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한 번쯤은 내 마음대로
[서평] 한 번쯤은 내 마음대로
  • 강진신문
  • 승인 2019.12.09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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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군도서관 우리들 서평단 _ 김순임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 / 하완 지음

 

인생의 목적은 행복하게 사는 것이고, 행복하려면 노력을 해야 한다고 한다. "천재는 노력하는 자를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는 명언처럼 우리는 끊임없이 즐길 수 있는 일을 찾아다니고,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고자 노력해왔다.

저자는 4수 끝에 홍대에 입학하여 졸업 후 회사에 다니며 일러스트레이터로 투잡을 뛰었다. "노력해라, 최선을 다해라, 인내해라"는 말을 수없이 들으면서 시키는 대로 열심히 살았다. 그렇게 열심히 살았는데도 점점 불행해지는 느낌이 들어 "이제부터는 열심히 살지 않겠다"고 선언을 한다.

"대낮에 소파에 앉아 멍하니 있다 보면 어느새 날이 어둑해진다. 정말 아무것도 안 했는데 하루가 다 지나가버린다. 시간은 금이라는데, 예전 같으면 아까워서 뭐라도 했을 시간을 이렇게 막 쓰고 있다. 평생 낭비라는 것을 해본 적 없는 내가 마음껏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 뭐니 뭐니 해도 인생 낭비만 한 게 없다.

누구 하나 눈치 주지 않는다. 해야 할 일도 없다. 이렇게 아무것도 하지 않는 하루를 보내는 것이 얼마 만인가. 이런 하루를 보내고 나면 뭔가 충만한 기분이 든다. 하루를 온전히 나를 위해 쓴 것 같은 기분, 낭비가 아니라 무언가로 가득 채워지는 기분이다. 무언가를 해야만 의미 있는 시간이 아니다. 때론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이 더 큰 의미가 있다. 나에겐 그런 시간이 필요했다."(P100)

작가는 아직 위로는 필요가 없다고 한다. 인생을 포기하지 않았고, 오히려 잘 살고 싶은 마음에서 열심히 살지 않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단, '열심히'의 논리 때문에 내 시간과 열정을 부당하게 착취당하고 싶지 않을 뿐이라며.

혜민 스님은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에서 내 마음이 쉬면 세상도 쉬고, 내 마음이 행복하면 세상도 행복하다며, 자신의 삶을 순간순간 사랑하고, 행복해하면 그 순간들이 모여 인생이 된다고 했다.

어쩌면 우리는 정말 원하는 걸 모르고 헛된 것들로 허기를 채우며 사는지도 모르겠다.

방전된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더' 하는 게 아니라 '덜' 하는 게 아닐까? 걱정도 좀 덜 하고, 노력도 좀 덜 하고, 후회도 좀 덜 하면 좋겠다는 작가의 말처럼 이제는 성공해야 하고, 열심히 노력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에서 벗어나 한 번쯤은 내 마음대로 살면서 자기만의 소소한 행복을 느껴보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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