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못다 부른 명량의 노래(이순신의 동지, 명궁수 김억추 장수 이야기)
[기고] 못다 부른 명량의 노래(이순신의 동지, 명궁수 김억추 장수 이야기)
  • 강진신문
  • 승인 2020.04.26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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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찬구 _ 강진군도서관 우리들서평단

소설을 통해 역사적 인물을 만난다는 것은 설레는 일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한편으론 매우 조심스럽다.

소설이라는 장르의 특성상 어디까지가 사실에 입각한 서술이고 어디까지가 작가적 상상이 더해진 일인가를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 소설을 대면하면서도 그런 생각을 지울 수는 없었다. 특히 같은 지역 출신의 '김억추'라는 인물에 대한 사전 지식이 거의 없다는 사실부터가 어려운 지점이었다.

얼핏 오다가다 이름을 들었던 것이 전부였던 까닭으로 자칫 동향이라는 이유만으로 그를 영웅시 하려는 마음만 앞서는 것이 아닐까하는 경계심을 품고 책을 읽게 되었다.

김억추 장군은 1584년 명종 3년 11월에 강진군 작천면 박산리에서 태어났으며, 본관은 청주이고, 자는 방로이며 시호는 현무공이다.

1577년 선조10년 무과에 급제하여 무이보 만호가 되어 북변에서 전공(戰功)을 세웠고, 제주 판관, 사복시 판관, 진산, 순창 현감 등을 역임하였다.

임진왜란이 발발하자 방어사에 임명되었으며, 1597년 전라우수사에 임명되어 이순과 함께 명량해전에 참전하였다.

제주 목사를 끝으로 관직에서 물러나 강진으로 낙향하여 여생을 보내다가 71세에 사망하였다.
김억추는 명궁수로써 이름이 높았으며, 순조와 이순신도 그의 활솜씨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그는 무인으로써 사리와 공사가 분명한 용장임에 분명하다.

『못다 부른 명량의 노래』의 저자 정찬주는 1953년 2월 전남 보성군에서 태어났으며, 동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1983년 한국문단 신인상에 당선되면서 문단에 등단하였다.

행원문학상, 동국문학상, 화쟁문화대상 등의 다수의 수상 경력이 있으며, 주요 저서로써는 「이순신의 7년」, 「소설 정약용」, 「법정스님의 인생응원가」 등이 있다.

특히 불교와 연이 깊은 저자는 불교와 얽힌 다양한 작품활동을 하였으며 지금은 화순에 '이불재'라는 산방을 지어 텃밭을 일구며 자연에 둘러싸여 집필에만 전념하고 있다.

소설은 감동보다 묵직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누란의 위기에 처한 나라를 걱정하는 한 장수의 애달픔과 용기에 젖어 들 수 있어 좋다.

생각이 다르고 파당이 다를지라도 언제나 대의에 앞에서는 정의 편에 서서 장수로써의 길을 선택한 김억추 라는 인물을 담담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鎭南節義今爲誰 남녘 진압한 의리와 절의를 지금 누가 세웠는가
正時李公濟世時 바로 이순신 통제사께서 세상을 구제하시던 때에
英雄一去死於死 영웅은 한 번 떠남으로써 돌아가실 때 돌아가시니
使我悲兮回道遲 나도 비탄에 빠져서 머리를 돌리기조차 더디구나 (p.365)

역사 속에는 위대한 인물이 많다. 그리고 당연히 그런 인물은 후세에 이름을 남긴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인물도 많다. 여기 김억추 라는 인물이 그러하다.

그래도 후세의 우리는 그 이름을 기억해야 한다. 우리가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이기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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