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희 전문화원장]강진에서 일제시대와 한국전쟁, 새마을운동을 겪었던 나의 삶
[이형희 전문화원장]강진에서 일제시대와 한국전쟁, 새마을운동을 겪었던 나의 삶
  • 주희춘 기자
  • 승인 2004.07.0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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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북적대던 그때가 그립다"

나는 강진에서 오래살았다. 올해 84세가 됐으니 일제시대부터 한국전쟁, 새마을운동까지 1세기에 가까운 강진의 역사를 생생히 지켜본 셈이다. 젊었을적부터 강진에서 YMCA 활동을 하면서 틈틈이 사진을 찍어 두었다. 지금은 군세가 많이 약화됐지만 강진사람들은 늘 자부심이 강하고 타지역에 비해 문화도 앞섰다. 일제시대때는 군동백금포를 중심으로 교역이 활발해서 강진은 일본사람들이 많이 왕래하는 곳이었다. 지금의 도서관자리에 있던 연못에서 봄이면 벚꽃이 만개하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70년대 초반에는 강진의 인구가 12만5천명까지 올라갔다. 강진에 사람이 북적거리던 그때가 그립다.

 

▲ 1.1930년대 중반 강진읍의 거리다. 지금의 동성리 강진의원 입구 3거리에서 서쪽을 보면서 찍은 것이다. 멀리 보이는 산은 해태유업 뒤쪽에 있는 산으로 보인다. 일제시대때는 군동백금포를 중심으로 교역이 활발해서 강진은 일본사람들이 많이 왕래하는 곳이었다. 다른 지역에 비해 일본집도 많았다. 지금도 강진거리에는 일본집이 많다. 거리에 자전거타는 사람들이 많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 2.1946년 지금의 도서관옆 수도탕 자리가 YMCA 회관이었다. 지금은 주변에 건물이 많지만 당시에는 이 건물이 열손가락에 들어가는 규모였다. 해방 후 YMCA회관은 강진젊은이들의 문화센터나 마찬가지였다. 서울에서 저명인사를 초청해 강연회도 여러번 개최했다. 유치원도 이곳에 개설됐다. 앞쪽으로 물이 고여있는 연못이 보인다.

 

 

▲ 9. 1960년대 초반 어느날 강진읍 중앙초등학교 학생들이 아침에 운동장에 모여 체조를 하고 있다. 선생님 두분이 연단위에서 체조를 지도하고 있고, 모자를 쓰고 제복비슷한 것을 입은 학생들이 힘차게 동작을 따라하고 있다. 뒤쪽으로 보은산이 선명하다.

 

▲ 3. 1945년 해방과 함께 미군이 강진에 들어왔다. 당시 10여명이 주둔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들은 5~6개월 강진에 있었는데 지역주민들과 사이가 참 좋았었다.

 

▲ 4. 1954년 해공 신익희 선생(앞줄 가운데 모자쓴 사람)이 강진을 방문해 영랑생가에서 기념촬령을 했다. 당시 영랑생가에는 국회의원을 지냈던 양병일(해공의 왼쪽)씨의 동생 양병환(오른쪽 두 번째 줄)씨가 살고 있었다. 오른쪽 제일앞이 현재 생존해 있는 전 강진번영회장 김영씨다. 그땐 참 젊었을때였다.

 

▲ 지금은 학생들의 농번기 노력봉사가 사라졌지만 예전에는 농번기면 학생들이 단체로 들녘에서 농사실을거두는 것은 흔한 풍경이었다. 멀리 군동 금사봉이 보이는 것으로 봐서 강진읍 목리뜰이 아닐까 한다.

 

▲ 10. 1940년대 후반 YMCA유치원에서 운동회를 하고 있다. 한손에는 바구니를 들고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어린이들이 돌아가면서 율동을 하고 있다.

 

▲ 5. 집사람과 지금의 도서관자리에 있던 연못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주변에 벚꽃이 만개해 있다.때는 1960년대 초반이었고 내 나이 30대 초반이었다. 그땐 정말 모든게 좋았다.

 

▲ 7.강진은 역도의 산실이었다. 나 역시 역도를 했다. 전남대회가 열리면 강진이 1,2,3위를 휩쓸다시피 했다. 강진역도의 뿌리는 훗날 황호동씨의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이어졌다. 어떤 행사였을까. 검정고무신을 신은 한 단발머리 여학생이 역도선수에게 꽃을 전달하고 있다.

 

▲ 8. 1970년 3.1운동 기념탑이 제막됐다. 작고한 김현장씨를 비롯해 김정현씨, 박기환씨등이 주도적으로 기념탑 사업을 추진했다. 나는 기념사업회 총무일을 담당했다. 당시만해도 이렇게 어떤 행사가 열리면 사람들이 구름처럼 모여들었다.

 

사진설명은 소장자의 기억을 더듬어 적은 것입니다. 정정해야할 부분이나 다른 의견이 있으신 분은 강진신문(434-7771)으로 연락주시거나 ju@gjon.com으로 연락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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