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글-농민여러분 힘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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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진신문
  • 승인 2004.05.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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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여러분 힘냅시다.

문경식<도암농협 미곡처리소장>

논밭에서 보리를 수확하는 것을 보면서 수확의 기쁨과 파종의 설렘이 가득해야 할 농촌에 희망과 기쁨대신 막막함과 절망감만 가득한 것 같아 마음이 아픕니다. 하지만 위기는 기회와 맞닿아 있다는 말이 있듯이 어렵지만 이번 농산물 수입 개방의 위기를 기회로 삼아 농업의 체질개선과 소비자 중심의 농업으로 전환하는 등 여러 가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기울인다면 결코 지금의 상황이 절망적이지는 않을 겁니다.


수입개방의 가장 큰 여파로 농업 보조금 감축과 수매제도 폐지등 기존의 농업정책이 대부분 없어지거나 대폭 축소되어 수매에 크게 의존해 왔던 쌀농사에 큰 변화가 이는 것은 자명한 일입니다. 소규모 생계형 영농으로 생산되는 우리나라 쌀과 대규모 기업형 영농으로 생산되어 밀려오는 외국쌀이 가격측면에서 경쟁이 안 되겠지만 국내산 품종에 입맛 들여진 우리 국민들은 그래도 우리 쌀을 더 선호 할 것입니다.

일부 농업 연구소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중국산 쌀이 전면 개방되었을 경우 우리나라 쌀 시장의 60% 정도를 차지 할 것이라고 합니다. 이말의 의미는 최대 60%이고 더 이상의 잠식은 어렵다고 보는 것입니다. 대형유통업체의 예를 들자면 카르프 등 세계적인 유통업체가 고전하는 곳은 우리나라 밖에 없다고 보는 것입니다.

토착화된 우리 소비자의 기호와 정서를 알고 있는 국내 업체들이 훨씬 더 시장 점유율이 높다는 이야기지요. 쌀도 마찬가지로 소비자의 입맛에 가장 잘 맞는 쌀을 생산하고 판매한다면 충분히 시장을 지켜낼 수 있을 것입니다.

국민 1인당 쌀 소비량이 80년대 초반 132kg이였는데, 2002년에는 87kg이 채 못 된다고 합니다. 이렇듯 쌀 소비가 급격히 줄고 있는 시점에 생산량 증대의 쌀농사는 공멸하는 길이 될 것입니다. 농자재 값 인상 등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농업 경영비를 맞추기 위해 생산량 증가에만 힘을 쓴다면 쌀은 지금보다 더 남아돌게 될 것이고 출하시기가 가을철로 집중되어 있는 쌀의 특성상 과잉생산은 어마어마한 가격폭락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소규모 가족농 형태로 농사를 짓고 있는 일본의 경우 친환경 농법과 농업 경영비 절감을 위한 여러 가지 방안들이 모색되어 있으며 고품질 쌀은 지역별로 특화 상품이 되어 판매하고 있습니다. 생산량 감축과 미질 향상은 같은 맥락의 이야기입니다.

아무도 길을 찾아주진 않습니다. 할 수 있는 모든 일들은 다 해보고 하늘을 쳐다봐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쌀 수입개방에 있어서 우리나라 정부에게 선택권은 없다고 봅니다. 농협과 농민 정부가 서로 할수 있는 모든 일을 찾을려고 노력을 해야 하는 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서로 헐뜯고 싸우기보다는 희망의 끈을 절대 놓지 않고 길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미리 겁을 먹고 살 필요도 없습니다. “하늘이 무너져도 살아날 구멍이 있다”는 우리 속담이 있듯이 우리 모두 현명한 지혜를 모아 슬기롭게 대처해 나가다면 오히려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습니다. 농민 여러분! 힘을 냅시다.

이글은 신전면이 발행하는 ‘주작산 5호’에 게재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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