. 4차산업혁명의 초연결 시대에 데이터 통신이 가능한 곳이라면 언제, 어디서나 마을 방송을 청취할 수 있는 마을 방송 앱(App,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는 것이다.
어쩌면 고령의 어르신들은 처음에는 사용하기 어렵다고 느끼실 수도 있다. 하지만 가족 또는 지인과의 대화나 동영상 시청 등 어르신들의 스마트폰 사용률이 점점 높아지고 있어, 마을방송 앱도 몇 번 사용하시다 보면 금방 적응되시지 않을까 생각한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의 '2021 디지털 정보격차 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고령층의 스마트폰 보유율은 2020년에 76.6%이었던 것이 2021년에는 81.5%로 2020년에 비해 4.9% 증가했다.
연령별로 보면 50대가 90.6%, 60대가 91.2%, 70대 이상은 63.2%가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다. 특히, 70대 이상의 스마트폰 보유율이 2020년에 44.9%에서 1년 사이 18.3% 대폭 증가했다. 스마트폰 사용이 급속하게 증가함에 따라 고령층의 디지털 정보화 수준도 매년 꾸준히 높아지는 추세다.
카카오톡으로 대화를 메시지를 주고 받으며, 유튜브로 영상 시청이 가능하신 분들은 어려움 없이 마을 방송 앱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군에서는 마을마다 방문해 앱을 설치하고 사용하는 방법을 홍보하고 안내할 예정이다. 마을 방송 앱을 사용하면 내가 꼭 집에 있지 않아도 스마트폰을 통해서 바로바로 마을 방송을 청취할 수 있다는 매력에 푹 빠지게 될 것이다.
자식들에게 이렇게 자랑하실지도 모른다. "철수야! 우리 마을은 방송이 스마트폰으로 오는디, 내가 서울에 있어도 우리 마을 방송을 들을 수 있다니까 너희 집에 며칠 묵어도 이장님 방송 못 들을 걱정이 없겠다. 세상 참 많이 좋아졌네~"
※ 강진군 마을방송 앱은 구글 플레이스토어나 애플 앱스토어에서 "강진군 스마트 마을방송"을 검색하거나 강진군 홈페이지 '강진군 공공앱 바로가기'에서 내려 받을 수 있습니다. <설치 및 사용법 문의 : 강진군청 총무과 정보통신팀(430-3605~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