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희 연구실장 지방주요무형문화재 지정
이용희 연구실장 지방주요무형문화재 지정
  • 주희춘 기자
  • 승인 2003.12.2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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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실장 "주민들이 청자를 아껴준 덕분"

전남도 지방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청자사업소 이용희(64)연구실장은 이제 장인(匠人)이 됐다. 예술을 하는 사람들은 격식을 중시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청자가 강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막중하기 때문에 그의 장인됨은 강진의 기쁨이 아닐 수 없다. 

이실장의 문화재 공식명칭은 공예기술. 청자를 만드는 기술분야의 문화재라는 뜻이다. 앞으로 이실장은 국가지정 인간문화재가 되는 일만 남아있다.

많은 사람들은 이용희 실장이 청자를 만드는 핵심기술이라는 유약의 비법을 움켜쥐고 있다고 말하지만 그는 ‘며느리도 모르는 비법’ 같은 건 가지고 있지 않아 보인다. 

이실장이 말하는 비색의 원리는 복잡하지 않다. 청자의 비색은 철분이 태토속으로 녹아들며 내는 색상일 뿐이다. 그러나 제대로된 색상이 나오기 위해서는 수십가지 조건이 맞아 떨어져야 한다. 좋은 태토(흙)와 적절한 유약, 굽는 과정에서의 적절한 온도, 각 과정을 시의적절히 진행하는 기술등이 그것들이다. 유약은 그중 한자리를 차지할 뿐이다.

지난 60년대 초부터 청자에 관심을 가져온 이용희실장은 30여년 동안 ‘가장 적절한 방법’을 찾아 헤멨다. 이렇게 하며 저렇게 해보고, 저렇게 맞추며 이렇게 돌려보고, 이것을 먼저 넣어보며 저것을 빨리 넣어보고.... 거의 모든게 독학이자 자습이었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살아온 결과 지난 9월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은 청자사업소에서 재현한 고려청자가 12세기 제작된 고려청자시편과 과학적특성이 거의 흡사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수십가지 요소들을 배합해 최적의 조건을 찾아내는 일이란 확률적으로 수백만분의 일에 해당하는 수치다. 그러나 이용희 실장은 자신과의 오랜 싸움과정을 거쳐 수백년전 활기에 넘치던 고려 도공들과 손을 맞잡는데 성공했다. 

이용희 실장은 “500년 동안 단절되었던 청자가 이렇게 빛을 보게된 것은 군민여러분의 성원덕분이 크다”며 “고려시대에 강진청자가 중앙으로 진출하며 부와 명예를 누렸듯이 오늘날 청자도 강진발전에 큰 몫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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