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원권 위조지폐'주의보'
5만원권 위조지폐'주의보'
  • 김응곤 기자
  • 승인 2016.11.11 16: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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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별력 없는 고령의 영세 상인들 범행 표적

위조지폐에 속수무책... 피해 예방 적극 나서야

강진에서 위조지폐를 유통시킨 범인들이 지난 7일 경찰에 붙잡혔다. 위조지폐가 발견된 지 6일만이다. 범인은 20대 중반의 청년 두 명으로 밝혀졌다. 이들이 유통시킨 위조지폐는 5만원권 25장, 모두 125만원 상당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위조지폐는 강진과 해남, 광주, 군산 등 여러 지역에서 발견됐다. 피해자들은 주로 인적이 드문 시골 마을에서 장사를 하던 영세 상인들이었고 대부분 70대 이상의 고령자였다. 
 
경찰 조사결과 일정한 직업이 없었던 범인들은 생활비 마련을 위해 컬러복합기를 사용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상인, '위조 된지도 몰라'
읍내 한 마을에서 작은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A(여·72)씨는 당시의 기억을 떠올리면 지금도 고개를 갸웃하게 된다. 위조지폐일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 1일 날의 일이었다. 어둠이 짙게 깔린 저녁 무렵 젊은 남성이 가게 문을 열고 들어왔다. 앳된 얼굴의 처음 보는 청년이었다. 청년은 1.5ℓ사이다 한 병과 라면 몇 봉지를 집어 들고는 계산대로 다가와 태연하게 5만원 지폐 한 장을 내밀었다. 돈은 절반이 접힌 상태였다. A씨는 별다른 의심 없이 돈을 받았고 거스름돈 4만3천500원을 건넸다.
 
지폐가 위조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은 바로 다음날이었다. A씨의 남편이 돈통의 지폐를 추스르는 과정이었다. 지폐를 펼쳐보니 정상적인 지폐와는 눈에 띄게 차이가 났다. 이런저런 이상한 부분이 한두 곳이 아니었다. A씨의 남편은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고 A씨는 당시의 과정을 천천히 설명했다.

A씨는 "지폐를 그대로 주머니에 넣었던 데다 5만 원 짜리를 내밀다보니 거스름돈 계산부터 우선 들더라"면서 "위조지폐를 줄 거라고는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범인들이 사용한 위조지폐는 같은 날 강진읍내의 또 다른 가게에서도 발견됐다. 비교적 외곽에 위치한 오래된 가게였고 고령의 남성이 손님을 맞고 있던 곳이었다. 범인들은 이곳에서 담배 한 갑을 사고는 역시나 반으로 접은 5만원권 위조지폐를 내밀었다. 그러고는 주인이 건넨 거스름돈을 받고는 유유히 사라졌다. 주인 B씨가 위조지폐를 받은 사실을 알게 된 것은 A씨와 같이 한참 뒤의 일이었다.
 
강진경찰서 관계자는 "범인들은 인적이 드문 시골 골목길의 영세 상가들을 미리 물색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더욱이 위조지폐를 감별하지 못하는 노인이 운영하는 소규모 가게만 골라 범행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현재로서는 위조지폐 피해를 입더라도 보상을 받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상인들 스스로가 피해예방에 나서는 것이 최선이다.
 
강진경찰은 "지폐를 펼친 상태에서 숨은 그림이나 은선 등 위조지폐에는 없는 식별수단을 철저히 확인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위조지폐를 발견했을 때는 최대한 만지지 말고 곧바로 경찰서에 신고해 달라"고 말했다.

■영세상인 노린'범죄' 잇따라
고령의 영세 상인들이 범죄의 표적이 되고 있기는 이번 위조지폐사건 뿐만은 아니다.

지난달 28일 새벽 4시께 강진읍 한 목욕탕에서 절도사건이 발생했다. 범인은 시정되지 않은 출입문을 열고는 카운터에 놓인 현금 1만5천원을 훔쳐 달아났다. 목욕탕 주인C(70)씨가 잠시 자리를 비운 틈에 벌어진 일이었다.

강진경찰은 사건 발생 4일 만에 범인 D(38)씨를 검거했다. 경찰 조사결과 D씨는 술에 취한 상태에서 강진 일대를 배회하며 절도를 일삼은 것으로 드러났다. 
 
D씨는 범행 다음날에도 60대 여성이 운영하는 읍내 한 술집에서 10여만원 상당의 술값을 지불하지 않고 달아났던 것으로 드러났다.
 
강진경찰은 "상대적으로 대응능력이 약한 고령의 영세상인 을 대상으로 하는 범죄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만큼 이들에 대한 지역사회의 관심과 피해예방 노력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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