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의 아름다운 풍경 30선(2)
강진의 아름다운 풍경 30선(2)
  • 김철 기자
  • 승인 2004.03.0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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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면 해안도로'

포근한 날씨가 나른한 몸을 느끼게 만들면서 눈앞에는 한낮에 아지랑이가 모락모락 피어나는 모습들이 흔히 눈에 띄인다. 완연하게 봄이 피부에 느낄수 있도록 다가온 것이다. 이런 날씨에는 바다내음이 흠뻑 풍기는 강진만의 모습이 봄기운을 체험하기에 더욱더 좋을때이다.

강진읍에서 출발하면 칠량면소재지 인근 4차선부터 탁트인 강진만의 모습이 조금씩 얼굴을 내밀기 시작한다. 대구면 하저마을을 지나고 나면 우측으로 길게 자리한 해안도로가 노란색 경계석과 함께 나타난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해안선을 따라 구불구불 자리한 해안도로의 아름다운 곡선이다. 좁은 도로폭이 아쉽다기보다는 앙증맞다는 표현을 하고 싶은 해안도로는 푸른색을 띄는 바다위로 바람에 실려 넘실거리는 물결과 함께 장관을 이룬다.

해안도로를 따라 600여m를 지나면 조그마한 선창가가 하나 나타난다. 소형선박들이 정박해있는 미산마을 선창가에는 확트인 전경을 자랑한다. 배를 정박해두는 선창 끝에 앉아 앞쪽을 바라보면 멀리 회색빛이 많은 높다란 산들이 눈에 들어온다.

 머리에 백발이 내린 모습을 한곳은 바위가 많은 덕룡산과 주작산의 모습이다. 그앞으로는 흔히 비라도로 불리우는 무인도 섬이 위치해있다. 예전 칠량의 한어부가 그물에 걸린 여자시신을 정성스럽게 장례를 치른후 많은 고기가 잡힌다는 구전이 전해지고 있는 곳으로 지금도 어패류가 많은곳으로 유명하다.

비라도를 뒤로하고 해안도로를 따라 걷다보면 1.4㎞지점에서 세월교라는 다리가 나타난다. 이곳은 지역에서 흔히 찾아보기 힘든 잠수교이다. 다리가 일반 지형보다 낮게 설계된 다리로 대구면 정수사에서부터 내려오는 맑은물이 그대로 바다에 유입된다.

여름철에는 둥그런 돌들위로 물놀이를 하기에 제격이고 그옆으로 최근 휴식처가 마련됐다. 2평정도의 햇볕을 가릴 수 있는 우산각과 잔디가 심어진 휴식공간에서 가족들끼리 봄나들이 즐기기에는 충분한 공간을 갖춘 것이다.

담수와 해수가 교차하면서 또하나의 장관을 만들어 놓았다. 돌들 사이에 자라난 푸른 이끼들에 간간히 습지속에서 갈대가 자라나고 있다. 맑은 담수가 개펄대신 널찍한 습지를 하나 제공한 것이다. 이것이 일반 해수만이 존재하는 바닷가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강진만의 볼거리중의 하나이다.

세월교를 지나 2㎞지점에는 백사마을 선착장이 나타난다. 인근 미산마을 선창가와는 달리 길다란 선창가가 눈에 띈다. 이곳에서는 바다속에 모습을 감추고 있는 전신주의 모습이 이채롭다. 선창가가 길게 자리한곳에 물이 들어오면 물속에 잠긴 전신주의 이색적인 모습이 나타난다.

백사마을 선착장에서는 싱싱한 전어와 숭어맛을 볼 수 있다. 작업을 다녀오는 소형선박을 통해 구입이 가능하고 구경도 할수있다는 것이 주민들의 설명이다.

백사마을 선창가를 돌아가면 백사마을로 들어가게된다. 마치 해안도로가 끊긴것처럼 보이지만 마을회관앞을 지나면 다시 해안도로가 이어진다. 바다경치에 취해 해안도로를 따라 가다보면 거대한 배과수원이 나타난다.

한창 봄날씨를 타고 새싹이 움터오르는 모습에 생명력을 느낄수가 있고 본격적으로 배꽃이 피는 때에는 마치 하얀눈이 내리는것처럼 장관을 이룬다. 과수원을 앞으로 바닷가에는 거대한 바위들이 바다의 어패류와 뒤섞인채 사람 내음새를 기다리고 있다. 기이한 모양의 기암괴석들은 바위라는 표현보다는 바다위에 떠있는 작은 섬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색다른 바다정취를 느끼게 만든다.

과수원을 지나 해안도로를 따라 접어들면 강진만의 아름다움에 빠져 헤어나면 허기가 지기 마련이다. 식사와 각종 회를 요리하는 어촌관광횟집이 해안도로의 끝자락을 차지하고 있다. 어촌관광횟집을 지나면 본도로인 국도 23호선으로 접하게 되면 대구면소재지 방향으로 돌려 청자촌으로 직행할 수가 있고 수려한 강진만의 모습을 더 감상하고 싶다면 마량방향으로 목적지를 옮길 수 있다.

강진만의 바다를 수없이 봐오면서 자란 주민들은 해안도로에 대해 의미부여가 적을 수도 있다. 해안도로는 길이가 4㎞정도밖에 되지 않고 주변에 이제 조경시설과 휴게시설을 막 갖추기 시작한 갓난아이 수준의 시설로 보일수도 있다.

하지만 주민들의 관심이 더해지고 군의 투자가 이어진다면 청자촌을 연계한 자전거도로로 명성을 떨칠 수도 있고 싱싱한 횟감과 반지락을 자랑하는 신흥 관광지로 부각할 수 있다. 그 이유는 한없이 맑고 푸르른 강진만이 항상 변함없이 지역을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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