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건보 건강검진 좀더 효율적인 방안을 찾아보자
[심층취재]건보 건강검진 좀더 효율적인 방안을 찾아보자
  • 주희춘 기자
  • 승인 2004.06.0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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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장검진 문제점 대두, "주민 체계적 건강관리 방안 필요"

농촌주민들을 포함한 서민들에게 큰 혜택중의 하나가 국민건강관리공단의 건강검진이다. 만 40세 이상이면 2년에 한번씩 30여가지에 이르는 성인병 검진을 무료로 해주고, 암검사는 비용의 50%를 국민건강관리공단에서 지원해 주고 있다.

2년에 한번이라는 한계가 있지만 직장생활을 하지 않는 주민들의 건강관리에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는 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최근 현지 출장검진이 일반화되면서 농촌지역 주민들의 건강관리에 여러가지 문제점이 대두되고 있다는 지적들이 나오고 있다. 물론 출장검진에 대한 문제가 정확한 사례로 나타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주민 건강과 연관된 문제이니 만큼 주민들은 물론 국민건강관리공단, 병원, 자치단체를 비롯한 지역사회가 관심을 기울여야할 부분이여서 주목된다.  

■건강보험공단 건강검진 현황
현재 강진에서 만 40세 이상 건강보험 가입자는 1만2천여명(직장가입자 제외). 이 사람들이 격년으로 진단대상이 되기 때문에 매년 6천여명 정도가 건강검진 대상이다. 이들에게는 1, 2차 건강검진 비용으로 개인당 2만5천원 정도가 지원되고 여기에 특정암(위암, 유방암, 대장암, 간암)검사 비용으로 검사비의 절반을 지원한다.

건강검진 과정을 개괄적으로 정리하면, 우선 국민건강보험공단 강진지사에서 대상자를 선정해 본인에게 우편통보를 해주면 해당 주민은 지정병원에서 1차검진을 무료로 받는다. 또 특정암 검진을 원할 경우 50%를 본인이 부담하고 암검사를 받으면 된다. 그후 2~3개월 정도 후에 1차검진 결과가 나오면 의심질환자의 경우 내년 1월말까지 2차 검진을 역시 무료로 받을 수 있는게 전체적인 과정이다.
그러나 주민들은 우편물을 받을 때부터 적잖은 혼란을 느껴야 한다.

■통보물 따로 마을방송 따로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민들에게 보낸 우편통보물에는 건강검진기관으로 ‘전남 강진군’의 경우 강진사랑병원과 강진의료원이 게재돼 있다. 그러나 주민들은 마을방송을 통해 다른 말을 듣고 있다. 각 마을 이장들은 “건강검진을 하기 위해 출장검진을 오게되니 0일 0시까지 000장소로 모여 달라”고 방송을 했다. 올들어 강진에서 출장검진을 통해 건강검진을 받은 주민은 11개 읍면에서 1천500명 선이고 올해말까지 지속적으로 검진이 진행될 예정이다. 

그런데 주민들이 출장검진을 받은 의료인들은 사랑병원이나 강진의료원 소속이 아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강진지사가 출장검진기관으로 지정한 광주의 우리메디칼(광주시 북구 각하동)과 대한가족보건복지협회 광주전남지사(광주시 남구 주월동)였다. 강진지사 관계자는 “당초 강진지역 병원들에게 출장검진을 의뢰 했으나 자체사정으로 어렵다는 대답을 들어 광주업체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에대해 병원측은 “우리는 건강검진을 위한 모든 준비를 갖추고 있었다”고 말해 상당한 의견차이가 있었다.   

그렇다고 공단강진지사가 출장검진기관을 외지에서 선정하는 것이 법적으로 문제있는 것은 아니다. 또 강진의 지정병원들이 출장검진을 할 수 있는 여건을 완비하고 있는 상태가 아니여서 외지업체 출장검진기관 지정이 불가피하다고 공단측은 설명했다.

그러나 이같은 상황속에서도 각 관련기관이 충분한 노력을 하면 지역주민들이 지역병원에서 검진을 받을 수 있고, 지역병원도 경제적인 혜택을 받으면서 체계적으로 주민들의 건강관리해 줄 수 있는 방안이 나올 수 있다는 지적들이 나오고 있다. 

■출장검진의 문제점
출장검진은 말그대로 현지에 나가 주민들의 건강을 검진하는 것이다. 농촌은 노인들의 자발적인 건강검진율이 대단히 낮아 출장검진 없이는 검진율이 50% 이하를 맴돈다는게 공단측의 설명이다.
그러나 대다수 농촌주민들의 유일한 건강체크 장치라고 할 수 있는 국민건강공단의 건강검진을 이런 상태로 이끌어가는게 과연 바람직스러운 것인지 의문들이 나오고 있다.

①체계적 건강관리의 어려움
무엇보다 장기적으로 주민들의 체계적인 건강관리에 문제가 있다고 지역의료인들은 보고 있다. 지정 건강검진기관은 1차 검진과 함께, 1차검진 후 질환의심자에게 시행하는 2차 검진까지를 담당하고 있는데, 광주의 A검진업체가 B주민의 건강검진을 했을 경우 A업체는 초기 검진결과가 나왔을때만 B씨에게 결과를 통보하고 그 이후 진료자료는 모두 광주에서 소장하게 된다.

이에따라 주민 B씨가 갑자기 질병이 생겨 지역병원을 찾을 경우 B씨와 관련된 건강검진 자료는 하나도 없게 된다. 물론 다시 검사를 받으면 되지만 그만큼 환자부담은 늘어날 수 밖에 없다. 특히 각종 질환의 경우 문진(의사가 환자 스스로 느끼는 건강상태를 물어 보아서 내리는 진단)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데 과거 병력이나 건강검진자료가 절대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건강검진자료는 개인정보 보호라고 해서 병원간에 교류도 되지 않고 있다. 건강검진업체측은 만약 본인이 필요할 경우 신청하면 우편으로 보내준다고 하지만 광주의 검진회사에 이를 신청하는 주민이 얼마나 될지 미지수다.

또 A업체가 2년 후에 강진 주민들을 다시 검진한다는 보장도 없다. 강진의 경우 지난해에는 광주의 다른 병원에서 출장검진을 했다. 다시말해 지역주민들의 건강검진자료가 산산히 흩어지고있고 장기적인 주민건강관리에 활용되지 못하게 되면서 출장검진은 결국 건강검진을 위한 건강검진이 되고 있는 모습이다.

②검진의 부적정확성 우려
출장검진의 정확성에 대해서도 의문들이 나오고 있다. 의료장비는 정밀하고 안정적인 환경을 요구하기 때문에 의료인들 사이에서 이동장비의 정확성이 다소 떨어진다는 것은 상식으로 통하고 있다.
올해부터 출장검진업체들이 장비를 준비한 암검진(본인부담 50%. 원하면 받을 수 있음)도 마찬가지이다. 출장검진에는 유방암, 대장암, 간암 검사를 할 수 있으나 위내시경 검사를 하지 못하고 있다. 농촌주민들이 출장검진에서 다른 암검사를 하고 위내시경은 병원으로 찾가가서 따로 받으려고 할지 이 역시 미지수다. 출장검진업체들이 올해부터 암검진까지 함께 하면서 지역병원을 이용하는 주민들은 급감하고 있다.  

③지역경제 활성화차원의 건강검진
건강보험공단에서 지원하는 개인당 2만5천(6천명 기준 1억5천만원 추정)원 정도의 검강검진료는 병원측에서 볼 때 엄청난 수익 규모는 못된다. 이 때문에 건강검진 주민을 유치하는데 소극적인 병원도 없지 않는 상태다. 그러나 건강검진 자체가 주는 분명한 수익성이 있는 것이고, 이에따른 부대수익까지 따져볼때 지역병원이 적극적으로 나서야할 분야가 아닐 수 없다.  특히 강진의 경우 강진의료원이라는 주민들의 세금을 들여 운영하는 공공의료기관이 있기 때문에 주민들의 체계적인 건강관리는 이곳을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는게 뜻있는 주민들이 생각이다.

건강보험공단 강진지사도 지역주민들로부터 의료보험료를 거둬들이고 있다는 것을 감안할 때 지역경제살리기 차원에서 건강검진비용이 강진지역에서 사용될 수 있도록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주민들의 태도변화의 필요성
현재의 건강검진현실은 국민건강을 위해 이 제도를 진행중에 있으나 주민들이 자발적인 참여가 부족하고, 공단에서는 실적을 위해 외지 출장검진회사를 불러들여 직접 면단위로 찾아가야 하는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나마 검진차량이 찾아가고 이장들이 마을방송을 통해 독려해도 실적이 높지 않다는게 공단측의 주장이다.

이는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건강검진에 적극 참여하면 상당부분 해소될 수 있는 부분으로 보인다. 공단측에서 주민들에게 보내는 통지문에는 분명히 사랑병원과 강진의료원이 검사기관이라는 것을 적시하고 있다.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이곳을 적극 이용하면 자신들의 건강도 체계적으로 관리받을 수 있고, 지역병원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마을방송을 활용할 정도라면 일정한 날을 정해 사람을 모이게 한 다음 지역병원에서 차량으로 주민들을 병원으로 수송해서 건강검진을 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 방법이 활성화되면 주민들은 이동검진차량이 구비한  편리성을 제공받으면서도 체계적인 건강관리와 함께 보다 정확한 검진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역사회의 협조와 관심
지역사회가 건강검진을 주민들과 건강보험공단 양측간의 문제로 국한 시킨채 관망하는 것도 개선해야할 점이다. 정부가 많은 돈을 들여 건강검진을 무료로 실시하는 것은 건강검진을 하지 않아서 발생하는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지역사회도 마찬가지다. 주민들이 건강검진을 받지 않아서 발생하는 비용은 결국 지역사회의 부담으로 돌아올 수 밖에 없다.   

이에따라 건강검진 대상자들이 적극적으로 건강검진을 받도록 하는 것은 지역사회의 책임이지 건강공단만의 과제여서는 안된다. 특히 자치단체도 이 일에 적극 나서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건강검증을 받을 수 있도록 독려하고, 공단측과 지역병원이 원할한 업무공조를 할수있도록 뒷받침해주어야 할 것으로 요구되고 있다./주희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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