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아트홀 특별기획전 '내고향 강진'
강진아트홀 특별기획전 '내고향 강진'
  • 김철 기자
  • 승인 2019.09.08 22: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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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 출신 작가 80명의 작품 전시

 

강진아트홀에 내고향 강진 기획전이 지난달 31일 문을 열었다. 강진에서 태어난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하는 이번 전시회는 남다르다고 할 수 있다.

이달 30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회는 1917년부터 1989년 사이에 강진에서 태어난 미술가 80 명의 다양한 작품을 통하여 강진군민 등의 여러 사람들이 강진군의 미술 현황을 이해하고, 각각의 작품에 담긴 예술성과 문화성을 이해함으로써 삶의 질 향상을 이루는 데 그 목적이 있다.

무엇보다 이번 전시는 한자리에서 강진의 현대미술을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이를 통하여 강진 미술의 형성과 발전을 이해하고, 작가들마다 다른 다양한 작품세계를 통하여 작가마다의 독특한 예술성과 고향 강진에 대한 정체성 및 애향심을 느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강진의 미술은 의외로 역사가 깊고, 생각보다 많은 작가들이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무엇보다 강진의 문화적 아이콘인 고려청자와 조선시대의 최고의 불화인 무위사 벽화, 다산 정약용의 유배문화를 토대로 이루어진 실경산수화와 추사 김정희의 예술혼이 담긴 소치 허련(許鍊, 1808~1893)의 남종화 전통을 토대로 강진의 현대미술과 호남 및 한국의 남화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그 시작은 1917년 병영으로 이사한 미산 허형(許瀅, 1862~1938)으로부터 이루어진다. 그가 8년 남짓 작품생활을 했던 병영은 그뿐 아니라 그의 두 아들 남농 허건(許楗, 1907~1897)과 임인 허림(許林, 1917~1942)이 그의 영향을 받아 미산의 아버지 소치가 추사 김정희에게 물려받은 남화를 새로운 한국화로 발전시켰다.

그리고 일제강점기에 도암에서 태어나 일본에 미술을 유학했던 강진 최초의 서양화가인 윤재우(尹在玗, 1917~2005)와 강진읍에서 태어나 일본에서 미술을 공부한 김영렬(1923~2003), 그리고 타지 출신으로 강진읍과 작천면·성전면·도암면 등의 중학교에서 미술반을 모아 함께 사생하면서 후학을 양성했던 양규철(1939~) 등의 교육 및 창작 활동은 강진의 미술계 형성과 서양화 발전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나타난다.

자세히 들어다보면 1917년 다산의 외가인 해남윤씨의 뿌리인 도암에서 고산의 13대 족손으로 태어난 귤원 윤재우(1917~2005)는 일본 오사카 미술학교에서 서양화를 배운 뒤 광주사범학교와 조선대학교 교수를 거쳐 서울의 중등학교 교사로 재직하며 많은 후학을 양성했으며, 사실적이고 목가적인 정경을 즐겨 그리면서 한국 현대미술의 발전에 크게 공헌했다. 귤원의 유화작품 123점이 올해 강진군에 기증되었다.

귤원 이후 100여 명의 미술가들이 강진 출신으로 활발하게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귤원보다 5년 늦게 강진읍에서 태어난 완향 김영렬(1923~2003)은 1943년 일본미술학원 서양화과를 수료한 뒤 성요셉여자고등학교 등지에서 후학을 양성하면서 고향의 산하를 사실적으로 그렸다.

완향에 이어 1930년대에 손두옥(1930)·류근홍(1939~1998)·신광옥(1939)과 이용희(1939)·조기정(1939) 임춘택(1942)이 태어나 각각 서양화와 도예 창작에 두각을 나타냈는데, 강진 미술의 2세대로서 다음세대의 미술문화 기틀을 놓았다.

이밖에 고려청자를 재현한 조기정(1939~2007)과 함께 강진의 현대 도예를 이끌어온 이용희(1939)를 비롯해 미술의 여러 장르를 선도한  서예 정윤식(1944), 조소 마영진(1956),김형준(1957) 사진 전학출(1946),  평론 김이천(1960) 등의 활동이 주목된다.

이번 전시를 위해 조사한 자료를 종합한 결과, 강진의 미술은 장르별로 사양화가가 32명으로 가장 많고, 다음으로 한국화 16명, 도예 15명, 조소 11명, 서예 6명, 사진·매체미술·목공예·서각·기타 각 1명 순이다.(장르 미확인 10명)

다른 광역단체들보다 도예가들이 많은데, 이는 강진의 고려청자 전통과 무관하지 않다. 청자의 재현뿐 아니라 기형이나 도화의 독창적 표현까지 다양한 도자예술을 보여준다.

이번 '내 고향 강진' 기획전은 강진 출신의 미술가들이 창작한 다양한 분야의 작품을 감상하는 자리이다. 이를 통하여 관객들이 미술을 이해하고 즐길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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