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봄처럼, 여기저기서 생기가 돋네~
[특집] 봄처럼, 여기저기서 생기가 돋네~
  • 김응곤 기자
  • 승인 2015.03.27 18: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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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기행 - 신전면 수양마을

"아리 아리랑 쓰리 쓰리랑 아라리가 났네~"

지난 25일 오후 2시30분 신전면 수양마을회관. 북 장단에 맞춰 흥겨운 진도아리랑이 흘러나왔다. 일주일에 두 번씩 하는 민요교실이 열리는 날이었다. 회관에는 주민 10여명이 모여 앉아 연신 장단을 맞춰갔다. 가사를 못 따라가도 즐겁고 혼자 틀려도 신난다. 그저 어깨춤이 절로 나오도록 흥겹게 부르다보면 땀이 절로 난다.

윤명님(79)할머니는 "이곳에서는 민요교실뿐만 아니라 매주 두세 번씩 요가교실도 열린다"며 "몸과 마음이 즐겁다보니 주민들의 건강생활에 특효약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매주 요일별로 전문 강사(지원 사업)와 함께 진행되는 요가와 민요교실은 주민들에게 있어 신세대 못지않은 삶의 재미다. 때문에 주민들의 사랑방인 마을회관은 늘 조용할 날이 없다. 올해는 가죽공예 공동사업까지 벌이면서 돈 버는 재미까지 더할 기세다. 마을에 생기가 돌고 있는 분명한 이유다.

최근 마을은 참 많은 발전을 이뤘다. 떠나는 마을이 아니라 돌아오는 마을이 된 것은 그 대표적이다. 매년 1~2가구가 귀농·귀촌을 해오고 있다. 벌써 10년째 계속되고 있는 기분 좋은 소식이다. 작년에도 마을에 들어오려고 집 짓는 가구가 둘이나 됐다. 면단위 농촌마을에서는 대단한 변화고 결과다.

고강순(여·68)마을부녀회장은 "해마다 귀농·귀촌 소식이 들려 올 때마다 참으로 기분이 좋다. 마을에 생기가 돌고 활력이 돋는 것은 어쩜 당연한 일이다"면서 "주민들이 다양한 마을사업을 멈추지 않고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고 전했다.    

오늘날 마을회관은 주민들의 대표적 사랑방이다. 지난 2007년도 완공된 마을회관은 군 지원금과 마을주민 100여명이 십시일반으로 걷은 비용 등 총 1억 원을 들여 지어졌다.

115.5㎡(35평)크기의 회관에는 런닝머신과 안마의자, 마사지 밸트 등 8종의 헬스운동 기구는 물론 노래방기기, 오디오 시설 등까지 구비됐다, 또 냉장고와 싱크대 등 주방시설도 새로 갖추어져 있어 운동 후에는 준비해 온 음식을 함께 나눠먹으며 오순도순 삶의 재미와 여유를 더한다.

수양마을을 거닐다보면 '하나'와 '공동'이라는 글자가 참 많이 눈에 띈다. 마을입구에 들어서도 그렇고 마을회관이나 정각을 지날 때도 그랬다.

주민 윤봉아 할아버지는 "예부터 단합과 화합이 잘된 마을로 유명했다. 신전면뿐만 아니라 강진군에서도 소문이 자자했다"면서 웃음 지었다. '하나 된 마음 하나 된 마을'은 오래전부터 전해오던 수양마을의 상징적 문구다. 

주민들에 따르면 10년 전까지 만해도 마을 입구에 가면 현수막뿐 아니라 표어가 마을 이곳저곳에 붙여져 있었다. 하나 돼 정겹게 살자는 뜻에서 주민 모두가 동참해 만든 작품들이었는데 당시 큰 주목을 끌면서 마을의 공동체문화가 언론매체 이곳저곳을 통해 전국으로 전해졌다.

지난 2007년부터는 산불 없는 마을로 지정되면서 논두렁 태우기 금지에도 적극 동참하고 있는 것도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는 서로에 대한 '배려와 질서'다.   

올해부터는 복지공동체 시범마을로 선정돼 공동체문화조성을 추진한다. 마을에서 홀로 살고 있는 주민 24명을 위해 주민들이 또 다시 힘을 모았다. 마을의 복지공동체를 이어가기 위한 노력이자 이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해서다.

부녀회원들은 2인1조로 팀까지 나눴다. 독거노인을 찾아가 매일같이 아침문안인사를 올리거나 밑반찬을 배달하는 것이 주된 역할이다. 집수리나 시설 등의 점검은 마을청년들의 몫이다.

주민들은 "올해도 산과 들이 초록으로 뒤덮인 '수양의 봄'은 넉넉한 사람들의 인심만큼이나 풍성하고 따뜻하게 시작됐다"며 "내일을 꿈꾸는 사람들이 있기에 희망 또한 밝다"고 전했다.

 

 

 

"서로 화합하고 즐겁게 사니  늙을 새가 없소"

인터뷰 - 수양마을 고강순 부녀회장

지난 25일 마을회관에서 만난 고강순(68) 부녀회장은 주민들과 함께 민요를 부르며 꽤나 신난 표정이었다.

고 회장은 "몸과 마음의 건강 그리고 여유로움, 이것이이야말로 요즘 젊은 세대들이 흔히 말하는 '힐링'아니겠냐"면서 "어디서 사느냐보다 어떻게 사는 게 중요하다. 늙은이들도 농촌에서 얼마든지 재밌고 즐겁게 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런 의미에서 올해 새로 추진하는 복지공동체사업은 고 회장에게는 또 다른 변화의 기대다. 고 회장은 "수양마을의 장점하면 첫째로 돈독함이다"면서 "마을은 이를 바탕으로 변화를 만들어간다"고 강조했다.

이어 고 회장은 "특히 공동 사업을 벌일 때면 다른 마을보다 한층 더 단단한 응집력을 발휘할 수 있다"면서 "그렇기에 주민들은 얼마만큼의 의지와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인지를 잘 알고 있다"고 전했다. 

끝으로 고 회장은 "수양마을은 정말 많은 변화를 이뤘고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힘쓰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앞으로도 지자체의 많은 관심과 격려를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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