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에 놀라고 '강풍'에 떨었다
'지진'에 놀라고 '강풍'에 떨었다
  • 김응곤 기자
  • 승인 2016.04.22 16: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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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이후 10년만... 주민들, "이런 떨림은 처음"

마량·도암은 강풍피해 속출... 어선 6척 침몰

일본 구마모토현의 잇따른 지진은 강진 사람들도 적잖이 놀라게 했다. 지난 16일 새벽 1시25분께 강진에서도 약 10초 동안 지진현상이 감지됐다.  다행히 별다른 피해는 없었지만 지진을 느끼거나 현상을 목격했다는 주민들의 목소리가 잇따르면서 이번 지진에 대한 관심과 불안감은 제법 컸다. 
 
■'전등·나뭇잎 흔들려'... 체감현상 잇따라
지진현상은 고층 아파트에서 확연하게 감지됐다. 평동리에 거주하는 A모씨(30·여)는 "주방 전등과 거실에 놓여 있는 화분의 나뭇가지가 동시에 흔들리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전했다. A씨는 "지난 14일 밤 9시35분께는 방문에 매달아 놓은 '종'이 갑자기 흔들렸다"면서 "알고 보니 당시에도 일본에서 지진이 발생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본에서는 지난 14일 밤 9시30분께 규모 6.4의 지진이 큐슈 구마모토 현에서 발생한데 이어 이틀 뒤 새벽 1시25분에도 같은 지역에서 규모 7.3의 지진이 발생했다. 
 
서성리 일대 아파트에서도 지진 경험담은 쏟아졌다. B모(59·여)씨는 "침대에 누워있는데 갑자기 천장이 움직이는 듯 한 기분이 들어 잠에서 깼다"면서 "다음날 이웃사람들에게 들어보니 '지진 때문'이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이곳에서 100m정도 떨어진 또 다른 아파트에서는 주민들이 놀라 일부 밖으로 뛰쳐나가는 상황까지 목격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군 관계자는 "군청에 설치된 지진가속도계측기에도 평소보다 높은 0.78정도의 수치가 감지됐으나 사람이 심하게 느낄 정도의 수준은 아니다"면서 "지진으로 인한 피해나 신고는 없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군의 이같은 발표에도 일부 주민들은 "흔들림 현상을 확실히 경험했다"고 주장하고 있어 지진에 따른 불안감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분위기다.

■마량·도암은 강풍피해...작천 강우량 '75㎜'
마량과 신전지역은 지진의 불안감보다는 '강풍의 공포'속에 불안한 하루를 보냈다. 지난 16일 밤부터 강진지역에는 10m/s안팎의 비바람이 불어 닥쳤고 17일 새벽시간을 넘어 바람은 더욱 거세졌다. 이날 강진읍 남포리 기상관측결과에 따르면 최대풍속은 13.4m/s을 기록했다. 특히 강풍을 동반한 비가 내리면서 작천에는 75㎜가 넘는 비가 쏟아졌고 강진읍과 도암면에도 70㎜가까운 강우량을 보였다.
 
강풍에 따른 피해도 잇따랐다. 관내 도로변 가로수 32주가 전도됐고 강진읍에서는 주택과 축사지붕이 파손되는 등 3곳에서 피해신고가 접수됐다. 또 신전면에서는 비닐하우스 1동이 전파됐다. 마량과 도암면 해상에서는 어선 6척이 침몰했고 2척이 강풍에 파손된 것으로 집계됐다.

■과거 강진에도 지진이?
강진에서는 최근 10여년 동안 3~4차례의 미진이 있었다. 가장 가까이는 지난 2005년 일이다. 3월 20일 오전 10시 55분께 일본 남부 후쿠오카에서 지진이 있었는데 강진에서 약 10초 동안 지진 현상이 감지됐다.

지난 2000년 12월 2일에도 있었다. 당시 지진은 장흥 남쪽 약 10㎞지점에서 진도 3.1규모로 발생해 장흥과 강진지역에서 창문이 흔들리는 진동이 감지됐다. 또 강진문헌연구회가 지난 2002년 발간한 조선왕조실록 '강진편'을 살펴보면 강진에서의 공식적인 지진기록이 12건이나 보인다.
 
기상청에서 지진통계 발표를 시작한 지난 1978년 이래 전남지역에서 규모 4.0이상 지진이 발생한 기록은 6차례 정도다. 한반도 전체로는 총 43회가 발생했는데 최대 규모는 지난 1980년 1월 평북에서 발생한 5.3규모의 지진이었다. 
 
■전남 내진확보율 38%...학교시설은 더 낮아
전남도에 따르면 전남지역 내진설계 대상 공공시설물은 수도시설, 도로, 건축물 등 13종 시설에 5천490개소다. 이 가운데 내진 확보율은 38%에 불과하고 특히 학교 시설물은 23%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건축물의 내진성능 확보율이 낮은 이유는 3층 이상 또는 연면적 1천㎡이상 건축물의 내진설계 기준이 도입된 1988년 이전 건축물이 많고 내진보강에 많은 예산이 소요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전남도, "지진대비 긴급 점검 나설 것"
전남도는 일본 지역에 잇따라 지진이 발생함에 따라 전남지역 시설물 내진 실태 및 매뉴얼 점검과 경보체계 등의 긴급 점검에 나설 계획이라고 지난 19일 전했다.
 
특히 시·군과 교육청에 필요 예산을 최대한 확보해 내진기능을 시급히 보강하고 지진 관련 매뉴얼 정비와 개인수칙을 정비해 휴대토록 한다는 방침이다.
 
전남도는 특히 지진체험 교육시설이 있는 강진안전체험관 등을 중심으로 학생과 민방위대원 교육을 확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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