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극복 '희망의 가방공장'
장애 극복 '희망의 가방공장'
  • 김영미 기자
  • 승인 2003.12.1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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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영 오보근씨 2년전 낙향 장애 후배들과 수작업 '동현가방' 제작 판매

지체장애를 앓고 있는 장애인이 후배들과 함께 소규모 가방공장을 운영하면서 세상의 역경을 이겨내고 있어 잔잔한 감동이 되고 있다.

병영면 삼인리에서 가방공장을 운영하는 오보근(51)씨는 지체장애 2급 장애인이다. 3살 때 척추를 다쳐 양쪽다리의 사용이 불편한 오씨는 서울 가방공장에 20여년간 근무한 베테랑 기술자.

오씨는 동현가방이란 상호를 걸고 10여년간 동대문과 남대문에 가방을 납품하는 공장을 운영하는 사장직을 맡기도 했다.

서울생활을 하면서도 오씨는 후배들에게 가방 만드는법을 가르치는면서 고향에서 공장을 운영하는 꿈을 버리지 못했다. 오씨는 8년동안 가방공장에 필요한 자재를 구입해 지난 2001년 꿈에 그리던 고향에서 공장가동을 계획하게 됐다.

그러나 공장 개업을 앞둔 3일전 갑자기 큰아들이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버렸다. 아들을 잃은 슬픔에 오씨는 공장의 문을 닫은채 다성사를 찾아 8개월간의 칩거생활을 하면서 방황하기 시작했다.

슬픔에 잠겨있던 오씨에게 힘이 되준 것은 주변 친구들의 따뜻한 말 한디씩이였다. 친구들의 도움으로 공장으로 돌아온 오씨는 새로 공장을 정비해 지난2월 다시 문을 열었다. 오씨는 여행가방, 핸드백, 초.중.고 학생가방등 10여가지 제품들을 수작업으로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오씨는 고객에게 주문을 받은 모양을 원단에 그려넣고 자른후 재빠른 손놀림으로 박음질과정을 거쳐 완성품을 만들어 낸다. 마크를 넣는 경우 필름을 제작하고 인쇄판을 통해 만들어지는 과정이 5시간안에 만들어진다.

오씨가 가장 자신있는 품목은 학생가방과 핸드백. 요즘은 청바지옷 천을 이용해 청가방을 만들거나 냉장고커버, 선풍기커버등을 제작해 주부들에게 판매하고 있다.

오씨는 “가방을 만드는 일은 수작업이 대부분이여서 처음에는 힘들지만 배우고 나면 소자본으로 운영이 가능하다”며 “어렵게 생활하는 후배들에게 생활의 기반이 될 수 있도록 기술을 전수해 주고 싶다”고 밝혔다./김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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