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주민들의 의식이 참 많이 변했습니다
[편집국에서]주민들의 의식이 참 많이 변했습니다
  • 주희춘 기자
  • 승인 2004.06.1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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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일전부터 홈페이지가 달아오르더니 요즘에는 아주 뜨겁습니다. 홈페이지의 묘미는 자유게시판이라고 하는데, 자유게시판중에서도 댓글(글에 대한 붙임글)의 묘미는 홈페이지의 백미라고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그래서 본글을 읽지 않아도 댓글은 꼭 챙겨보는 사람도 많습니다. 자신의 의견을 표출하는 것, 어떤 사안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것은 우리 사회에 이렇게 일반화됐습니다.

요즘 댓글중에 꼭 챙겨보지 않을 수 없는 글이 바로 한의사 관련 글입니다. 어떻게 개인에게 타격을 줄 수 있는 그런 기사를 썼느냐는 질책에서부터 시원하다는 말등 이런저런 의견이 많았습니다. 제가 여기서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찬성이 많았느냐, 질책이 많았느냐하는 문제는 아닙니다.

독자들에게, 또 그 글을 읽고 충격을 받았을 본인을 포함한 가족들께 아픈 마음을 전달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언젠가 저에게 누가 그런말을 한 것이 생각납니다. 신문은 당연한 일이라고 하는 비판들이 본인에게는 평생 가슴에 묻고가는 한이 된다고 말입니다.

이런 일을 하는 것을 업으로 삼아야 하는 기자란 직업도 보통 팔자가 아닌 듯 합니다. 그것도 고향에서 언론을 한다는 것은 외로움과 고통의 연속이라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지역신문에는 여러가지 일들이 참 많습니다. 요즘에는 세상이 어려워서 그런지 이런저런 하소연을 하는 사람들이 참 많습니다. 어느 가계에서 100원을 덜 받아서 억울해 못살겠다는 제보전화도 옵니다. 때론 화해도 시켜주고 오해가 있으면 풀어줄 때도 있습니다.

지역신문은 주민들의 작은 목소리에 귀기울이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 과정에서 항상 상대방의 명예를 어디까지 보호해 주어야 할 것인가하는 과제가 대두됩니다. 우리는 하나의 기준으로 ‘빈도‘를 활용합니다. 얼마나 그같은 일이 자주 일어났는지, 그같은 억울함을 당한 사람이 어느정도 있는지, 주변의 여론은 어떠한지등을 종합자료로 판단합니다.

우리는 또 공익성에 대한 가치판단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 기사가 활자화됨으로 해서 지역사회에 어떤 공익이 발생할 것이며, 만약 그 기사가 게재되지 않았을 때 지역사회공익에 어떤 악영향이 계속될 것인지를 감안합니다. 

해당 한의원에 대한 민원전화를 다섯차례 이상 받았습니다. 오랜시간에 걸쳐 주변 여론도 들었습니다. 결국에는 어떤 주민이 신문사에 찾아와 울먹이다시피 하소연을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기자가 한의원을 방문해 그분의 말씀도 들었습니다.

몇분이 지적해 주셨듯이 원장님의 언사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여서 새삼 문제시하는게 이상한 일일 수 있습니다. 또 다른 분이 댓글에 올리셨듯이 한의사가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언행에 대해 왈가왈부할 필요도 없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주민들의 가치판단은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언론의 역할에 대한 기준도 시시각각 변천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한의사분의 언사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드렸던 사람들도 오늘 달라지고 내일 바뀔 수 있습니다. 그 정도의 문제를 신문에내지 않으면 코한번 풀고 말았을 사람들도 요즘에는 신문에 대한 총체적인 불신을 드러내고 이를 확산시킵니다.

싫으면 그 병원에 가지 않으면 될 것아니냐는 식의 논리는 이 시대에 절망적인 언어일 뿐입니다. 공익기관도 마찬가지지만 모든 개인업체 역시 사회적 책임이 분명히 있는 것입니다. 아무리 세상이 변했다지만 개인의원을 구멍가게로 보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것은 대다수 사람들이 의원을 공익기관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이것이 오늘날 민도입니다.

오늘날 모든 사람들은 자신의 불만과 의견을 표출할 합법적인 통로와 장치를 수없이 제공받고 있습니다. 주민들이 느끼는 문제가 자연스럽게 소통되고 해소되지 않을 때 지역사회는 불신이 만연하게 됩니다. 강진신문은 지역의 문제를 소통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을 가장 큰 사명감이라고 여기고 있습니다. 

신문은 비판기능을 생명으로 합니다. 사회통념상 비판의 대상을 비판하지 못할 때 신문의 존립은 의미가 없어집니다. 특히나 사회 지도층에 대한 비판은 오랜세월에 걸쳐 대다수 주민들이 신문에게 부여한 책임이기도 합니다.

그런의미에서 강진신문은 지역사회 지도층에 대한 비판을 끝임없이 할 것이며 합리적인 주민들의 의견을 지속적으로 반영할 것입니다. 
해당 원장님은 훌륭한 의술로 정평이 나있는 분입니다. 사회활동도 많이 하시며 좋은 일도 참 많이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주변에 좋은 친구분들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주민들의 의식구조가 끝임없이 변화하고 있다는 사실과 원장님의 훌륭한 의술이 잘 병합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강진신문도 그 일이 잘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돕겠습니다. 감사합니다./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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