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차별과 차이
[독자투고]차별과 차이
  • 강진신문
  • 승인 2004.07.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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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강진의 또다른 이름은 ?청자골?이다. 강진의 역사성과 지역적 특성을 대표할 만한 고유한 것이 바로 청자이기 때문이다. 오랜 시간에 걸쳐 이룩된 문화와 그것을 지키고자하는 강진인들의 꾸준한 노력으로 이루어낸 이름이기도 하다.

올해로 9회째를 맞이하는 강진 청자 문화제는 전국 최우수 축제라 칭해도 부끄러움이 없을 정도이다. 이렇게 자랑스러운 결과물 앞에서 우리는 이런 생각을 해볼 수 있다. 이런 영광스러운 산물 안에 녹아 들어가 있는 여성의 위치가 과소평과되고 있지 않았는지. 그리고 더욱 균형있는 발전을 위해서 여성으로서 맡아야할 임무가 얼마나 많은지.

여성이 자랑스러운 강진을 만드는데 큰 공헌을 하고 있다는 사실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그것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따위의 것들이 많기 때문인지 어느정도 과소평가 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유교와 성리학을 바탕으로 성장한 과거사 때문인지 사회속에 만연히 존재하는 남존여비 사상이 이를 뒷받침해준다.

여성에 관한 속담(여성을 칭하는 대부분의 속담은 여성의 사회성을 비난하고 있지 않은가)들을 살펴보더라도 그것은 슬프지만 뚜렷하게 보여진다. 아직도 잔재해 있는 그런 의식과 더욱 합리적이고, 현명한 판단을 요하는 요즘 시대의 직시가 겹쳐지면서 쉽게 그 문제점을 찾을 수 있다.

분명 이 시대에서 남녀차별을 주장하는 것은 구식이 되어버린 억지에 불과하다. 그런 낡은 인식으로는 아무런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을 오늘날 우리들은 정확히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여성의 적극적인 사회활동은 여러 분야에서 드러나고 있고 여성만의 목소리가 공동을 위한 주장으로 커져가고 있다.

이와 같은 과정에서 우리는 남녀차별이 아닌, 남녀차이에 대한 생각을 해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같지 않다는 것, 다시 말해 차이가 있다는 것은 극명한 일이기 때문이다. 평등하다는 것이 덮어두고 무조건 같은 일을 하는 것과 같은 의미가 아니다. 기회의 평등이 진정한 평등이다. 덧붙여 차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일을 진행시킬 때 진정한 평등이 주어지리라 생각한다.

예를 들어 생각해보면, 무거운 짐을 들고 가는 여자와 그 옆에서 콧노래를 흥얼거리는 남자가 있다고 치자. 그 둘이 매우 밀접한 관계라고 생각한다면, 그 남자는 여자에게 무거운 것을 들게끔 했다는 비난을 산다.

그것은 남자와 여자의 신체적 차이 때문이다. 남자가 여자보다 물리적인 힘이 세다는 것은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차이인 것이다. 여기서 평등을 주장하면서 같은 무게의 짐을 들고 가려 한다면, 그것이 진정한 평등일까.

여성만이 가지고 있는 것들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그것을 실천한다면, 조화를 이루는 동시에 건설적인 발전을 하게 될 것이다. 부드러움이 있어야 강함이 보이기 시작한다는 얘기다. 강진의 모든 역사와 장점들에 있어 분명한 여성의 몫을 이제는 여성 스스로가 책임을 져야 한다.

그렇게 되어야만 하나로 결집할 수 있고, 그 결집력이 단단한 형태로 나타난다. 강진을 하나의 가정으로 생각한다면, 화목하고 끈끈한 유대감이 넘치는 가정이 되기 위해서 아버지와 어머니의 역할이 모두 중요한 것과 같은 이치다.

그렇다면 여성은 구체적으로 무슨 일을 해야하는가. 조금만 시선을 돌려보면, 그 일은 무수하다. 각자의 위치에서 한뼘만 더 손을 내밀어 보면, 그것은 실로 여러 가지 형태로 존재한다. 특히 여느 자치단체보다 문화유산이 많은 강진에서는, 그것을 부각시키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지켜내는데 여성의 몫은 더욱 늘어난다.

어머니와 같은 마음으로 사랑을 갖고 임한다면, 그것은 더욱 많아진다. 그것을 할 수 있는 것은 여성의 특권인 셈이다. 그리고 넘볼 수 없는 여성만의 능력인 것이다. 그런 특권을 맞이할 만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데, 그것을 소홀히 한다는 것은 내 고장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에 위배되는 것이다.

시비와 고발이 만들어내는 사회의 삭막함에 이제 여성의 섬세한 손길이 닿아야 할 때다. 그렇게 해서 대화와 타협으로 이끌어 내는 힘을 보여주어야 할 때이다. 그로 인해 생기는 영광과 칭찬을 여성이라는 이름으로 받아들이고, 기뻐할 때인 것이다. 바로 지금 이순간, 청자골은 여느때보다 그것을 필요로 하고 있다.
강진 문화의 주인공이 바로 강진 여성임을 잊지말기를 바란다

      강진문화원이사  윤희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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