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자상하고 자식들 끔찍이 사랑했다"
"아버지는 자상하고 자식들 끔찍이 사랑했다"
  • 김철 기자
  • 승인 2016.12.17 20: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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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후손들이 전하는 현구선생 이야기

현구 시인의 차남 김문배 씨가 아버지에 대한 추억을 이야기 하고 있다. 원내는 김문배 씨의 작품을 실은 시집.
현구선생처럼 후손들도 소리없이 지역에서 계속 활동을 하고 있었다. 지난 2003년 처음 지역에서 현구선생 특별전이 준비되고 있다는 소식에 둘째아들 김문배씨는 열일을 제쳐두고 강진을 찾았다.

젊은 사람들이 주축이 되어 잊혀져가는 아버지를 위한 특별전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에 불이나케 강진을 직접 찾아온 것이다. 특히 강진문예마당회원이 순수한 목적으로 전시회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에 감동했다고 전했다.
 
그래서 김씨는 지금까지 미공개된 사진 4장과 현구시인이 가족들에게 보낸 편지를 특별전에 내놓은 것이다.
 
이때 김씨는 지난 70년도 가족들이 힘을 모아 현구 유고집을 만들었을때와 92년도 지역분들의 노력으로 현구시비를 세웠을때의 감동을 잊지못한다면서 다시 한번 현구시인에 대한 지역적 관심이 이어지기를 바랐다.
 
한자리에 모인 현구 시인의 가족과 현구기념사업회 임원들의 모습.
하지만 그런 과정이 쉽지는 않았다. 현구기념사업회의 활동도 뜸해지고 지역적인 관심도 줄어들어갔다. 이에 지난 2012년 시문학파기념관에서 현구기념사업회가 다시 활동을 시작하면서 현구 시인에 대한 재조명이 본격적으로 진행됐다. 시문학파기념관에서 세미나가 열리고 각종 다채로운 문학행사까지 이어졌다. 이때부터 현구시인에 대한 관심도는 크게 높아졌다.
 
이런 행사를 통해 현구 시인의 차남 김문배씨를 비롯해 김은희(장녀)·정희(3녀)·명희(4녀)씨 등 유가족들이 참석해 그동안 문단에 알려지지 않은 현구 시인에 대한 에피소드를 생생하게 전달하면서 더욱 친근하게 현구시인과 다가가게 됐다.  
 
이런 시간속에서도 현구 시인의 후손들은 성요셉여고 학생들에게 '현구 시인 문예장학금'을 전달했다. 현구 시인의 자녀들이 기금을 모아 지난 2000년부터 매년 가을 문예특기를 가진 강진지역 고교생에게 비공식적으로 전달해왔던 것이다.
 
가족들에게 전해지는 현구시인은 너무나도 다정했던 아버지로 비춰졌다. 6·25전쟁때 강진에 18대의 비행기가 폭격에 나설 때 먼저 피난길에 올랐다. 하지만 현구시인은 집안식구를 놔두고 가서 살면 무엇하냐며 피난길을 포기하고 가족들을 향해 되돌아왔다고 한다. 가족들을 끔찍히 생각했던 현구시인이었다.
 
현구 시인을 기리는 세미나가 열리고 있다.
항상 강직하던 성격의 현구시인의 인간적인 면이 가족들에게 전해졌다. 매년 여름이 되면 한 노인이 망태에 고기를 넣고 찾아와 고맙다는 인사를 했고, 강진읍 임천리 이장으로 알려진 인물도 현구시인을 찾아와 고맙다고 인사를 하고 갔다고 한다.

당시 정신대에 끌려가는 주민을 빼주고 어려운 이웃이 배급을 받을수 있도록 조치를 해주면서 주민들이 찾아와 인사를 하고 간 것이다. 강직하게 생활했던 현구시인이 어려운 이웃들에는 한없이 사랑을 베풀었던 것을 짐작할 수 있게 한다.
 
현구시인의 문학성은 차남 김문배씨에게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김 씨는 문학공간 잡지사를 통해 등단을 했고 매년 2~3편씩의 작품을 쓰고 동인지도 2번째 참여를 하고 있다. 부천 문단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 씨는 2013년 한강의 시정, 2014년 한강의 시심 등 꾸준히 작품활동에 나서고 있다.
 
차남 김문배씨는 유고시집을 다시 한번 준비하고 있다. 나의 아버지 시인 김현구라는 제목으로 책을 만들고 싶어한다. 피난을 가다 만덕사에 갔던 이야기 등 가족들에게 전해지는 생생한 내용을 담아서 책을 만들어볼 계획이다. 여기에는 당연히 김 씨가 쓴 자작시도 함께 넣어서 아버지에 대한 모든 것을 책으로 담을 계획이다. <계속> 

강진읍 서성리에 위치한 현구 시인의 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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