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4대째 이어진 명품 한정식으로 승부한다
[특집] 4대째 이어진 명품 한정식으로 승부한다
  • 김철 기자
  • 승인 2018.03.16 14: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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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이 명품을 만든다 - 1.강진읍 예향한정식

강진의 전통 한정식당 가운데 '예향'은 손꼽히는 명품 한정식당 중 하나이다. 항상 신선한 재료로 최고의 맛을 만들어내는 자부심에 예향을 찾는 관광객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그 근본적인 원인에는 4대째 이어진 음식에 대한 고집이 숨어있다고 볼 수 있다. 예향 한정식당을 시작으로 지역에서 전통으로 강진의 명품을 만들어내는 식당과 업체를 찾아 게재한다. /편집자주

 

1930년 호남관 한정식당에서 시작... 전통과 현대적 입맛 찾아
쉬는날이면 전국 맛집 찾아다니며 새로운 음식과 맛 연구

푸짐한 한상 차림은 강진의 한정식의 특징이다. 싱싱한 해산물을 시작으로 불고기 요리를 비롯한 20여가지가 넘는 음식이 강진 한정식이다. 손님이 오면 곧바로 요리해 한상을 들고 들어오는 방식이 한정식의 전통이 됐다.

예향의 시작은 지난 193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현재 정혜영 대표의 외증조모인 이 강아지씨가 호남관(湖南館)을 운영했다. 강진읍 파리바게트에서 약수탕으로 이어지는 골목에 호남관이 자리했다. 호남관은 숙식을 겸한 한정식 식당으로 당시 강진을 대표하는 식당이었다. 지금도 나이지긋한 어르신들은 호남관을 기억하고 있다.

호남관은 이강아지씨의 딸 채순옥씨와 함께 운영됐다. 음식의 가풍을 이어가던 호남관은 채순옥씨가 병마와 싸우면서 자연스럽게 문을 닫게 됐다. 당시 호남관이 유명했던 이유는 뛰어난 음식 솜씨도 있었지만 지역사회에 환원하는 이강아지 대표의 훈훈한 미담이 더 알려졌다.

호남관을 통해 많은 부를 축척한 이 대표는 고아를 입양해 양육하고 키워서 출가시키는 노력을 했다. 주민들에게 받은 사랑을 나눠주기 위해 어려운 이웃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마음씨가 전해진 것이다.

이렇게 지역민에게 사랑받던 호남관이 사라지고 지난 1985년 강진읍 터미널 로터리 인근에 한정식 명동식당이 들어서게 된다. 마지막 호남관을 운영했던 채순옥 대표의 딸인 김정훈씨가 문을 열었다. 대대로 이어지는 음식에 대한 열정을 감출수 없어 자연스럽게 음식업에 뛰어들게 된 것이다. 장소도 신기하다. 호남관이 운영될 때 미나리 공급을 위해 사용됐던 미나리방죽 자리에 김정훈 대표가 식당을 세운 것이다. 우연이라고 보기에는 너무나도 신기하다. 대대로 이어지는 전통이 전수되는 느낌이다.

김정훈 대표는 이곳에서 큰 성공을 거둔다. 대대로 전해지는 숭어젓, 전어젓 등을 선보이면서 인기를 끌었고 새로운 음식으로 차별화된 한정식으로 손님을 맞이했다. 여기에 음식을 재사용하지 않는 영업방식과 짜지 않는 음식 맛도 명동식당의 자랑이 됐다.

또 김정훈 대표는 전통차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다산제 제4회 야생수제차 품평대회 대상을 수상하고 (사)한국차인회 사범 자격증을 취득했다. 음식에서 전통차까지 대표하는 명동식당이었다. 이후 경기도로 식당을 옮겼다가 지난 2009년 5일시장 인근에 예향으로 새롭게 문을 연다. 더욱더 세련된 음식과 다양한 메뉴로 다시 한번 예향은 손님들의 입맛을 빼앗았다. 오감통으로 이사를 하면서 식당의 운영은 김정훈 대표의 딸 정혜영씨가 전면에 나서고 있다. 상명대 환경공학과를 나온 정혜영 대표는 마치 무언가에 홀린 듯 음식에 빠져들었다. 한식, 일식, 중식, 양식 조리사 자격증을 따고 음식을 잘하는 대가들을 찾아다니면서 음식을 배웠다. 피를 속일수 없다고 했나, 흐르는 집안의 음식 솜씨가 드러난 것이다.

어머니와 함께 꾸준한 노력으로 정혜영 대표는 지난 2015년 한국음식관광박람회에서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을 수상했다. 4대째 이어오는 전통이 명품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걷고 있는 것이다. 이런 전통이 강진 최고의 한정식으로 거듭나고 있다.

예향의 또하나의 특징은 한식체험관을 갖추고 있다. 주방을 구경하고 음식을 만들고하는 체험시설이라는 것이다. 이곳을 통해 지역 학생들이 음식을 배우고 어려운 이웃들은 한정식을 맛볼수 있는 시간을 만들고 있다. 진정한 명품은 전통과 지역민을 위한 나눔이 더해져야 빛을 발하는 것이다.

정혜영 대표는 "지금도 쉬는 날이면 전국의 맛집을 찾아다니면서 새로운 음식과 맛을 연구하고 있다"며 "오랜 전통을 살려 강진을 대표하는 최고의 맛집으로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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