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혹시 무슨 띠인가요? 12 동물 띠의 기원설화
[특집] 혹시 무슨 띠인가요? 12 동물 띠의 기원설화
  • 강진신문
  • 승인 2022.03.07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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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점권의 다시 보는 중국의 고전(8)

 


김점권 전 센터장은 도암출신으로 전남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포스코 및 포스코건설에서 25년간 근무하면서 포스코건설 북경사무소장을 거쳐 중국건설법인 초대 동사장을 지냈다. 이어 광주테크노피아 북경 센터장을 거쳐 교민 인터넷 뉴스 컬럼리스트로 활동했다.
중국에서 25년간 생활한 역사와 고전, 문학류를 좋아하는 김 전 센터장을 통해 중국고전에 대해 새롭게 접근해본다. 편집자주/


중국도 본인의 동물 띠 매우 중요하게 생각

중국에서 지난 25년 살아오면서 서로의 나이가 궁금할 때, 먼저 물어보는 것이 있었다. '혹시 무슨 띠(12生肖) 인가?' 태어난 해를 구체적으로 물어보기보다는 띠의 동물을 물어봄으로 쉽게 상대의 연식을 파악하는 방법이었다. 확실한 것은 중국에서도 우리와 똑같이 본인의 동물 띠를 중요하게 생각하였다.그런데 띠에 12동물을 사용하는 것은 중국 문명의 초기 단계부터 수백년에 걸쳐서 발전해 온 것은 분명하지만, 역사적으로 그것의 실제 기원을 조사하기란 무척 어렵다고 하며, 걸맞는 각종 우화와 설화가 있다.

우선, 12 동물은 어떤 동물인가? 12동물은 쥐(子), 소(丑), 호랑이(寅), 토끼(卯), 용(辰), 뱀(巳), 말(午), 양(未), 원숭이(申), 닭(酉), 개(戌), 돼지(亥)이다. 그런데 왜, 상기 동물 순서로 서열이 정해졌는가? 중국은 중국 대로 5가지 전설이 있고, 우리나라는 우리 방식대로, 일본과 인도는 자기 나라 설화, 불교는 불교 설화가 있으나, 중국 전설 5가지 중에서 가장 많이 전래되고 있는 설화를 바탕으로 내용을 꾸며 볼까 한다.

옥황상제가 한 해를 상징할 12동물을 정하기로 했다. 먼 옛날 옥황상제는 한 해의 상징을 12개의 동물 이름으로 정하겠다는 마음을 정하고, 선출되기를 바라는 동물들은 태행산에 와서 신청을 하되, 먼저 도착한 12동물을 선정하겠다는 공고를 내렸다.

공고 게시 첫날, 평소에 늦잠을 좋아하는 고양이는 옆집에 사는 친구인 쥐에게 내일 아침에 일찍 깨워주기를 부탁했다. 쥐는 흔쾌히 승낙하였으나, 다음날 출발할 때는 고양이를 깨우지 않고 혼자서 '핑' 떠나고 말았다.

결국 고양이는 늦잠을 자게 되어 신청을 못하게 되었고, 이로 인해 고양이와 쥐는 영원히 서로 원수지간이 되었다고 한다. 쥐가 태행산에 도착해 보니 이미 호랑이, 토끼, 양, 말, 돼지, 닭, 원숭이, 개, 용, 소, 뱀, 사자 등이 도착했음을 발견했다. 12동물이 먼저 도착하여 성원이 되어버린 것이다.

놀란 쥐가 멍하게 있는 순간, 갑자기 코끼리의 '펑, 펑, 펑'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사자가 코끼리에게 말하길, '이미 12자리가 꽉 찼어, 너는 다음 기회에 와 !'라고 하자, 코끼리는 너무 심하게 달려오느라 사자의 모습과 말도 듣지 못하고 내달려 사자를 육포로 만들어 버렸다. 결국 최후의 한자리는 사자 대신 코끼리 차지가 된 셈이다.

하지만 쥐는 아직 꿈을 접지 않았다. 그는 코끼리의 긴 코에 살짝 얹어서 눈치를 살폈다. 화가 난 코끼리는 긴 코를 흔들어 쥐를 앞바닥에 내동댕이 쳐버렸다. 이때 오색찬란한 구름을 타고 옥황상제가 나타났다. 결국 쥐는 코끼리 대신 마지막 12동물 범위에 들어간 것이다.

이제, 12동물의 서열을 정하기로 했다. 옥황상제가 12동물에게 서열 정하는 방법을 물었다. 동물들이 각자 제멋대로 떠들며 자기에게 유리한 방법을 냈다. 원숭이는 바나나 먹기 대회를 제안했고, 용은 비 내리기 대회를, 양은 털 깎기를, 토끼는 달리기를, 멍청한 돼지는 무조건 소란을 피웠다. 화가 난 옥황상제는 돼지에게 무조건 꼴등 자리를 벌로 주었다. 개는 얍삽한 토끼의 건의가 싫어서 토끼를 물어버렸다. 역시 화가 난 옥황상제는 벌로 개를 돼지 앞자리인 11번째 자리로 정해버렸다.

결국 토끼가 제안한 달리기 경기가 채택되었다. 경기 시작 전 쥐는 고민하였다. '내 능력으로 아무리 달려봐도 꼴등이다. 어떻게 할 것인가?' 고민 끝에 쥐는 비교적 온순한 소에게 다가가서 제안했다. '소 님, 내가 당신 머리에 앉아서 노래를 불러 주며, 응원해 주면 안 되겠나요?' 대범한 소는 순수하게 동의했다. 달리기 대회는 치열했다. 토끼, 말, 호랑이, 용 등은 앞을 향해 거침없이 뛰었고, 원숭이는 나뭇가지 사이를 날아다니며 훨훨 날았고, 유일하게 닭은 세월아 네월아 하면서 주변 볼 것 다보며 천천히 자기 걸음으로 달렸다.

하지만 네발로 치달리는 소의 달리기는 뛰어났다. 더군다나 소의 머리에서 노래부르며 소리치는 쥐의 응원 소리는 더욱 힘을 내게 하였다. 결국 원숭이는 결승점에 나무가 없어서 양의 뒷자리로 떨어졌으며, 말은 돌 파편이 튀겨서 미끄러졌으며, 결국 현실에서는 불가능할 것 같은 소가 1등으로 결승점에 도착할 즈음, 쥐가 소 목에서 살짝 뛰어내려 일등으로 결승점에 선착하였다.

경기가 끝난 후 옥황상제는 순서를 선포하였다. 1위는 쥐, 2위는 소, 3위는 호랑이, 4위는 토끼, 5위는 용, 6위는 뱀, 7위는 말, 8위는 양, 9위는 원숭이, 10위는 세월아 네월아 한 닭이, 11위는 벌받은 개가, 12위 꼴등은 역시 벌받은 돼지가 차지했다.

옥황상제가 순위를 발표하고 나서, 공식적으로 매년 이름을 12동물 순서로 하기로 발표하였다. 이때 용이 다시 건의하였다. 일 년은 그렇다고 하더라도, 하루의 시간을 12개로 나눠서 우리의 이름을 사용하면 좋지 않은가? 하루 시간을 동물들의 특성에 맞게 12개로 나눴다. 옥황상제는 용의 건의를 받아들였다. 아울러 각 동물들에게 자신의 시간에 대해서 설명을 요청했다.

먼저 1등인 쥐가 말하길, 저녁 11시부터 다음날 1시까지 '자시 (子時)'로 하는데, 이 시간에는 우리 쥐들이 담량이 가장 크고 활동량도 가장 많기 때문이라고 했다. 1시부터 3시까지인 '축시 (丑時)'에 대해서 소는 밤에 여물을 충분히 먹은 후 이때 되새김질로 소화를 하는 하루 중 가장 편안한 시간이라고 설명했다.

새벽 3시부터 5시까지인 '인시 (寅時)'에 대해서 호랑이는 이 시간에 가장 흉맹스럽고 사람을 가장 많이 해치지만, 그래도 호랑이의 시간이라고 할 수 있다고 으르렁거렸다. 새벽 5시부터 아침 7시 사이인 '묘시 (卯時)'인 토끼는 이 시간에는 아직 태양이 떠오르지 않고, 달빛이 사그라지지 않은 때인데, 월궁에 살고 있는 선녀와 옥토끼의 전설이 우리 시간이라오 라고 설명했다.

아침 7시부터 9시까지인 '진시 (辰時)'에 대해서 용은 이 시간에 우리 용들은 비를 내리게 하여 인간에게 유용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아침 9시부터 오전 11시까지인 '사시 (巳時)'에 대해서 뱀은 이 시간에 뱀은 활동하지 않으며, 인간을 물지도 않고 풀속에서 은닉할 때이니, 뱀의 시간이라고 할 수 있지 않겠는가  라고 주장했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까지인 '오시 (午時)'의 주인공 말은 도사의 말을 빌려서 정오에는 태양이 정 중앙에 이르게 되고 양기가 극성에서 음기로 변환되는 시간으로 모든 동물이 약간의 후식을 취해야 하는 하는 시간이나, 유일하게 말 만이 우뚝서서 모든 것을 지켜볼 수 있기 때문에 말의 시간이라고 장황하게 설명했다.

오후 1시부터 3시까지인 '미시 (未時)'에 대해서 양은 이 시간에 우리가 배출한 오줌은 발광병에 도움이 된다고 하였으며, 오후 3시부터 5시까지인 '신시 (申時)'의 주인공인 원숭이는 이 시간에 우리 원숭이들의 목소리는 가장 맑고 청량하며 널리 울려 퍼진다고 자랑하였다.

저녁 무렵 5시부터 7시까지인 '유시(酉時)'에 대해서 주인공인 닭이 설명하기를 '해는 서산에 저물고 닭은 둥지로 들어간다' 당연히 닭의 시간이라고 주장하였다.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인 '술시 (戌時)'에 대해서 개는 이 시간은 아직 어둠은 깊어지지 않았지만, 도둑이 성하는 시간인지라 가장 경계해야 하는데, 우리 개가 아니면 누가 집을 지키겠는가?라고 자랑스럽게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밤 9시부터 11시까지인 '해시 (亥時)'에 대해서, 주인공인 돼지는 이 시간에 우리 돼지의 수면은 가장 깊고 달콤하며, 우리 고기는 더욱 살찌게 되고 빨리 생육한다고 코를 벌름거리며 설명하였다.

이상이 보통 사람이 느낄 수 있는 12동물들에 대한 전설과 설화의 큰 흐름이다. 하지만 전문가적인 입장에서 본다면 우리가 모르는 깊은 동양철학적인 의미와 해석이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12지신(十二支神)은 호국 신앙이었다. 특히 불교학적으로 12지신(十二支神)은 땅을 지키는 12신장으로 <약사경 (藥師經)>을 외우는 불교 신자를 지키는 신장이라고 한다. 이들은 12방위에 맞추어서 호랑이, 토끼, 용, 뱀, 말, 소, 원숭이, 닭, 돼지, 개, 쥐, 양 등의 얼굴 모습을 가지며 몸은 사람으로 나타난다고 하는데, 이것은 도교의 방위 신앙에서 강한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12지신 신앙은 약사 신앙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고 하는데, 이는 신라가 삼국을 통일하기 전까지는 호국적 성격을 띠다가 그 이후는 단순한 방위 신의 역할로 변모되어 갔으며, 이것은 탑을 만들 대 하층부에 십이지신상을 조각하여 후세에 전해졌다고 한다.

12동물 띠는 종교와 학문의 깊이와 관계없이 우리 생활에 깊게 녹아있는 친근한 동무같은 존재다. 생판 모르는 사람이라도 처음 만나서 무슨 띠인가를 물어 보고 같은 띠 동물이라면 묘하게도 친근감이 가는 것은 현실이다. 금년은 검은 호랑이 해라고 하다. 공포의 대상이지만 용맹하고 기백이 뛰어나며,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고 권선징악을 판별하는 신통력있는 동물이 호랑이의 장점이라고 한다. 2022년 임인년, 호랑이의 강직함과 용맹함으로 작년 한 해의 액운이 싹 가시고 새로운 기운이 충만하기를 진심으로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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