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벽에서 물줄기 품어나와 '꽁꽁'
절벽에서 물줄기 품어나와 '꽁꽁'
  • 주희춘 기자
  • 승인 2004.01.2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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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내 녹지 않은 절벽위 고드름 화제..성전 상월마을
▲ 얼음 중간부분에 물이 품어져 나오고 있다.

강진~광주 4차선도로 구간에 있는 성전면 상월 마을앞을 지나는 운전자들은 성전휴게소 인근 커브길을 지나며 고개를 갸우뚱 거린다. 오른쪽 높지 않은(약 5m) 바위절벽에 커다란 고드름이 맺혀 있고, 이 고드름이 겨우내 녹지 않고 자리를 지키고 있어 신비함까지 자아내고 있다.

눈이 오지 않아도 고드름이 항상 열려있는 것으로 봐서 운전자들은 그곳에서 물이 나온다는 것을 추정하는 정도다. 그러나 절벽 뒷쪽에 절벽보다 높은 산이 이어지고 있는 것도 아닌데다 고두름이 열리는 곳은 절벽의 제일 높은 곳이여서 물이 나온 다는 것도 쉽게 결론지을 수 없는 장소다.

28일 오후 고두름앞에 차를 세웠다. 가까이에 성전휴게소가 보이고 월출산쪽으로 ‘강진쌀’을 홍보하는 대형 입간판이 세워져 있다. 4차선 양쪽으로는 도로를 확장하면서 깎아내린 절벽이 관문처럼 버티고 있다. 고두름은 동쪽에 형성된 야트박한 절벽에 한껏 몸을 부풀린채 열려 있었다.

절벽위의 위풍당당한 고드름을 보면서 어릴적 보았던 물레방앗간 얼음이 떠올랐다. 고드름이 이 정도의 몸매를 가꾸려면 물레방아갓 처럼 콸콸 흐르는 물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었다.

절벽 오른쪽으로 3m 정도의 경사를 올라가자 금방 언덕의 정상이 보였다. 높지도 않고 넓지도 않은 곳이었다. 산이라고 할 것도 없는 조금한 언덕이었다. 고드름은 언덕의 가장 높은 곳, 절벽의 끝에서 시작되고 있었다.
아직 녹지않은 눈을 헤치고 고드름 가까운 곳으로 가자 특이한 현상이 목격됐다. 거대하게 얼어있는 햐얀 고드름 사이에서 두줄기 가는 물줄기가 품어져 나오고 있었다. 맑고 깨끗한 물줄기였다. 

이 정도의 물줄기는 어떤 배관에서 수압을 견디지 못한 물이 새어나오는 경우에나 가능한 일이었다. 그럼 절벽 주변으로 상수도 배관이 지나가고 있는 것일까. 인근 휴게소에서 만난 한 주민은 “배관은 없다”고 했다. 상월마을 문평식 이장도 “배관이 지나가지도 않는 곳인데 항상 고드름이 있어 주민들도 신기해 한다”고 말했다.

성전 토박이인 성전면사무소 조채연(50) 산업계장은 이와관련 시원한 답을 해주었다. 이곳은 원래 물기가 많은 곳이 었는데 도로공사 이후 절벽이 조성되면서 절벽아래로 물이 조금씩 흘러내리고 있다는 것이다.

물은 분명히 땅에서 나오고 있는 것이었다. 그럼 겨우내 고드름이 녹지 않을 정도의 물은 어디에서 오고 있는 것일까. 절벽과 연결돼 있는 산이 있는 것도 아니고, 이 지점이 어떤 계곡의 끝지점도 아니다. 이런 저런 신비함을 더해 주는 ‘성전 고드름’ 이었다.

#''성전고드름'과 관련 좋은 정보나 보완해야할 사항이 있으신 분은 홈페이지에 올려주시거나 전화연락(011-638-8830) 주시길 바랍니다. 지면에서 보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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