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주민과 공무원의 거리부터 좁혀야 한다
[사설]주민과 공무원의 거리부터 좁혀야 한다
  • 강진신문
  • 승인 2004.11.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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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은 참담하다. 공무원들도 비통하다. 승자 없는 싸움이었다. 초유의 공무원 파업사태가 가져온 것은 참담함과 비통함 뿐이었다.

정부가 이번 싸움에서 이겼다고 생각하면 그것은  오산이다. 정부가 공무원들의 파업을 막았던 가장 큰 힘은 ‘경제도 어려운데 공무원들이...’하는 국민의 정서였다. 그런데 의견차이는 있겠지만 ‘어려운 경제 상황’은 노무현 정부의 경제정책 실패 때문이다.

노무현정부가 국민들을 얼마나 어렵게 하고 있는지 이번 일을 통해 여실히 증명된 것 뿐이다.   

이번 싸움이 기능(技能)한 것은 있다. 주민들의 마음과 공무원들의 마음이 크게 벌어져 있다는 것이 확연히 드러났다. 주민들의 마음속에 공무원들을 미워하고 있는 마음이 얼마나 많은지, 공무원들은 민심을 얼마나 안이하게 생각 하고 있었는지 이참에 우리는 확실히 보았다.

이런 상태에서 지역 경쟁력 운운하는게 무리였다. 지역을 발전시켜 보자는 외침도, 모두 합심해 강진을 살려보자는 일부의 주장도 깨진 독안에 있었다.

주민들과 공무원들의 간격이 멀어질 때 손해는 확실히 온다. 이번에 강진군청 공무원들은 손해를 확실히 보았다. 공무원 신분이 경각일때, 주민들의 따뜻한 목소리가 애타게 그리울 때,  “모두 짤라라”하고 외치는 일부 주민들의 목소리를 확실히 들었다. 

주민들은 공무원이 주민들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로 생각하지 않았다는 증거다. 공무원들이 없으면 불편한게 많아진다는 단순한 사실도 마음속에 깊이 스며들지 않았다는 증표다. 살벌한 분위기속에 “아이고 짠한 거”하는 목소리는 힘을 얻을 수 없었다.

공무원들이 진정으로 주민들의 아픔과 함께 하려 노력했고 주민들의 생활을 개선시키기 위해 헌신했는지 이번 기회에 마음깊이 되돌아보길 바란다.

공무원들은 주민들과 함께 해야한다는 엄연한 사실인 것이다. 그 단순한 사실이 이렇게 쓰라린 경험을 통해 다가왔다.  

공무원과 주민들의 간격이 이토록 멀어진 것은 정부 탓이 크다. 공무원들의 생활은 끄떡없는데 주민들의 생활은 갈수록 어려워졌다.

정부의 경제정책 실패로 주민들은 어려움을 호소하는데도 정부와 한 몸인 공무원 조직은 별 탈 없는 이 대립구조야 말로 우리사회가 내재하고 있는 적지 않은 불씨다.

이같은 대립구도는 농촌에서 분명해 진다. 강진과 같이 인구가 적은 곳은 그 정도가 강해진다. 그래서 이번에 파업을 우려했던 사람들은 강진 공무원들이 좀 조심스럽길 바랬지만 결과는 전남에서 강진만 유일하게 파업에 참여한 것이었다.

이번 파업관련자들에 대한 처벌은 행정기관 내부적으로 풀어나가겠지만 주민들과 공무원들 사이에 형성돼 있는 간격은 하루 빨리 좁혀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공직사회가 주민들에게 보여주는게 많아야 하고 그게 우선이지만 주민들도 공무원들을 포용하는 마음을 가지는게 필요하다.

공무원들은 이번에 주민들의 정서와 동떨어져 있을 때 어떤 상황이 오는지 많은 일을 겪었다. 주민들도 마찬가지다. 주민들이 공직사회를 배타적으로 대할 때 주민들이 얻을 이익은 아무것도 없다. 강진지역 사회에 도움이 될 것도 없는 것은 마찬가지다. 공무원들이야 말로 주민들이 질책도 해야겠지만 칭찬도 많이 하면서 그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여건을 조성해 주어야 할 사람들이다.

이번 일이 주민들과 공무원들이 서로의 필요성을 절감하는 교훈으로 작용하고, 이를 바탕으로 지역사회가 진일보하는 계기가 된다면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당혹감과 참담함이 결코 불행의 전조(前兆)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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