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만이 쓰레기로 죽어간다
강진만이 쓰레기로 죽어간다
  • 주희춘 기자
  • 승인 2005.01.2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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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강진만어장정리사업 현장 주변...각종 폐기물 난장판

겨울 갈대밭이 장관인 강진읍 남포 건너편 바닷가. 군동 삼신교에서 둑을 타고 한참을 들어가면 예전 어장정화사업 간판이 남아있는 곳에 꽤 넓은 공터가 있다.

갈대밭 넘어 가까운 바다에서는 고니가 한가로이 노닐고 바다 건너에는 강진읍 시가지가 손에 잡힐 듯 가깝다.

▲ 쓰레기 소각장을 방불케 하고 있는 옛 강진만어장정화사업자리가 있는 바닷가 주변. 멀리 강진읍 시가지가 보인다.
그러나 자동차를 세우고 공터로 걸어들어가자 전혀 다른 모습이 기다리고 있었다. 불에 태워진 채 시커멓게 그을린 쓰레기들이 난잡하게 널려 있고 각종 음식물 쓰레기와 채소류 쓰레기들이 타지 못하고 비닐봉지안에서 썪고 있었다.

쓰레기의 종류도 다양했다. 폐타이어에서부터 자동차 범퍼등이 여기저기 나뒹굴고, 수북히 쌓인 건축폐기물들이 불에 검게 그을린 수십개의 일회용 부탄가스통들과 난잡하게 흩어져 있었다.

▲ 범퍼를 비롯한 각종 자동차 부품들이 버려져 있는 모습.
수북히 버려져 있는 쇳가루도 보였다. 미세한 가루는 바람에 날려 주변 강진만으로 들어갔다. 시너를 비롯한 환경에 치명적인 각종 화학물질 빈통도 수십개 흩어져 있었다.

이 일대는 1천500여m 지점은 완전히 쓰레기장을 방불케 했다. 건축폐기물도 여기저기 수북히 쌓여 있었다.

▲ 이렇듯 무단으로 쓰레기가 바려져 불로 태워진 곳이 산재해 있다. 멀리 보이는 산이 군동 금사봉이다.
벽돌조각에서부터 굳어버린 시멘트 포대, 폐냉장고, 깨진 항아리등이 갈대밭 이곳저곳에 쳐박혀 있었다. ]

쓰레기 종류로 봐서 이곳을 집중 투기장소로 삼고 있는 사람 숫자가 여럿 될 것으로 보였다.

이렇게 방치된 각종 폐기물들은 비가 오면 그대로 씻기어 강진만으로 유입되고 있었다.


▲ 버려진 폐타이어들.
각종 폐기물은 인근에도 널려있다. 공터에서 나와 둑으로 올라오면 이곳 역시 곳곳에 건축물 폐기물이 쌓여있다.

좌측 바다쪽으로 고개를 돌려보면 집중호우  때 상류에서 떠내려 온 것으로 보이는 생활쓰레기가 갈대위에 마치 그물에 잡힌 고기처럼 수북히 걸려있다.

군은 최근까지 국비 4천여만원을 들여 태풍 매기로 인한 수해쓰레기를 모두 처리했다고 밝히고 있다.

▲ 경고판 아래에서 태워진 쓰레기들. 강진만과 강진읍 시가지가 보인다.
이곳에서 조금 나오면 군동면장 명의로 쓰레기를 버리지 말라는 경고문이 바다둑에 설치돼 있으나 보란 듯 경고간판 아래에 건축폐기물과 부탄가스통등이 새카맣게 그을린 채  쌓여 있었다.

강진만주변은 이 일대만 폐기물이 버려지고 있는게 아니다. 남포에서 해창까지 둑을 타고 내려가 보면 이 곳 역시 이름만 붙지 않았지 공공쓰레기 장소나 다름없다.

태워지고, 깨지고, 찢긴 폐기물들이 바다둑에 줄줄이 산재해 있다. 인근 마을에서 농로를 타고 해변으로 다가와 버린 것으로 보이는 쓰레기들도 적지 않다.

▲ 바람에 날려 바다로 들어가고 있는 석면가루.
건축폐기물이나 폐차량 부품등은 지정된 기관에 비용을 지출하고 처리하도록 규정돼 있다.


인근 마을주민들은 “인적이 뜸한 곳이라 누가 언제 얼마나 버렸는지 알 수 조차 없다”며 “군에서 단속도 하지 않으니 강진만만 몸살을 앓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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