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동백꽃 아름다운 남쪽의 낙원 강진을 생각한다
기고- 동백꽃 아름다운 남쪽의 낙원 강진을 생각한다
  • 강진신문
  • 승인 2004.08.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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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용<광주 광역시 남구의회 의장.도암만덕리 출신>
▲ 서용 의장

고유가와 고물가속에 지난 IMF때 보다 살기가 더 힘들다는 목소리가 높다. 청년실업의 증가와 소비와 투자위축 등 끝없이 이어지는 불황의 그늘아래 서민들은 하루하루를 처절한 생활고에 시달리며 힘겹게 살아가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국민에게 희망과 용기, 군민의 결집된 역량이 필요하고 안정감을 북돋을 군민통합의 문화컨셉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나는 강진군 도암면 만덕리에서 태어났다. 이곳에서 청년시절을 보내며 부모님들로부터 물려받은 가난의 유산을 벗고싶은 간절한 소망을 키워갔다. 그때 틈틈이 거닐었던 백련사 동백림 숲길과 대웅전에서 바라보는 늦은 오후의 강진만 바다는 젊은 가슴을 뜨겁게 달구곤 했었다.

비록 사랑하는 부모형제를 뒤로하고 고향을 떠나 숱한 고초를 겪으며 이 자리까지 왔지만 돌이켜 보면 이 순간까지 항상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열정을 숙명처럼 가슴에 끌어안고 살아왔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비록 객지에 머무는 신세였지만 그래도 평소 고향에 대한 애착과 자부심이 유독 많았던 것 같다.

오래 전부터 애독해온 강진신문을 통해 금번 제9회 청자문화제가 60여만명의 관객을 유치하며 성황리에 마쳤다는 소식 등 고향 소식을 접하고 문득 강진신문과 관계자 여러분에게 고마운 마음을 갖게 되었다. 아울러 기회가 된다면 이 지면을 통해 고향에 대한 평소 나의 소회를 밝히고 싶었다.
 

 마더 데레사는 “멀리있는 사람을 사랑하기는 쉬워도 가까이 있는 사람을 항상 사랑하기란 쉽지 않다”라는 말을 했다. 항상 가까이 있는 사람의 소중함을 간과하기 쉽다는 이야기이다. 마찬가지로 흔히 우리는 우리고향 강진의 우월성을 간과하는 경향이 있어 안타깝다. 

먼저 역사적 인물을 보면 강진은 순수문학의 대가이자 독립운동가이기도 한 김윤식 시인을 비롯하여 이름을 대면 금방 알만한 법조인과 재계인사, 금메달리스트 등 어느지역보다 많은 유명인사를 배출한 곳이다.

무엇보다 조선 후기 대실학자 다산 정약용이 이곳에 유배되어 18년 동안 “백성들은 땅을 밭으로 여기는데, 아전들은 백성을 밭으로 여긴다.”라고 통분하며 목민심서 등 500여권의 저서활동을 벌여 조선 후기 실학을 집대성한 다산초당이 있는 유서깊은 곳이기도 하다.

또한 전남도와 제주도를 포함해 53주 6진을 총괄한 남부지역의 군사요충지였고 서양에 우리나라를 처음 소개한 하멜이 억류돼 7년 간 머물었던 병영성지를 비롯하여 신라 말에 창건된 백련사, 무위사 등 천년고찰이 있다.

 무엇보다 강진군 대구면 고려청자 도요지는 천년신비를 자랑하는 국내 고려청자의 최대 도요지이며 3년 연속 전국 최우수 축제의 반열에 오른 강진청자문화제가 매년 열리고 있으며, 무형문화재 기능보유자 이용희 청자사업소 연구실장을 비롯하여 20여명의 도예공들이 고려청자의 맥을 되살려  200여 종류의 고려청자를 재현하고 있어 강진발전의 디딤목 역할이 기대되고 있다고 한다.

또한 강진은 산과 바다 강이 한데 어우러져 풍요와 낭만이 깃든 청정지역으로 문림옥향의 고장이며 친환경농업특구로 지정된 천혜의 농업지대이기도 하다. 이렇게 수백년 수천년 풍상을 겪으며 이어온 문화유산들이 언젠가는 강진인들을 한마음으로 결속하여 자자손손 희망의 역사를 창출해 나갈 것이라 믿는다. 
 

시이사변(時異事變)이라는 말이 있다. 시대가 흘러 세상이 바뀌면 제도나 문물, 생활양식이 달라진다는 말이다. 지금 세계는 기술혁신과 정보의 발달로 숨가쁘게 변하고 있다. 우리는 배고파서 못살겠다는 보릿고개를 경험했고, 바로 얼마 전까지만 해도 힘들어서 못살겠다는 산업사회를 이끌어 왔다.

이제는 21세기 지식 정보화 시대를 살고 있다. 실로 격변의 시대라 아니할 수 없다. 경쟁과 실익이 인본을 압도하는 이 시대를 새로운 재앙이라고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다. 지금이 어려운 시기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래도 인간과 자연이 어떻게 조화롭게 공존하고 상생 할 것인가를 냉철하게 고민하고 지혜를 발휘해야 할 때이며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시대적 소명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우리 강진의 독특한 유무형의 유산을 널리 보급하고 선인들의 훌륭한 유훈을 집적화 하고 멘토리화 하여 더불어 함께하는 희망을 향해 모든 군민이 한마음 한뜻으로 매진할 수 있기를 간절히 기대한다. 내고향 강진이 자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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