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로에서]특별한 의미있는 다산초당의 유적들
[다산로에서]특별한 의미있는 다산초당의 유적들
  • 강진신문
  • 승인 2004.07.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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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순<전 신전남초등학교 교장.강진읍 서성리>

만덕산 백련사에 차를 세우고 다산초당까지의 그 숲길은1㎞ 나의 건강 등산코스이다. 친구와 함께 거의 매일 오르는 그 오솔길은 겨울에도 매서운 바람이 없고 여름에도 덥지 않는 숲 속 그늘길이다. 그 고갯마루에 이르면 “아 선생님! 아, 혜장!” 200년 전 두 분 사제지간이 서로 그리워 뵈러가다 마주친 것 같은 그 환영이 떠오르는 길이다. 또 다산께서 적적하시고 풀리지 않는 일이 있을 때 이 길을 거닐며 풀어갔을 역사 깊은 그 길이다.

백련사 혜장선사는 10년 연상인 다산선생을 이 곳으로 오시게 안내하셨고 그 높은 학덕에 하늘처럼 우러러 스승으로 받들었으며, 다산께서는 승려의 신분으로 주자학에도 도가 깊은 이 학승에게 아암(兒菴)이라는 호를 주면서 서로 학문을 교류하고 존경하고 애호하며 의지하는 사이이셨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초당까지 가는 길 가엔 골짜기마다 봄이면 연푸른 작설 찻잎이 발길을 끌어 호주머니에 차를 따 넣으면서 이산이 다산이요, 이 차나무도 다산과 혜장과 초의께서 심었으려니 하면 감회가 깊고 차와 차나무에 깊은 애정이 든다. 다산초당에 이르면 다산사경 과 유적들이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나를 맞이한다.

다산선생의 생애에선 18과의 연이 참 많으셨다. 1801년에 강진에 유배되어 강진 유배 생활이 18년이요 해배된 해가 1818년이다. 이 곳 초당에서 18제자가 있었고 4세 때부터 천자문을 배우면서 18년간을 기초학문을 닦아 22세에 등과하여 성군 정조대왕의 총애를 받으면서 공직 18년을 분주하게 보내셨다.(1800)

정조대왕이 승하하신 다음 해인 1801년(40세)에 신유사옥과 황사영 백서사건에 연루되어 강진유배 18년이 시작된 것이다 다산께서는 이 때를 학문할 수 있는 천운의 기회라 자위하시며 마음에 안정을 찾으시고 이곳 다산초당에서의 본격적인 저술활동에 몰두할 수 있었다. 이 고난의 강진유배 18년이 다산학문을 있게 한 것이다 박석무씨는 다산이 강진으로 왔었기에 여러 가지 좋은 환경속에 안정을 찾으시고 학문할 수 있었으며 강진이 아니었으면 다산의 큰 학문도 없었을 것이라는 여러 가지 증거를 열거하며 강진을 추켜세우고 있다. 다산선생의 이 고난의 18년은 참고인내하며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를 우리 모두에게 보여주는 교훈이요 모범이며 우리 강진인 에게는 큰 자산을 물려주신 것이다. 

1818년에 해배되시어(57세)18년간 고향 마현에서 여생을 정리하시면서 자손묘지명에 6경4서로 수기야인하고 1표2서로 야국의 학문을 마무리 하였으니 천하의 용사가 끝났다고 기록하시고(61세) 1836년(75세)에 불멸의 업적을 남기시고 여생을 마치셨다. 나는 지난 2년동안(2001~2002) 강진 청소년 수련원(사단법인 한민족도덕운동본부) 원장직을 맡아 봉사하게 되었다. 동서학생 교류와 남도 유적지 현장 체험학습을 위한 목적으로 대구시 학생들이 매주 2박3일 일정으로 생활하고 가는 과정이다.

그 때에 필수과정으로 백련사에서 다산초당가지의 다산로 산행을 반드시 시행토록 하고 나도 학생들과 동행하며 다산의 강진유배 고난의 18년을 이야기 하면서 이 길이 다산이 거닐었던 유서 깊은 그 길이라며 감동을 주었다. 쨍쨍 볕의 여름날에 땀으로 목욕했다는 실감을 수없이 체험하였고 비 오는 날에도 비닐봉지 우산을 둘러쓰고 미끄러져 뒹굴면서도 다산의 18년 고난의 정신을 생각하며 참고 인내하며 극기심을 기르자고 다짐하면서 넘던 일, 어린 학생들이 진지하게 잘도 참고 따라주던 그 때 그 보람과 추억이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마음을 좀 식히려 다산로 고개에서 코스를 바꾸어 등성이를 따라 약수 골로 내려오는 길이 있다.(1.7㎞) 새들의 지저귀는 소리도 상쾌한 봄이면 취나물, 고사리, 두릅 등 산채가 풍성하고 매미소리도 시원한 여름이면 도라지와 둥굴레 차가 지천에 자라고 있다.

가을이면 창출 들국화 향기가 좋고 겨울이면 천연기념물 동백꽃이 가관이며 춘란이 여기저기에서 자태를 자랑한다(보호). 전망대에 앉아서 저 멀리 천관산과 다도해 청자도요지가 바라보이면서 만덕호 호반에 낚시꾼들의 한가로운 풍경은 한 폭의 남종화 같다.

아! 시원한 바람이 불어온다!
아름다운 강진이여! 행복한 고장이여!
내일도 이곳을 찾는 관광객이 있다면 미력하나마 기꺼이 안내하고 소개하리라. 그리고 청소년들에게도 다산의 정신을 아는 대로 열심히 전수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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