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고철이 이럴줄이야...이런일 처음봅니다"
[인터뷰]"고철이 이럴줄이야...이런일 처음봅니다"
  • 주희춘 기자
  • 승인 2004.03.0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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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베테랑 고물상 조병근 사장

강진읍 동성리에서 나주고물상이란 고물상을 운영하고 있는 조병근(52)사장은 요즘 특이한 세월을 보내고 있다. 12년 경력의 베테랑 고물상이지만 고물중에서도 고철의 가격이 이렇게오른 것은 처음본다.

“고철은 꾸준이 나오고(구입할 수 있고) 꾸준히 나가는게(팔 수 있는) 관례입니다. 가격도 큰낙폭이 없기 때문에 오랫동안 보관해도 큰 문제가 없는 업종이지요. 그런데 요즘은 좀 바빠졌습니다” 

그렇다고 고물상들이 큰 돈을 벌고 있는 것도 아니라고 조 사장은 주장했다. 비싸게 팔지만 어짜피 비싸게 구입한 것이기 때문에 이문은 옛날 그대로라는 설명이다. 고물상들의 유일한 대책이라면, 고철가격이 오르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판매하는 물건의 양을 조절하고 있는 정도라는 것. 이때문인지 조사장 회사의 공터에는 고철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조씨에 따르면 고철가격이 지난 연말에 비해 70~80%까지 뛰었다. 여러가지 재미있는 현상들도 나오고 있다. 예전 같으면 고물상들이 공사현장이나 공장을 찾아다니며 고물을 수집했지만 가격이 오르면서 얼마에 팔겠다고 흥정하는 사람들의 연락이 부쩍늘었다. 광주나 목포의 대형중간상인들이 고물상등을 통해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지역을 침투하기 시작한게 벌써 몇 달전 일이다.

이같은 현상이 고물상들에게 결코 달가운 것은 아니라고 조사장은 주장한다. 조사장은 “고물상들이 고철수집에 적극 나서고 전국적으로 고철수집운동등이 일어나면 고철이 많이 귀해질 것”이라며 “그럼 고물상들은 설자리가 없어진다”고 우려했다.  

강진에서 고물상이 5군데정도 되고, 수집된 고철은 관례적으로 마산이나 창원으로 공급됐고, 그중 질좋은 고철은 포항제철로 들어가기도 한다.

조씨는 12년 베테랑 고물상 답게 경기를 읽는 독특한 방법도 터득하고 있다. 우선 경기가 나빠지면 빈 술병이 적게 들어온다. 지난해의 경우 맥주박스를 두달에 한차씩 팔아치웠으나 올들어서는  3개월째 한차도 팔지 못했다. 고물상에 찾아든 빈 맥주병이 지역경기를 대변하고 있는 셈이다. /주희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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